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부안지(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한 해 따뜻한 심장의 나라, 말라위로 해외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발견한 사랑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한번은 저희가 작은 마을로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동네는 샤워장이 따로 없어 풀숲에서 얼른 씻어야 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벌레가 몸에 기어오르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었을 때, 저희는 마을의 한 아주머니의 초대를 받아 그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집은 아이만 아홉 명이 있는 가난한 집이었습니다. ‘아마이’는 현지어로 아주머니라는 뜻인데요. 주인 아마이는 저희에게 이 먼 곳까지 와주어 고맙다며 현지 닭 요리를 대접해주셨어요. 하지만 그때 제 앞에 놓인 닭은 앙상하고 검은 반점에 털까지 박혀 있는 그런 닭이었습니다. 그 닭을 보며 속으로 ‘이걸 징그러워서 어떻게 먹어? 도저히 못 먹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상을 치우고 있는데 저 멀리깜깜한 흙바닥 구석에서 아홉 명의 아이들이 제가 남긴 닭 요리 국물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제가 그 요리를 징그럽다고 생각했던 게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주지 못하는 그 닭을 저희에게 대접해주었다는 것을 깨닫자, 저는 그제야 아이들의 찢어진 옷과 신발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아마이’의 따뜻한 사랑을 보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내가 뭔데, 어떻게 이렇게 마음으로 나를 맞이해줄까?’ 저는 그 마을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무척 행복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누리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좋은 환경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도요. 하지만 말라위에서 지낸 1년은 ‘당연함’을 ‘감사’로 바꿔주었고, 제 마음을 말라위 사람들의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주었습니다. 가난하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말라위 사람들. 언젠가 그들에게 다시 돌아가 제가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글 박정아 (말라위 해외 봉사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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