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신화, 짐 로저스를 만나다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 기쁩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인생에서 성공하고, 어떻게 미래의 리더가 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제가 하는 말을 흘려듣지 말고, 꼭 스스로 하나씩 생각해보고 실천해보길 바랍니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무엇에 관해 읽었습니까?”

“컴퓨터를 켜면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사이트를 즐겨 가나요?”

“병원에 갔을 때 앞에 놓인 잡지들 중에서 어떤 잡지를 고르나요?”

“친구들과 어떤 것에 대해 주로 이야기합니까?”

이런 질문에 답이 패션일 수도 있고 자동차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그것은 여러분 스스로가 찾아야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어디에서, 왜 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세요. 이런 과정이 미련해 보일지라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꼭 찾아내세요. 혹시 여러분의 관심사가 패션이라면, 옷가게의 점원이 되어 보세요. 그리고 정말로 그 일이 좋은지 확인해보세요. 시도하기를 두려워 마세요. 그러면서 여러분은 발전할 것입니다.

만약 정원 가꾸기를 좋아해서 정원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대학을 중퇴하고 정원사의 길로 가세요. 당연히 부모님은 말리실 것입니다. 친구들도 비웃을지 모르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매일 같은 일만 하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정원사는 어떻게 하면 정원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많은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정원을 가꾸다 보면 언젠가 세계 곳곳에 정원용품 체인점을 낼지 모릅니다. 그 체인점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되고, 정원사는 유명인사가 되어 여러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겠지요(하하!).

그러면 정원사가 되는 것을 말렸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당신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겁니다.

“오, 넌 어떻게 정원사로 성공할 것을 그때 알았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원사가 되라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꼭 찾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는가?

제게는 어린 두 딸이 있는데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금 제가 여러분에게 드린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딸아이가 어렸을 때였습니다. 저는 축구를 누구든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큰딸을 축구 수업을 데리고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수업을 잘 따라가는데 큰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축구 코치는 공을 라인에 놓고 “내가 가라고 말하면 모두 저쪽 라인으로 달려가!”라고 말했습니다. 곧 코치는 ‘출발’이라고 외쳤고, 모두 달려갔습니다. 제 딸 혼자만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큰딸에게 축구를 억지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신에 제 딸은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습니다. 제가 연설하는 무대에 어린 딸이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딸은 이야기를 시작했고 저는 걱정스럽게 바라봤지요. 그런데 저도 청중도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딸아이가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본인도 무대를 좋아하는지 그때까지 몰랐고, 저도 부모가 처음이라 이런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큰딸이 MC가 되든 연기자가 되든 자신이 좋아하는 무대에서 일하기를 응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자신이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아예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세상에 보면, 돈은 많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고, 돈이 많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행복이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재미있게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이 가장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어떤 일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고 그런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되고 솔직해야 합니다. 그런 태도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가장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십시오. 그리고 나서 그것을 추구하세요.

1980년 투자업계를 은퇴한 후 그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6대륙 116개국을 5년간 여행했다. 그가 다닌 거리는 총 24만 5000km였다.
1980년 투자업계를 은퇴한 후 그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6대륙 116개국을 5년간 여행했다. 그가 다닌 거리는 총 24만 5000km였다.

한국을 떠나봐야, 한국을 더 잘 알 수 있다

저는 앨라배마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대학은 1,500km 떨어진 먼 도시로 가서 다녔습니다. 집에서 멀리 떠나 보니,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졸업 후 영국으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정글북>을 쓴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의 소설가인데요, ‘영국 국기’라는 그의 시에 “영국만 아는 사람이 어떻게 영국에 대해 알겠습니까?”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말은, 세계를 알고 다른 나라를 알면 영국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영국 사람이 영국을 떠나지 않으면 영국이 전부인 줄로 압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로 떠나서 지내다 보면, 영국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됩니다.

저는 여러분이 다른 나라에 가서 꼭 살아봤으면 합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보내는 그 시간들은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며, 한국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줄 겁니다. 물론, 태어난 마을을 떠나지 않고 살아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한 시민으로서, 혹은 지도자로서 다른 세상을 알면 살아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는 젊어서 5년 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곳도 찾아갔습니다. 처음 가본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저녁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다른 세계,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그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여러분이 해외의 여러 나라에서 시간을 보내십시오. 어디를 가든 좋습니다. 그곳에서 1년, 또는 2년을 머무세요. 그 시간이 여러분을 더 좋은 리더로 성장시켜줄 겁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지내려면 외국어가 필요하겠지요? 제가 두 딸에게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의 하나가 외국어입니다. 여러 언어를 조금씩 할 줄 아는 것보다, 하나라도 완벽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화로 대화할 때 여러분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상대가 모를 수준이 될 때까지 끈기 있게 배우세요. 여러분이 사는 이 시대에는 언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번역 기기들도 있지만, 직접 이해하고 말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알고 싶다면 역사와 철학 공부를

사람들이 제게 대학생이 되면 무슨 공부가 꼭 필요한지 자주 묻습니다. ‘역사와 철학’이라고 답해주면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아뇨,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저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역사와 철학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해요.”라고 말해줍니다.

역사를 공부하면 이 세상이 항상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여러분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의 세상은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철학도 좋아하는데 대학 때 철학 공부를 썩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아, 그 철학자가 이걸 말하려고 했구나!’ 하면서 시간이 지난 뒤에 알게 됐습니다. 철학은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무엇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누군가 “하늘이 파래요!”라고 말하면 대부분 “네, 하늘이 파랗죠.”라고 답하지만, 진짜 하늘이 파란지 확인하려고 창밖을 내다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철학은 모든 것에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해줍니다.

적어도 생각하는 힘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점점 성장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성공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 항상 무엇인가를 배운다

제 어린 시절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는 다섯 살 때부터 야구장에서 빈병 줍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여섯 살엔 코카콜라와 땅콩 파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이라면 미성년자 노동법에 걸릴 일이지요(하하). 작은 시골 마을에서 그렇게 살면서 저는 우리 동네가 가난하다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늘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진학해 보니, 제가 정말 가난한 동네에서 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충격이었죠. 가장 가난한 사람도 누군가가 그 사실을 말해주기 전까지는 자기가 가난하다는 걸 모르는 법입니다. 다행히 저는 대학에 잘 적응했고, 최고의 대학에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이후에 저는 월스트리트에 가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다들 실패하고 있을 때 내가 돈을 버니까 ‘정말 쉽네. 내가 큰 부자가 되겠는 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뒤 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실패는 지금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만, 그 시간은 제가 얼마나 모르는 사람인지 정확히 알려주고 거만하면 안 된다는 것도 가르쳐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많은 걸 안다고 믿고 자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버리세요. 안 그러면 여러분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세상이 가르쳐줄 것입니다. 제 삶을 돌아보면, 어려운 일이 겪을 때 항상 무엇인가를 배웠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말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끈기’다

젊은이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끈기’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지요. 우리 주위엔 똑똑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많은 교육을 받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아름답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재능이 뛰어난데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끈질기고, 첫 시도에 실패해도 계속 재도전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그냥 좋은 얘기 정도로 듣지 말고, 스스로 하나씩 도전해보기를 바랍니다. 외국어 공부도 해보고, 해외에도 나가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이 좋아하는, 사랑하는 것을 반드시 찾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열정을 다해 그 일에 도전해보기를 바랍니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마세요. 실패하더라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한 발씩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