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싱그러운 청량감, 순수한 학생들, 아기자기한 소품이 단연 돋보인다. 영상으로 본 ‘대만’은 내게 청춘의 대명사였다. 그래서 해외봉사 국가를 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어를 전공한 나는 빨리 대만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대만에 도착하니, 밖을 나가지 못하고 건물 안에만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봉사활동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줌zoom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며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직접 대만을 만날 생각으로 가득찼던 나에겐 실망감이 컸다.

다행히 4개월 뒤부터는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상상만해오던 대만을 직접 보니, 영화 속 장면과 비슷했다. 형형색색의 거리, 다양한 먹거리들을 보니 왜 대만이 사람들이 추천하는 관광지인지 알 수 있었다.

원주민 마을을 찾아가 문화 공연을 선보였다.(사진 맨 오른쪽)
원주민 마을을 찾아가 문화 공연을 선보였다.(사진 맨 오른쪽)

하지만 상상하지 못한 면도 있었는데, 바로 ‘원주민 마을’이었다. 원주민들은 도시에 섞여서 사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산에 마을을 이루어 부족단위로 살고 있다. 그래서 현지 사람들에게도 원주민들의 존재는 낯설다.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간 원주민 마을은 동화 속에 들어온 듯 아름다웠다. 그들은 손재주가 뛰어나 손수 만든 장식품들을 이곳저곳에 매달아 꾸며놓고, 마을 어디든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원주민 아이들은 자신들과는 조금 다르게 생긴 내 얼굴을 만져보며 이것저것 물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순수하고 해맑은지 잊혀지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사냥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그들이 잡아온 식량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했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대만 거리와 맨발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원주민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화려한 도시의 모습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원주민 마을,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대만을 잊을 수가 없다.

글 이지혜 (대만 해외봉사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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