1년 전, 짐바브웨 출국을 앞두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그 나라의 위치, 문화, 사회 전반에 관해 살펴봤다. 그때 내 눈에 가장 띈 것은 십여 년 전, 짐바브웨가 겪은 경제적 위기였다. 하루에도 몇 배씩 물가가 오르는 초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흔들리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무척 안타까웠다. 나는 ‘작은 것이라도 도움을 주고 와야겠다’라고 다짐했다. 

실제로 마주한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아보이진 않았다. 매일 일을 하지만 월급이 너무 적어서 식료품을 구하는 것도 힘겨운 이들이 많았다. 한번은 짐바브웨의 수도를 벗어나 지방으로 파견간 적이 있었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자 시골 마을이 보였다.

그곳에선 물이 나오지 않고, 전기가 약 일주일간 전혀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짐바브웨 사람들은 밝았다. 그들은 버스를 타거나 길에서 눈이 마주치면 누구든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물었다. 내가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면,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너도 이렇게 인사해 봐”라며 웃음 짓곤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와 함께 지냈던 현지 친구는 몇 달째 이어폰 하나 살 돈이 없음에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그들은 자신이 먹을 것이 부족해도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는 우리 이야기를 듣곤 빵이며 과자며 음식들을 기쁘게 내어주었으며, 우리가 짐바브웨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나는 경제적으로 더 풍족한 한국에 살았지만, 그들보다 마음이 빈곤하다는 걸 자주 느꼈다. 그곳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법, 마음을 표현하는 법,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소중함 등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글 이은오 (짐바브웨 해외봉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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