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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다마케레레 대학 바나바스 나왕웨 총장
최지나 기자 | 승인 2021.07.02 17:18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위치한 마케레레 대학Makerere University이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동부 아프리카 최초의 종합대학교로 2016년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대학 순위에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우간다 대통령을 포함해 탄자니아 전 대통령 벤자민 음카파, 콩고 전 대통령 조셉 카빌라, 케냐 전 대통령 음와이 키바키를 배출한 대학이기도 하다.

100년의 대학 역사에는 40년을 함께한 바나바스 나왕웨 총장이 있다. 1987년 ‘지도 조교’로 마케레레 대학에 적을 둔 그는 2년 후 건축학과를 신설했고, 건축학과장, 예술 및 기술 대학 학장을 거쳐 현재 총장을 맡고 있다. 대학이 걸어온 소중한 시간만큼 앞으로 성장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바나바스 나왕웨 총장을 만나보았다.

바나바스 나왕웨Barnabas Nawangwe
우간다 동부 지역에 있는 부시아 출신이다. 건축가의 꿈을 안고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있는 건축기술연구소에 입학해 건축공학의 기초를 다졌다. 졸업 후 고국으로 돌아와 마케레레 대학에 건축학과를 처음 만들었으며, 기술학과장을 거쳐 예술 및 기술 대학의 학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마케레레 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총장님, 축하드립니다. 마케레레 대학 개교 100주년이라고 들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간다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 결정을 내렸습니다. 100주년에 맞춰 많은 학생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었는데… 이 점이 참 아쉽습니다. 다만 학교는 오지 못하더라도 정상적인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시스템 점검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번 기말고사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얼른 학생들로 가득 찬 캠퍼스가 보고 싶네요. 하루빨리 학생들과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학생들을 다시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지요. 

“너희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코로나를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하며, 힘든 시기였지만 이때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등교육을 받는 여러분이 수업에 빠질 때마다 아프리카는 1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요. 이 수업이 있기까지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 연구했고, 이 연구는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요. 그 발전을 가져올 사람은 다름 아닌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이죠. 저는 학생들이 아프리카의 미래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레레 대학의 건축학과가 있는 예술 및 기술 대학 전경이다. 나왕웨 교수가 리모델링 컨설팅을 맡았다.

학생들이 가진 잠재력과 미래에 끼칠 영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총장님은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이 워낙 가난하고, 우간다에서 일어난 학살과 내전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서 ‘내가 이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 고민 끝에 ‘내가 이 나라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면 어떨까? 집에서라도 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결론을 내렸고, 건축가를 꿈꾸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우간다에는 건축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시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건축 공부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갔습니다.

건축가의 꿈을 안고 먼 나라로 유학을 떠나셨군요. 그곳에서의 공부는 어땠나요?

건축을 이해하고 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다지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커리큘럼이 교회, 정부 기관, 고위층을 위한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내용들이어서 제가 짓고 싶은 집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국민주택을 짓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사회 건축에 대해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나라의 문화,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며, 최소한의 자원과 에너지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싼 배관 시스템 없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건축 자재로 사용할 방법은 없는지 등을 연구하는 것이죠.

1970년에 세워진 예술 및 기술대학의 모습
우간다 전통 가옥 방식에 대나무 공법을 더해 만든 마케레레 대학 안 회의장 모습이다. 현재는 더욱 다양한 대나무 공법을 활용해 일반주택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건축적 결과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우간다 서부 지역에 가면 제가 지은 대학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햇빛으로 구운 벽돌을 사용해 지었습니다. 보통 벽돌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굽습니다. 그럴 경우 나무를 베어 연료로 공급해야 하고, 굽는 과정에서 상당한 대기 오염도 유발합니다. 인건비와 연료비 또한 만만치 않죠. 그에 비해 태양의 열에너지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도 지킬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건물은 마케레레 대학 게스트하우스의 회의장입니다. 이 건물은 대나무로 지었습니다. 대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그래서 건축 자재로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나무는 산소를 많이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로 많이 빨아들이기 때문에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마케레레 대학의 건축학과가 있는 건물은 에어컨이 없어도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좋은 환기 시스템을 도입해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도록 했고, 뜨거운 햇빛에 건물이 가열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우리 건축학과가 추구하는 신념이 담긴 건물입니다.

