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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아내를 의심한 다리병신 남편의 슬픔Mind Lecture
박옥수 | 승인 2022.01.04 09:44

요즘은 코로나로 어려움이 많고 사는 게 힘이 든다. 그런데 서로 불신하는 마음은 더 큰 문제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불신을 제거하면, 세상은 더 복되고 평화로운 곳이 된다.

“당신, 어디 갔다 왔어?”
“왜 화가 났어요?”
“시끄러워! 어디 갔다 왔어?”
“시장에요. 왜 그래요? 화내지 마세요.”
“시장에서 누구 만났어?”
“누굴 만나긴요.”
“그럼 아무도 안 만났어?”
“생선 장수요.”
“그리고 또?”
“계란 장수요.”
“그리고 또?”
“채소 장수요. 여보, 왜 그래요?”
“시끄러워! 또 누구 만났어?”
“그리고 아무도 안 만났어요.”
“이게 어디서 거짓말이야?”

남편이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연탄 화덕 옆에 있는 무쇠 연탄집게를 손에 들더니 아내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너무나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이야? 내가 지금 왜 맞고 있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와 결혼하면 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질까?

이정희, 그는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을 받으며 예쁘게 자랐다. 나이가 들어 어느덧 결혼할 때가 되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결혼을 생각해보곤 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정희는 길에서 옆 동네 총각을 만났다. 그는 다리를 어떻게 다쳤는지 모르지만, 걸을 때마다 몸을 심하게 비틀면서 걷고 있었다. 정희 마음에 문득 ‘내가 저 사람의 아내가 되어 주면 저 사람이 얼마나 기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결혼하면 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질까? 다리병신이면 어떻고, 가난하게 살면 어때?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주면 되지.’

그때부터 정희 마음 안에서 그 총각에 대한 생각이 자라기 시작했다. 시간이 나면 그 동네 앞에서 총각을 기다렸다. 못 보고 그냥 돌아올 때도 있었지만, 한번씩 만날 때마다 반가웠다. 정희는 생각했다. ‘내가 저 사람 집에 찾아가 볼까?’ 그 총각에 대한 생각이 점점 커져 정희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다리병신이면 어때? 가난하면 어때? 내가 저 사람의 아내가 되어 준다면 분명히 행복해할 거야. 그러면 나도 행복할 거야. 그러면 되는 것 아냐?’

정희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놀라면서도, 그 총각의 아내가 되어 주겠다고 하면 그가 뭐라고 할지 궁금했다.

‘놀라면서 “농담하지 마세요.” 하겠지? 그래도 하루 이틀 계속 이야기하면 내 마음을 알겠지. 그러면 무척 행복해하면서 나를 사랑해 주겠지. 그러면 우리는 행복한 부부가 될 거야.’

정희 생각에 그 총각과 결혼하면, 잘난 남편과 사느라 자주 다투고 우는 언니들처럼 살지 않을 것 같았다.

일러스트 안경훈

어느 날, 정희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결혼하고 싶어.”
“뭐라고, 결혼하고 싶다고? 당연히 해야지. 그런데 사귀는 남자가 있어? 어떤 사람인데? 뭐하는 사람이야?”

엄마가 크게 관심을 갖고 물었다.

“사귀는 남자가 있는 건 아니에요.”
“괜찮아. 그래도 이야기해 봐.”
“그냥 한번 생각해 봤어요.”
“그래, 그런데 그 사람 뭐하는 사람이야?”

엄마는 계속 물었다. 정희는 결국 옆 동네에 사는 다리병신 총각 이야기를 했고, 엄마의 놀라던 표정은 지금도 잊히지 않고 있다. 그때부터 집안이 근심에 잠기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말했다.

“세상에 좋은 남자가 그렇게 많은데, 네가 왜 꼭 거지같은 다리병신하고 살아야 돼?”

집안 분위기가 너무나 어두워졌지만, 정희는 담담했다.

‘내가 좋아서 결혼하겠다는데 왜 엄마 아빠가 야단이야? 언니들처럼 잘난 남자 만나서 매일 싸우고 울고불고 하는 그런 삶이 나는 싫어. 옆 동네 그 사람, 내가 그 사람의 아내가 되고 다리가 되어 주면 그가 얼마나 행복해할까? 남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지고, 그러면 됐지. 다리병신이면 어때? 가난하면 어때?’

이상하게, 집에서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정희 마음은 그 남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어느 날 정희는 그 총각의 집을 찾아갔다. 의아해하는 총각의 부모님에게 이야기했다.

“저는 아들인 이분을 사랑합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싶습니다.”

물론 총각의 부모님도, 총각도 깜짝 놀랐다.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우리 아들은 몸도 불편하고 공부도 못 했어요. 안 돼요. 우릴 놀리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기뻐했다.

