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캐나다로 해외 봉사를 떠나며 열심히 활동해서 1년을 정말 멋지게 보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심이 무너지게 되었는데요. 바로 ‘인디언 캠프’라는 행사를 진행할 때였어요.

캐나다 봉사단 지부에서는 해마다 인디언 마을을 찾아가 며칠 동안 머무르며 청소년들에게 꿈과 소망을 전해주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큰 행사인 만큼 저도 밤낮없이 열심히 인디언 캠프를 준비했어요. ‘애들이랑 이런 놀이를 해야지, 이런 아카데미도 해야겠다!’ 그런데 행사 당일이 되자, 제 계획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거예요. 아이들이 계속 뛰어다니고 물건을 던지고…. 심지어 저희 단원들에게 욕을 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준비해온 아카데미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저는 아이들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쳤어요. ‘내가 몇 날 며칠을 밤새 준비했는데 이 아이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한 아이가 제게 우유를 던졌어요.

우유가 제 온몸에 튀었고 결국 전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곧장 지부장님께 달려가서 말했어요. “이 아이들은 안 돼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망쳤는지 아세요? 저는 더 이상 이 캠프를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자 지부장님이 정색하며 말했어요. “서영아, 그게 인디언 아이들의 매력이야! 네 기준을 내려놓고 그냥 아이들과 같이 즐겁게 놀아봐.” 지부장님의 말씀은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결국 지부장님의 말씀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준비해온 아카데미를 잠시 미루고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기 시작했을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아이들이 제 눈을 보며 웃고, 뛰며 정말 즐거워했어요. 캠프를 지켜보던 인디언 마을 추장님도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아이들은 단지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몰라 거칠게 행동했던 거였어요. 그렇게 인디언 캠프가 마무리되고, 저는 인디언 아이들과 정말 친한 언니 동생 사이가 되었어요.

그 후로 제 기준을 내려놓고 세상을 보니, 인디언 아이들을 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코리아 캠프, UCC 대회, 힘든 공사나 나무 옮기는 일까지 캐나다에서의 모든 활동들이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캐나다 인디언 마을에서 저는 행복으로 가는 비결을 알았습니다.

글 윤서영 (캐나다 해외 봉사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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