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Academy

팬데믹으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살아온 방식을 되짚고 전환할 필요를 느낀다. 그 출발점은 사고방식의 변화로부터 와야 하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의 연장이 아닌 생각의 방향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자기계발은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사람들은 보다 나은 앞날을 위해 자기계발을 합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외국어 공부나 자격증을 취득해서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스펙을 높여 갑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자기계발이 있습니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이 가공 과정을 거쳐 가치가 100배 이상 높아지듯이, 우리 인생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 변화의 출발은 사고의 전환에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자기계발은 오래 걸리지도 않고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닙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사고의 전환이 무엇일까요? 저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인생을 보는 시각을 좀 더 멀리, 넓게 확대시켜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평균 수명의 시대적 변화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 도표에서 보듯이, 조선시대에는 평균 수명이 40세였습니다. 그때에는 영아와 유아 사망률이 높았고, 하루 세 끼를 먹고 사는 것이 어려워서 사람들이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했던 1945년을 도표에서 보면 평균 수명이 47세로 나옵니다. 당시에는 만 60세 환갑이 되면 오래 살았다며 잔치를 크게 열었습니다. 평균 수명보다 13년 더 산 것을 장수했다고 알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1970년대에 와서 평균 수명이 60세로 늘어나고, 1980년대에는 66세, 1990년대에 70세였다가 2010년도에는 80세가 되었습니다. 2021년 지금은, 1945년에 비해서 사람들이 평균 30년 이상을 더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 기준을 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해방을 맞이하던 시점에 멈춰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의 연한이 평균적으로 80세인데, 사고방식은 여전히 60세 가량 사는 것에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후를 준비해도 저축이나 적금, 연금 가입 정도가 전부입니다.

평균 수명이 60세 전후일 때에는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일찍 성공하려고 애를 씁니다.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원한 초년의 성공은 무엇이었습니까? 20대에 원하는 명문대에 합격하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대로, 누군가가 열심히 공부해서 유명 대학을 나오고 최고의 연봉을 주는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더 좋은 회사가 없으니 다른 데로 이직할 생각을 하지 않고, 퇴직 할 때까지 성실히 다니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게 지내다 나이 예순 전반에 정년퇴직을 하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퇴직 후 몇 년간 여유롭게 노후를 보내다 세상을 떠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일생이었으니까요.

지금 시대는 인생의 길이와 넓이가 이전과 다릅니다. 따라서 삶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틀이 바뀌어야 합니다. 젊어서부터 ‘은퇴 후에 주어진 또 다른 30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젊어서의 성공이 인생 전부가 아닌 시대를 살면서

제가 아는 분이 은행 지점장으로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요즘은 퇴직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라서, 사람들이 직장에 오래 다니려고 빠른 승진을 기피하는 편입니다. 그 지점장님은 명예퇴직을 선택했고 퇴직금을 많이 받아 큰 목돈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은행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볼 생각도 없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돈의 흐름을 보아왔기에 그분은 퇴직금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처음에 수익이 생기고 잘되는 것 같았지만 결국엔 모두 날리고 빈손이 되었습니다. 노년에 생활고를 겪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받은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30년 동안 곶감 빼먹듯이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요?

어느 대학 총장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들이 교육계에서 각기 일할 때에는 바빠서 만날 틈이 없더니, 정년퇴직을 하고는 ‘모이자’는 소리에 쏜살같이 달려온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일거리 없냐?”입니다. 퇴직하고 그냥 사는 무기력한 삶이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겁니다. 

이 시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생을 전반적으로 보며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 합니다. 60세가 인생의 끝이던 때에는 젊어서의 성공이 인생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80세 시대인 지금은 초년의 시기를 더 길게 잡고 설계도를 그려야 합니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실패한 인생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총체적으로 바라보면,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시점들이 인생 곳곳에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남한에서 돈 못 벌면 바보라고 장담한 할머니

70세에 북한을 탈출해서 남한으로 온 어떤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 정도 나이면 ‘내가 살던 곳에서 그냥 살지, 이 나이에 남한으로 가서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아무리 남한이 잘살고 좋다지만 거기 가서 내가 뭐하고 살겠어?’ 이렇게 생각할 법한데, 이 할머니는 보통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탈북한 70세의 할머니가 한국에 살면서 하는 말이 ‘남한에서 돈 못 벌면 바보’라고 합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할머니는 북한에서 옷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옷과 남한 옷은 디자인이 완전히 다릅니다. 할머니가 북한에서 사용했던 옷 패턴이 남한에서는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할머니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패턴은 달라서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할머니에게는 최고의 바느질 솜씨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명 디자이너의 맞춤옷은 대개 ‘핸드메이드’입니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직접 바느질해서 만듭니다. 집을 짓듯 정성껏 옷을 짓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바느질 잘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바느질 솜씨를 기반으로 동대문 시장에 가서 자기계발을 합니다. 어떻게요? 남한의 패턴을 배우는 겁니다. 이렇게 패턴을 다시 배운 할머니는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옷에 바느질을 해줘서 돈도 잘 벌고 행복하게 지냅니다.

