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대학교에 입학한 후 첫 학기를 마치며 처음으로 ‘노력하면 무조건 된다.’라는 말이 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보다 뛰어난 친구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학교 선배는 제게 일반고 출신이면 학점 3.3도 못 받는다고 하더군요. 고교 때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대학교에 오고 나니 뚜렷한 목표도 사라졌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며 허무와 공허를 느끼며 지쳐갔습니다.

잠시라도 쉬고 싶었던 저는 1학년을 마치고 곧바로 아프리카 에스와티니로 해외 봉사를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요. 한번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캠프를 하기 위해 산골짜

기에 있는 작은 마을로 갔습니다. 그곳은 무척 더웠고, 전기는 물론 물도 부족해 빗물을 저장하여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생활이 너무 불편했고, 온갖 불평불만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그러던 도중에 ‘릴리스와’라는 한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가 저에게 이곳에 와줘서 너무 기쁘다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행복하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그 친구가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나는 한국에서 행복한 적이 없었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라고 말했습니다.

행복하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그 친구가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어요. “나는 한국에서 행복한 적이 없었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
행복하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그 친구가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어요. “나는 한국에서 행복한 적이 없었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

그러자 그 친구가 웃으며 말했어요. “내가 살아온 환경은 모든 것이 부족했어. 그래서 한 끼 먹는 것이 행복하고, 비가 오는 것도 정말 감사해. 나는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이 되고 싶어. 내가 꿈을 이룰 생각을 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니 정말 행복하고 기뻐.”

그 말에, 저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수도꼭지를 돌리면 따듯한 물이 바로 나오는 것,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것, 이 모든 조건이 누군가에게는 이토록 감사해하고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었는데, 그걸 보지 못해서 불행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스와티니는, 제게 행복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세계 최고의 공학자가 되겠다는 ‘꿈’도 선물해 주었습니다. 에스와티니에서 보낸 1년은 제 인생 최고의 보물로 기억될 것입니다.

글 박병지 (에스와티니 해외 봉사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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