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국의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카불 국제공항의 남동쪽 애비 게이트와 게이트로부터 250m 정도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차례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애비 게이트는 미국과 서방국들이 대피에 나선 자국민과 아프간 협력자들을 공항에 들여보내기 위해 검사하는 곳이고 배런 호텔은 서방국이 카불 탈출 대기자를 묵게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은 아프간 현지인이 병원 침상에 누워있다.(AP Photo)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부상을 입은 아프간 현지인이 병원 침상에 누워있다.(AP Photo)

이번 폭탄 테러의 배후 세력으로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 호라산(Khorasan)’, 일명 ISIS-K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ISIS-K는 이슬람 성전주의자, 이른바 지하디스트 무장단체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폭력적이고 잔학해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서방과 전 세계, 인도주의자 등 접근할 수 있는 모두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빌 어번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번 연쇄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해 군용기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프간인 사망자가 최소 9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00여명으로 추산되는 부상자들의 상태와 현지 혼란 상황을 고려하면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테러 발생 이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등 공개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수시로 브리핑을 들으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IS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뒤 카불 현지에 1000명의 미국인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철군 시한 마지막까지 구출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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