만약 할머니가 한국에 와서 “내가 북한에서 배운 패턴은 구식이네. 내 기술이 여기에선 통하지 않아.” 그러면서 주저앉아 있으면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으로만 근근이 살아갈 겁니다. 그러나 자기계발을 하면, 다시 말해 생각 하나를 바꾸면 ‘남한에서 돈 못 벌면 바보’라는 소리를 당차게 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1009번째 도전한 노인

잘 알려진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1890-1980)도 인생을 살면서 너무 늦었다는 이유를 달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어려서 가난했던 그는 일 나가신 엄마 대신 동생들에게 음식을 해서 먹여야 했습니다. 초년에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고생도 했습니다. 마침내 40세에 도로변의 주유소를 인수했고, 치킨 요리를 하는 식당을 차렸습니다. 식당 사업이 잘 되고 있던 차에 고속도로가 따로 개통되면서 그의 주유소 앞을 지나던 차량들이 사라졌습니다. 1955년 65세 때 그는 파산합니다.

당시 그에게는 얼마 안 되는 정부 연금과 낡은 포드 자동차가 전부였습니다. 빈털터리처럼 보였지만 그에겐 중요한 자산이 하나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좋아하는 KFC의 치킨 조리법과 비밀 레시피였습니다. 그는 닭 튀김용 압력솥을 사서 차에 싣고, 치킨 요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전역을 돌며 자신이 개발한 조리법을 팔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늙수그레한 노인에게 로열티를 지급할 식당은 없었습니다. 무려 1008번을 거절당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조리법을 알아줄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마침내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만난 피트 하먼이 그의 조리법을 최초로 사들입니다. 1009번째 도전에서 첫 성공을 거둔 겁니다. KFC 1호점의 사장이 된 피트 하먼은 전국을 다니며 조리법을 설명하는 커넬 샌더스를 보면서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발명한 레시피라면 확실히 성공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KFC 매장이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인데, 그 성공 비결이 바로 창업주의 도전 정신이었습니다.

탈북 할머니나 커넬 샌더스는 자신이 가진 바느질 솜씨, 치킨 조리법이 대단한 기술은 아니었으나 결코 하찮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작은 기술을 꾸준히 연마해갔고, 거기서 꿈의 씨앗을 보았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취업하기 어렵다’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만 들어가려면 그 말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쪽만 보던 눈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 안 보이던 세계가 나타납니다. 고등학교든 대학이든 졸업 후의 진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취업 또는 진학입니다. 설령 대학원까지 졸업했어도 평생 공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취업을 해야 하고, 취업의 끝에는 정년퇴직이나 은퇴가 마라톤의 결승선처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장을 사업의 터전으로 바라본 배달 청년의 남다른 시각

여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대학 진학에 실패해 시장에서 배달을 하는 청년이 있다고 합시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그는 매일 배달을 다닙니다. 그런 청년이 마음에 작은 꿈을 갖습니다. ‘나도 돈을 모아서 언젠가는 내 가게를 차려야겠다.’ 친구들이 캠퍼스에서 낭만을 즐기는 동안 그는 시장에서 배달하면서 자금을 모아갑니다. 시장에서 지내다 보니 시장 경제가 눈에 슬슬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 얼마 전에 개업한 가게가 망했네. 이 자리에 무슨 가게가 들어올까? 신발 가게? 저기에 신발 가게는 안될 텐데….’ 청년은 배달을 다니면서 시장의 흐름을 눈여겨봅니다. 그렇게 지내면서 모은 돈으로 드디어 작은 가게 하나를 삽니다. 거기에 어떤 업종이 잘 맞는지, 뭘 해야 돈을 버는지 꾸준히 관찰해왔기에 사업을 좀 더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청년의 남다른 점은, 시장을 사업의 터전으로 바라본 ‘시각’입니다. 오늘 여러분도 관점부터 바꾸십시오. 지금 내가 남들보다 뒤처진 것처럼 보여도 길게 생각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관점을 바꿀 사고를 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폭 넓은 냇물도 징검다리를 한 발짝 한 발짝 옮기다보면 어느덧 건너갈 수 있듯이, 인생의 자기계발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시도해보면 됩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봉건적 사고방식을 지닌 중세가 오래 이어지다가 15세기 후반에 이탈리아에서 이전과 다른 삶을 갈구하는 움직임이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먹고 일하며 살아가지만, 그들은 이전과 다른 신념과 가치를 받아들이려고 사고를 전환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두고 우리는 르네상스의 출현이라고 부릅니다. 역사에 나타난 르네상스가 우리 개개인의 삶에서도 실현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신념과 가치를 받아들이려면, 우리는 전해 오는 관습과 검증된 지식들을 배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인간 생애가 80세를 넘어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득을 쫓아가는 삶이 아니라, 더 멀리 보고 더 넓게 보는 시각을 가져 보길 바랍니다.

글쓴이 김재홍

국제마인드교육원 원장으로서 청소년 마인드교육의 저변 확대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러 나라 정부의 초청을 받아 마인드교육 관련 강연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마인드교육과 자기계발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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