그 후로도 정희는 그 집에 종종 찾아갔다. 총각 부모님은 정희의 진심을 듣고 너무나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말은 이렇게 했다.

“결혼은 짝이 맞아야 해요. 안 됩니다.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그렇게 지내는 동안 서로 마음이 점점 가까워졌다. 정희 엄마는 몸져눕고 집안은 난리가 났지만, 그래도 정희의 마음은 변하지 않고 더 굳어졌다. 그 집에 선물을 사서 가기도 하고, 총각에게 셔츠도 사다 주었다. 정희의 마음을 분명히 알게 된 그 가족은 너무나 좋아했다.

결국 날을 정해 정희는 다리병신 총각과 결혼을 했다. 신부 측에서는 아무도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 결혼한 뒤 정희는 총각 집에서 함께 살았다. 큰방에 모여 아침을 먹고 나면 웃음꽃이 피어났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동생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즐거워했다. 정희가 이야기하면 모두 귀기울여 들으며 웃음을 지었다. 가난하고 부족했던 집이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찼다. 정희도 너무나 행복했다.

행복할 줄 알았던 남편이 저러니, 나는 떠나겠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 길게 가지 못했다. 결혼하고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오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말했다.

“아가, 지금까지는 내가 시장에 갔는데 오늘부터는 네가 가서 반찬도 사고 시장을 봐서 오거라.”

시어머니는 며느리 손에 돈과 장바구니를 들려주었다. 시장으로 향하는 정희는 정말 행복했다. 결혼한 뒤 처음으로 먼 곳에 가는 것이었다.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향해 가면서, 정희는 자신이 마치 숲속의 백설공주 같았다. 난장이들이 다 백설공주를 위했던 것처럼 시댁의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시동생 모두 정희로 인해 기뻐하고 정희를 위했다. 생각할수록 행복했다.

시장에 도착해 채소도 사고, 생선도 샀다. “좀 깎아 주세요.” 하면서 반찬거리를 샀다. 그리고 저녁때가 가까워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남편이 이상했다. 화가 나 있었다.

“당신 왜 이제 왔어? 시장에서 누구 만났어?”

정희가 집을 떠나 시장으로 간 뒤, 남편에게 이상한 생각이 들어왔다.

‘내 아내는 너무 순진하고 착해. 그래서 나 같은 남자하고 결혼했어. 그런데 시장에 가서 멋진 남자를 만나면 무엇 때문에 나하고 살겠어? 그 남자를 따라갈 거야. 멋진 남자를 두고 누가 나 같은 병신하고 살겠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아내가 다른 남자와 손을 잡고 웃으면서 걸어가고, 같이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고, 둘이 손잡고 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이 여관에 있는 상상을 하니 남편은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왜 병신이 됐지?’ 남편은 마음에서 결국 아내가 떠나는 상상을 했다. 미칠 것 같았다. 아내가 너무 미웠다. 그래서 아내가 돌아오자 누굴 만났느냐고 추궁했고, 연탄집개로 때렸다. 그때마다 정희의 팔에 연탄집게로 맞은 기다란 자국이 생겼다.

아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남편에게 말해도, 아내가 멋진 남자와 같이 있는 상상을 지우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사실이 아닌 생각에 끌려 다닐 때가 있다. 그래서 불행해진다.
어느 날, 정희가 시부모와 남편 앞에서 말했다.

“나는 이 사람의 아내가 되고 다리가 되어 주면 남편이 행복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남편이 저렇게 불안해합니다. 그러니 나는 떠나겠습니다.”

남편이 울면서 말렸지만, 정희는 결국 남편을 떠났다.

그 뒤 정희는 다른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리병신인 이전 남편의 소식은 그 집을 떠난 후로 듣지 못했다. 그는 지금 어떻게 살까?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행복도 불행이 된다.

세상에 힘든 일이 많다. 요즘은 코로나로 어려움이 많고 사는 게 힘이 든다. 그런데 서로 불신하는 마음은 더 큰 문제다. 세상에는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꾼이 많아서 누구의 말도 그냥 믿지 못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에 있는 불신은 너무나 큰 불행을 만든다. 다리병신 남편은 정말 곱고 착한 아내를 얻었다. 그런데 아내를 믿는 마음이 없어서 한평생 후회하며 살아야 했다. 우리 마음에 의심이 생길 때도 있지만, 쉽게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불신을 제거하면, 세상은 더 복되고 평화로운 곳이 된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 그려진 마음의 세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 내용을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신기한 마음여행>, <마인드교육 원론> 등 자기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4권, 신앙서적 62권을 출간하였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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