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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Good Writing
고은비 기자 | 승인 2021.09.06 10:05

1년 전에 군에서 제대한 신OO 씨(28)는 상담병으로 복무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엮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직장인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김OO 씨(41)는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기르면서 느낀 점들을 책으로 내기 위해 원고를 쓰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이에 맞추어 독립 출판물이 성행하고 있다. 책 쓰기가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책은 왜 쓰는지? 무엇을 쓰면 좋은지? 책을 쓰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책 쓰기를 권한다는 기자 출신의 출판사 대표이자 <직장인 최종병기 책 쓰기> 저자인 이건우 씨를 만나 들어보았다.

2021년에 출간된 직업 에세이.<청년 도배사 이야기>, <나는 아파트 경비원 입니다>, <당신과 나의 주파수를 찾습니다, 매일>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요즘 책 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주로 어떤 형식 및 주제의 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이 다양해진 만큼 시, 여행 에세이, 만화, 산문집, 동화책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업세이’라는 장르가 뜨고 있습니다. 업세이란 직업業과 에세이를 합친 말입니다.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 등 자신이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책에 담는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자신의 회사생활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 ‘회사의 인간관계’와 같은 소재로 자기계발서를 쓰기도 합니다.

Q. 자신이 경험한 것을 쓰는 것만으로도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나요?

나만의 특별한 경험, 소중한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남보다 잘하는 일, 내가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일, 이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책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내는 목적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거나 수입을 얻기 위함이라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는 부족합니다. 개인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그것이 사회적 가치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선배 기자로서 기자 일을 시작할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책에 담아 공유한다든지, 오지 여행을 다녀온 뒤 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상이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있음을 알린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겠지요.

Q. 글쓰기에 앞서 책에 어떤 가치를 담을지 먼저 고민하라는 말씀이네요.

맞습니다. 내가 왜 책을 쓰려고 하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책에는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개인적 가치를 담은 책은 저자나 책 내용과 관련이 깊은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집니다. 사회적 가치를 담은 책은 널리 읽히길 바라며 만듭니다. 어떤 책이든 돈이나 명성만을 좇으면 그 가벼움과 얍삽함이 금세 드러납니다. 가치 있는 내용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 성과를 냅니다.

책을 만드는 목표가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돈을 버는 것이라면 이루기 어렵습니다. 출판계에선 여전히 제목Title, 대상Target, 시기Time 등 3T를 베스트셀러의 조건으로 꼽지만,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출판 마케팅 전문가들도 “책이 팔릴지 안 팔릴지는 신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판매를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책을 왜 쓰는지를 명확히 점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직장에 다니며 여러 책을 출간했던 김기환 작가도 “목적이 명확해야 책의 흥행 여부를 떠나서 본인에게 남는 것들이 많습니다”라고 하며 목적 설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바 있습니다.

Q. 전하고 싶은 주제와 가치가 정해지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콘셉트로 책을 낼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원고를 어떤 형식으로 구성하고 배열할지, 같은 주제라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책을 읽을 대상 설정입니다. 대상은 좁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대상 설정은 홍보 마케팅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베스트셀러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를 펴낸 김수현 작가는 “책을 쓸 땐 가상의 독자를 상정해 두는데, 애정을 담아서 쓰고, 독자와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써요”라고 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 특정 개인을 머릿속에 두고 대화하듯 글을 풀어갑니다. 그렇게 해야 글이 일정한 톤을 지니고, 더 쉽고 빨리 쓸 수 있습니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 책을 출간하는 경우에는, 차별성 있는 콘셉트 구축이나 대상 설정을 위해 경쟁 도서를 분석해야 합니다. 다른 책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눈여겨보는 것이지요. 책의 전략적 지향점, 구성 방식, 문투, 디자인 등을 위주로, 자신이 쓰려는 주제를 다룬 책 20~30권은 분석해야 합니다. 이후 단계로는 제목 선정, 목차 구성, 책의 성격과 맞는 출판사와 계약 등이 있습니다.

<누구나 책 쓰기>의 후속편으로 직장인들에게 책 쓰기의 효용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Q. 대표님께서는 책 쓰기와 관련한 도서를 두 번째 출간하셨는데요. 많은 분들에게 책 쓰기를 권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책이 지닌 진정한 가치는 나눔,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빚을 집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현재의 위치에 이른 것이 아니죠. 혼내며 각성시켜준 선배, 어깨동무해준 동료, 뒤치다꺼리를 마다하지 않은 후배가 이끌고 밀어준 결과입니다. 책 쓰기는 그런 빚들을 갚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어떤 내용이든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노하우, 지식, 지혜를 책에 털어놓음으로써 필요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하찮아 보이는 내용도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책 쓰기는 작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를 이야기하자면, 책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더 확보할 수 있고 강연의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변화들은 더 많습니다. 책을 쓰려면 시간 관리를 해야 합니다. 직장에 다니며 책을 펴낸 작가들을 보면, 출퇴근 시간 혹은 새벽에 글을 쓰는 등 자투리 시간을 십분 활용합니다. 책을 쓰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습니다. 자연히 생활 습관이 건전해지고 계획적인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또한 책을 쓰면서 사람들이 대부분 겸손해집니다. 책을 쓰다보면, 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방향을 잡지 못해 막막한 한계 상황도 만납니다. 책을 펴낸 후에도 혼자 부끄러워 고개가 숙여질 때도 많습니다.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어설픈 지식으로 으스대며 살아온 과거가 부끄러워집니다. 그만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신중해집니다. 이것만으로도 제가 책 쓰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책 쓰기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책을 쓰고 싶지만 막막하고 글쓰기가 두려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막막할까요? 책을 펴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합니다. 회사 또한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합니다. 이를 위해 어디에서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시장 조사를 해서 수요를 파악하고, 회사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글쓰기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책들이 나와 있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왔지?’ ‘사람들이 이 이야기는 안 다뤘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다.’ 등의 순서로 생각이 옮겨가면서 진행됩니다. 막막한 이유는 경험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지,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막막하다는 생각 속에만 있지 말고 한발 내디뎌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그 다음이 보이고, 다시 그 다음이 보일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많은 분들이 책 쓰기의 즐거움을 맛보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이건우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조선일보 편집국 스포츠레저부, 수도권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스포츠투데이 편집국장으로서 신문을 만들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그는 현재 일리출판사 대표로 일하며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 최근 <누구나 책 쓰기>, <직장인 최종병기 책 쓰기>를 펴내면서 책쓰는 법을 연구하고 강연하고 있다.

고은비 기자  press4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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