마케레레 경영 대학은 학생 수의 증가와 도서관 시설의 필요성에 의해 새롭게 지어졌다. 이 역시 그의 컨설팅으로 진행됐다. 두 개의 타워가 이어져 있는 경영 대학의 모습은 아프리카 전통 오두막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1949년에 설립된 마케레레 대학 도서관은 우간다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 도서관이다. 하지만 노후화된 건물로 인해 책 보관에 위험이 생겼고, 나왕웨 총장을 중심으로 개·보수가 진행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는 자신이 꿈꾸었던 건축가가 되었고, 우간다에서 누구든 건축을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그는 마케레레 대학에 건축학과를 설립했으며, 우간다 최초의 건축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건축가들을 양성했으며, 우간다에 맞는 건축 방법을 알리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그리고 건축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레레 대학 여러 건물의 리모델링을 담당했다. 그의 리모델링은 마케레레 대학의 오랜 역사를 보존함과 동시에 현대화를 추구해, 문화적인 연속성을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장님의 약력을 보면 ‘우간다 최초의 전기차를 개발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전기차는 어떻게 개발하셨습니까?

전기차 역시 건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제가 추구하는 건축 양식의 기본 철학은 ‘자국의 실정에 알맞은 건축’입니다. 그 지역의 기후와 환경을 고려해 가장 알맞은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죠. 따라서 공업 자원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합니다. 환경을 해치지 않고 보존하는 것까지가 이 건축 양식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경을 고려하다 보니 환경 오염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엔지니어들과 머리를 맞대어 ‘화석연료의 사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방안을 찾았고,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의 에너지원을 친환경으로 바꿔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우간다 최초의 전기 자동차인 키이라EV를 개발했습니다. 2011년 11월에 첫 번째 시운전을 했으니, 벌써 10년 전 일이네요.

우간다 최초의 전기 자동차 키이라EV. 환경친화적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녹색으로 칠해졌다.

환경을 생각하고 공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총장님의 열정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런 신념이 만들어진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습니까? 

발전이 뒤처진 나라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국가 발전에 대한 어떤 의무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더 나은 사회에서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을 보고 자랐습니다. 제 고향은 수도와 멀리 떨어진 시골인데, 제 가족도 그랬고 고향 사람들 대부분이 하루에 두 끼 먹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마저도 제대로 된 밥이나 반찬이 아닐 때가 많았습니다.

대학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지금도 많습니다. 전 이런 환경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그 안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이런 광경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2014년에 개발된 우간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키이라EV SMACK.우간다는 정부의 주도 하에 자동차 산업이 계속해서 발전 중이다.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신념을 가르치고 계십니까?

학생들은 우간다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주 중요한 인재人材입니다. 그 학생들이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돌아보고 나라를 생각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학업은 물론 도덕성과 책임감, 의무도 배웁니다.

누구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지역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살아갑니다. 자신의 가족 역시 그 공동체의 일부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주변의 이웃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혼자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나와 이웃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우리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나면 그 일을 아주 성실히 해냅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할지 탐색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우간다로 봉사를 온 한국 학생들에게 나왕웨 총장은 ‘코로나 시대에 우간다를 위해 희생해 줘서 고맙다’며 감사장을 수여했다.

마케레레 대학의 학생들뿐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으로 보입니다. 투머로우 주 독자층도 청년인데, 해주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까?

대한한국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선망의 나라입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아프리카도 현재 가난과 질병을 겪고 있고 전쟁의 쓰라린 상처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성장 동력이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 봅니다. 정말 옳은 선택이었죠. 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눈부신 한국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발전된 한국을 선망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가진 그 마음을 선망합니다. 그러니 그 마음을 절대 멀리 두지 마십시오. 함께 성장하길 바라고, 함께 행복하길 바라는 그 마음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바나바스 나왕웨 총장은 인터뷰 도중 한국에서 우간다로 봉사를 온 학생들에 대해 언급했다.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를 위해 일하는 학생들을 그는 ‘영웅’이라고 칭했다.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알고 타인과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봉사단원들의 정신이야말로 마케레레 대학생들이 앞으로 걸어갈 본보기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케레레 대학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았다. 건물을 잘 지으려면 기반을 잘 다져야 하듯, 그는 마케레레 대학이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위에는 멋진 건물이 세워질 것이다. 마케레레 대학 출신들이 나왕웨 총장이 꿈꾸는 세상을 실현시키는 날이 머지 않아 오길 기대한다.

취재 김형진 해외통신원 글 최지나 기자 사진 하경훈, 윤우진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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