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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마음에 미래를 끌어다 넣다박문택 국제청소년연합 회장, 변호사
조현주 | 승인 2022.01.04 09:46

모든 길을 가볼 수는 없기에 우리는 어떤 길을 고른다. 선택한 길에 만족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 길을 계속 가려면 경험과 감정을 걸러낸 ‘마인드’라는 지도가 있어야 한다.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온 마음을 쏟고 있는 그를 만나 이 시대에 필요한 마인드와 역량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박문택
부산 해운대 바다를 놀이터 삼아 자랐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별 흥미를 느끼지 않았는데, 우연히 책을 읽으면서 독서의 기쁨을 터득한 그는 책을 통해 공부도, 미래의 꿈도 하나씩 이루어갈 수 있었다.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을 수료(제34기)했고, 법률사무소 담소 대표변호사이다. 한편 청소년 지도자로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 회장으로 있다.

Q 얼마 전에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청소년 지도자 표창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청소년을 어떻게 지도하십니까?

세계 최고의 청소년 단체에 제가 소속해 있다 보니 이런 상이 주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 회장으로 선출된 2012년부터 청소년교육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습니다. 제게도 청소년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저는 보잘것없는 가정형편과 열등감에 빠져 지냈습니다. 부모님의 시선으로 보면 철없이 말썽만 부리는 아들이었지요. 학교에 오면 초라한 내 모습이 드러나 아예 학교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충동도 느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있어서 제가 청소년의 심리를 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겪은 일들은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어려움 중 극히 일부일 뿐이고, 다른 사유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회장이 된 후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의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청소년들 마음에 희망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였어요. 공부 4시간, 휴식 2시간을 1세트로 정한 뒤 24시간을 4세트로 나눠 살았습니다. 그렇게 6개월을 반복하니까 한계가 왔습니다. ‘합격해야지!’라는 굳은 각오에 늘 속아온 나는 ‘문택아, 꼭 합격한다는데 이쯤이야 뭐~’라는 생각을 한번 해봤습니다. 미리 합격의 확신을 끌어다가 마음에 집어넣어본 겁니다. 저는 친구들보다 6개월 늦게 고시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하루하루를 바싹 조이고 지냈는데, ‘너, 합격한다는데 이 정도 고생쯤이야…’라는 생각을 믿어보니 견딜 만해지고 공부에 재미도 붙었습니다.

청소년들과 대화할 때에도 이 방법을 사용해 봅니다. 예를 들어, 어느 학생의 부모님이 이혼한다고 할 때 제가 뛰어가서 이혼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집이 가난하다 해서 그 학생에게 제가 학비를 계속 대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 ‘나는 딛고 일어설 거야’, ‘앞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 ‘내가 사회에 나가면 많은 이들을 도울 거야’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으면, 힘들게만 느껴지던 어려움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입니다. 의뢰인이 “이 사건, 이기겠습니까?” 물으면 이긴다고 100% 확신을 내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의 마음을 이끌어주는 부분엔 확신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게 많지 않지만 “너, 지금 어렵지? 이거 잠시야. 네 앞에 새로운 세계가 열릴 거야.” 해주면, 어렵고 못났고 왕따를 당하는 자신이지만, 앞으로 잘 된다는 희망이 마음에 들어오니까 이들이 견뎌나갈 수 있게 바뀌는 겁니다. 사실 우리 청소년들은 모두 그럴 수 있는 친구들이거든요.

저는 학생들에게 지금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 학생이 달라졌을 때의 모습, 그걸 마음속에 끌어다 넣어주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문제 학생들을 만나면 오히려 힘이 납니다. 저 친구들이 지금 힘들지만 달라질 거니까요. 그 비결을 확실히 말해줄 수 있으니 어떻게 행복하지 않겠어요?

Q 청소년들과 대화로 풀어가는 방식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에게도 적용이 가능할까요?

영유아 보육 관련 행정소송 사건을 많이 맡으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알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든 부모님은 자기 아이를 사랑하고, 사람들이 자기 아이한테는 잘해주길 바랍니다. 어쩌다 아이에게 섭섭한 일이 생기면 자초지종을 차근차근 따지지 못합니다. ‘아이가 피해자면 내가 곧 피해자이며, 여기서 내가 물러서면 내 아이가 희생을 당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법정 투쟁에서 끝까지 가려 합니다.

사실은 아이가 피해자가 아닌 경우도 흔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살아가면서 무시당하고 섭섭한 일이 많지 않습니까? 아이들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부모님이 알았을 때 속상한 것이지, 아이들 세계에서는 잠시 지나가는, 필연의 사회화 과정입니다. 설령 아이가 피해를 입었더라도, 부모가 아이에게 단호하게 해줄 말은 “너, 피해 입은 거 아니야.”입니다. 아이의 마음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을 지워주고 긍정적으로 보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넌 피해자야. 저 사람 때문에 힘든 거야. 그래서 아빠가 싸우는 거야.” 하면서 되뇌면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여기에 정신과 진료나 심리 상담까지 받으면, 아이는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으로 그 중요한 성장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냅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 마음속에 도사린 피해의식을 벗겨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오히려 그런 생각들을 심어주는 것을 저는 현장에서 자주 보았습니다.

