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Jonathan Er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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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화상으로 진행됐다. 양국 정상이 예상보다 긴 3시간30분동안 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미국 언론은 이번 회담이 '건강한 논쟁'의 장이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이 있는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 앉아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화상으로 연결되자 오른손을 들어 인사한 뒤 "다음번에는 우리가 중국을 여행할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시 주석에게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할 것을 요청하며 "우리가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분야에서 충돌을 방지할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바이든을 맞이한 시진핑 주석도 화해하는 어조를 보이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드러내며 웃은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은 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중국정부도 성명을 통해 새로운 양국 관계는 '상호존중'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은 Δ기후 위기가 세계에 미치는 실존적 성격과 미중의 역할 Δ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중요성 Δ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비롯한 지역에서 주요 과제 등 입장이 일치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발표했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 직후 모두발언에서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뼈 있는 말을 주고 받으며 이내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인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상식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며 "모든 나라가 같은 '도로의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인권과 경제적 문제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진 영역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인도·태평양을 주 무대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인권은 신장 및 홍콩, 대만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의제와 연결된다.

시 주석은 그러자 "중국과 미국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해서 윈윈해야 한다", "중·미가 각각 발전을 촉진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며 상호 존중을 역설하며 미국의 간섭과 개입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 큰 성과는 없었지만 향후 이를 시작으로 양국이 대면할 가능성과 요소들은 더욱 많아졌다고 CNN은 전망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이 방송에 "이번 회담의 목적은 딱히 긴장을 풀거나 결과를 내려는 것이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양국간 경쟁이 책임감있게 관리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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