국제청소년연합 회장으로서 청소년 선도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청소년지도자대회에서 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세상 살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Q 성장한 대학생들이나 사회인들 중에도 친구나 동료 사이의 오해와 갈등 때문에 휴학하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엔 어떻게 처방해 주십니까?

문제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갈등이 없고 다툼이 없고 억울함이 없는 사회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상당 기간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에는 사회에 진출해서 생길 일들에 대한 훈련 과정도 있습니다. 학교 내 또래 그룹에서 우리는 앞으로 살아갈 작은 세상을 체험합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동시에, 나 또한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이야기를 해서 풀 수도 있지만 그냥 참아야만 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갈등구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나를 어렵게 할 수 있지만, 나도 다른 사람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해야 합니다.

Q 실제 아들 셋을 둔 아버지로서,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네요.

처음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생각을 깼습니다. 아이마다 성품이 달라 똑같이 다루면 안 되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은 아버지와 아들과의 사이에 거리가 없어야 합니다. 첫째 아들은 제가 말하면 금방 듣는 편입니다. 막내도 그런 편이고요. 그런데 둘째는 말을 했을 때 반응이 곧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잘 몰라서 조급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표현하는 시점이 달랐습니다. 그 시점이 될 때까지 나는 기다려줘야 하는 거죠. 나중에 아이들이 ‘우리 아빠는 나를 기다려줬어’ 라고 기억하길 바랍니다.

스무 살에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과 변화가 목적이 아니라, 단지 못난 자신을 밀어내지 않는 유일한 것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자신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거기에서는 내가 하는 모든 상상이 곧 현실이었다. 그는 마음에 그림을 그렸다. 공부에 대한 그림도 그렸다. 철들면서 버렸던 변호사 꿈도 다시 품었다.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사는 모습들을 마음에 그렸다. 그림들이 마음에서 태어나 살아 움직였다. 과거의 박문택이 지금의 박문택에게 애타게 돌아오라고 몇 번 불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거기로 돌아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세 아들에게 자신이 ‘기다려 주는 아빠’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실제로 그는 뭔가를 가르칠 때 아이의 수준에 맞춰 세밀하게 묻고 답하는 대화법을 활용한다.

Q 평소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책과 가까워진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군 복무를 하면서 책의 가치를 알았습니다. 직속 선임 두 사람이 항상 손에 책을 들고 다녔어요. 나와 비슷한 연배인데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무슨 책을 보는지 궁금해서 저도 같은 책을 구입해 읽어봤어요. 한 권은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였는데, 정치 상식이 부족했지만 읽을 만했어요. 다른 한 권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어려웠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내가 참을 수 없었어요. ‘뭐가 가볍고 뭐가 존재라는 거야?’ 하면서 난해한 제목에 질려버렸지만, 신기하게도 그 책들 속에 고유한 세계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책을 가까이했습니다. 군대 가서 읽은 책이 제 인생을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고시 공부할 때도 법전을 펴기 전에 소설을 10분 정도 먼저 읽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제게 독서는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드는 애피타이저였습니다.

그리고 책은 현실을 떠난 쉼터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변호사를 시작했을 때 저녁 여섯 시를 가장 기다렸습니다. 퇴근 시간이었거든요. 곧장 집으로 가서 자정까지 책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현실에서는 깨지고 엉망진창이 되는데 책 속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거기서 회복이 되었어요. 잠시 도망가서 쉬는 곳이었고 내 세계를 정비해서 다시 나오는 곳입니다. 책이라는 세계가 없었다면 어려움은 그냥 어려움으로만 남았을 텐데, 책 속 세계는 달랐습니다. 어려움도 아름답게 될 수 있고 슬픈 것도 좋은 게 되는 거예요.

Q 글 쓰는 작업도 꾸준히 해오시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멘탈 관리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법원에 제출할 준비서면 말고, 제가 원하는 글을 쓸 때 너무 즐겁습니다. 글을 읽고 쓰는 활자가 제겐 ‘사고할 여유’를 줍니다. 남의 글들을 많이 읽다 보니 틈이 나면 나도 나에게 글을 씁니다. 머릿속 부유물들이 걸러지는 느낌이랄까요?

마음이 어두운 사람에게 글을 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마음에 있는 것을 그대로 기록해도 되고, 그 반대의 것을 적어도 됩니다. 그대로 기록한다는 것은 자기 마음을 꺼내 정확히 본다는 것이고, 반대의 것을 적는다는 것은 마음을 바꾼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쓰면 자신의 산재해 있던 생각이 정리됩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규명이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리스트부터 적습니다. 그러면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어려워한 거야?’ 싶습니다. 써놓고 보면 별 게 아니거든요. 10개 리스트 중에 8~9개는 부질없는 것들이고, 남아 있는 문제도 누구에게나 있는 거예요. 나만 억울하게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정리를 시작해서 힘들 때마다 글로 제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또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 제가 편지를 써서 주는데, 고맙게도 답장을 해줘요. 아이들도 자기 마음을 글로 표현해 보니까 자기가 괴로워했던 일이 별게 아니라는 것을 알거든요. 글은 말에 비해 고칠 수 있고, 또 글을 고치면서 생각도 같이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글을 쓸 때 나오는 표현이 그냥 안 만들어졌겠죠. 제 속에 날카롭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겁니다. 글을 쓰면서 그런 저 자신도 돌아보고, 그러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월드캠프 개막식에 참석한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모습. 짧은 멘트이지만 그는 수백 번을 생각하고 연습한다.

Q 여러 매체에 기고도 하시지만, 강연도 많이 다니시는 걸로 압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국제청소년연합에서 주최하는 행사중에 월드캠프가 있습니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떄문에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지만, 그전에는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개막식과 함께 멋진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그 개막식에서 제게 인사말 3분이 주어집니다. 법정변론도 하고 포럼에서 주제발표도 하지만, 제게는 이 무대가 가장 설레면서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3분 안에 무슨 말을 할지 수백 번도 더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고려할 몇 가지가 있어요.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이들이 어떤 상황을 겪고 있을지 두루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도 괜찮고 저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는 단어와 표현들을 골라냅니다. 짧은 멘트지만 제한이 많은 거죠.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개막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를 주고 희망을 북돋아주길 바라기 때문이죠. 거의 한 달 동안 출퇴근하면서 축사 멘트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행사가 열리는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멘트가 다 바뀝니다. 그렇게 뒤집어질 것이면 행사 전날 시작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수백 번의 수정을 하면서 걸러진 표현인 겁니다.

Q 국제청소년연합에서 활동을 하며 느끼고 배우는 점이 있으신지요?

정말 많습니다. 그중에 설립자 박옥수 목사님께 배우는 지혜는 어디에도 없는 것들입니다. 제가 처음 만났던 2003년에는 그저 훌륭한 목사님으로만 알았습니다.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면 따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필요한 모든 것을 목사님이 이미 알려주셨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제게 인생의 좋은 지혜를 아낌없이 다 가르쳐주신 분입니다.

월드캠프 때 세계장관포럼도 동시에 열리는데, 각국의 장관이나 대학 총장님들이 목사님을 뵙고 배우려고 합니다. 그분들은 나라를 다스리고 학생들을 이끌 지혜를 찾고 있었거든요. 그러니 박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단박에 그 안에 있는 지혜를 알아챕니다. 그래서 학생처럼 배우려는 자세가 되는 모습을 곁에서 보며 ‘장관님이 그 자리에 올라간 이유가 있구나’, ‘역시 고수는 고수끼리 통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국제청소년연합의 모토는 도전 변화 연합입니다. 리더의 역량이 한 학생, 한 단체, 한 사회, 국가를 바른 길로 이끄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피부로 느끼며 배웁니다.

Q 올해로 국제청소년연합 회장 10년째입니다. 청소년 지도자로서, 또 변호사로서 한 해의 새로운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철이 들기 전까지는 내 맘대로 살다가 24살에 처음으로 공부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 24년은 성공을 위해 대단히 도전적으로 살았습니다. 앞으로 24년은 도전하되 의미 있는 것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던 지적재산권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구석진 곳에 있는 청소년들을 찾아가 그 마음을 일으켜주고 싶습니다. 뭔가 큰일을 해줘서가 아니라, 내가 받은 사랑과 신뢰를 그들에게 전해주려 합니다.

제가 중1 때 국어선생님이 교실 맨 앞에 앉은 저와 짝의 머리를 꼭 쓰다듬어 주셨어요. 그게 고마워서 국어 시간에 딴눈을 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애들을 보면 저도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있고, 나를 믿어주고 내 얘기를 들어줄 것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제게 희망을 준 머리 쓰다듬기를 해주면 나도, 학생들도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못나고 모자란 게 자신의 타고난 특징으로 알던 사람이 그였다. 그런데 손에 책을 잡은 후 인생이 달라졌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고, 훈련된 상상력은 그를 점점 바꾸어갔다. 현실은 여전히 냉랭했으나 책의 세계에 가면 회복이 되었다. 책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많은 사람들과 그 안에서 배운 가치는 그가 차가운 현실을 극복할 새로운 힘을 주었다. 여기까지가 그의 인생 전반전이다.  그 후에 국제청소년연합을 만나면서 그는 자신이 공부해서 얻은 것보다 더 깊고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날갯짓하며 창공을 나는 세상을 보고 나니 삶의 폭이 상상할 수 없이 넓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지금도 더 넓고 깊고 높은 지혜를 배워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희망의 메시지를 끌어다 청소년들 마음에 넣어주는 일이다. 미래를 끌어다 사용할 줄 아는 그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의 영역으로 복귀한다. 그리고 그는 어떤 경우라도 못나고 모자란 본성의 꼬리표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둔다. 그것이 마음에 미래를 끌어다 넣는 원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조현주  realantiqu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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