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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나
최지나 기자 | 승인 2021.02.16 14:53

청소년들이 바람직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미래의 꿈을 키워가도록 진주뉴스(발행인 송창순)와 한마음마인드교육원(원장 전봉숙)이 공동 주최한 ‘제1회 투머로우 독후감 공모전’이 지난해 12월에 시상식을 가졌다. 총 121편의 원고가 접수되었고, 그중 대상 수상작과 심사위원평을 소개한다.

투머로우 2020년 5월호 중 민섭이 아빠의 ‘내 아들은 자폐아가 아닙니다’라는 이야기가 내 가슴을 울렸다.

첫 번째는 민섭이 부모님께서 아들의 장애를 알고 있음에도 정상 아이처럼 대하고 정상 아이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낸 부분에서 민섭이 부모님께 존경심을 느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았던 지체장애를 가진 한 학년 위의 언니가 떠올랐다.

그 언니는 선천적인 장애로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했고, 스스로 옷을 입지도 밥을 먹지도 못했다. 내가 어렸을 적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게 자리 잡기 전까지는 그 언니와 스스럼없이 지냈다. 언니가 왜 밥을 먹지 못하는지, 왜 옷을 스스로 입을 수 없는지, 그리고 말은 왜 거북이보다 느리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나도 언니를 따라 천천히 말하고 밥을 김에 말아서 먹여주며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장애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그 언니가 장애임을 알았다. 그후로는 언니를 대하는 것이 불편해진 것 같다. 언니 집에 놀러가서 언니와 대화할 때도, 같이 밥을 먹을 때도 언니가 아닌 언니의 ‘장애’에 집중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시점부터 내가 언니 집에 놀러가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만약 내가 민섭이네 부모님처럼 언니를 장애가 없다고 생각하고 대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났다. 그리고 언니 부모님들도 이 이야기를 알았다면 언니의 삶도 민섭이처럼 달라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나는 잡지를 들고 언니네 집을 방문했고, 2년 만에 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두 집의 부모님들께서는 자주 왕래를 하셨지만, 나는 오랜만에 방문하는 것이라 어색한 기류가 감도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여기 나오는 민섭이 이야기가 언니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라고 하며 언니 부모님께 잡지를 전해드렸다. 그리고 언니에게 다가가 눈을 맞추고 “언니는 정말 멋진 사람이야. 언니는 다 나았어. 이젠 아프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러자 언니는 대답 대신 “으어어어”라는 소리를 냈다. 예전이라면 장애 때문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때는 언니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민섭이 아빠 이야기 덕분에 내 작은 마음이 언니에게 전달될 수 있었고, 세상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는 민섭이네 이야기로 나를 이끄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민섭이는 자폐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부모님의 믿음과 자발적인 활동 등으로 대학에 당당히 입학했다. 나는 사지가 멀쩡함에도 귀찮아서 나의 일들을 내일로 미루고 미루었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평소였다면 반성만 하고 변하지 않았을 나였을 텐데, 민섭이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내 마음가짐은 180도 변했다. 내가 사지가 멀쩡하고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었다. 마음이 변하니 생활 속의 작은 행동들 또한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나는 지금까지의 나를 잊고 새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내 방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뜨기가 무섭게 나의 변화를 통해 얻은 황금 같은 3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침구류를 정리한 후 샤워를 했으며, 부모님을 위해 된장찌개를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두었다. 그렇게 아침을 평소보다 보람차게 보내고도 내 하루에서 3시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추가할 수 있었다.

나의 변화를 통해 얻은 황금 같은 3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노력하여 얻은 시간이니만큼 나를 위해 써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과거에 취미생활이었지만 산더미 같은 숙제 더미에 밀려 하지 못했던 뜨개질을 다시 시작했다. 또한, 최근 코로나로 인해 야외활동이 어려워서 찐 살들을 빼보자는 생각에서 줄넘기도 하며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나를 가꾸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내가 아닌 타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았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신생아를 위해 모자 뜨기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직 야외 봉사를 다니기 부담스러웠던 나는 바로 실 키트를 구매해 모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요리조리 움직이다 보니 모자 하나를 금세 완성했다.

모자 기부를 시작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더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투머로우 잡지의 뒷면에서 해외봉사단 굿뉴스코 단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해외 봉사가 마냥 무섭고 두려울 것 같았는데, ‘내 젊음을 팔아 그들의 마음을 사고 싶다’는 문구가 마음 깊은 곳에 강한 울림을 주었다. 그 문구를 본 순간, 봉사라는 것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내가 대학생이 되면 꼭 해외 봉사를 가고 싶다.

전에는 막연하게 교사라는 꿈을 이루어 그 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한 가지 직업을 가지고 그 직업에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투머로우를 접한 후로는 ‘내가 꼭 교사라는 자리 안에서만 빛날 필요가 있을까? 대학교를 다니고 교사라는 위치 안에서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는 없을까?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해 나의 삶을 공유하며 내 작은 마음이라도 나누는 뜻깊은 삶을 살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생각을 실천하고자 나는 해외 봉사와 국내 봉사에 대해 조사하고, 봉사자들의 경험담을 읽어보며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봉사를 꾸준히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봉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과거의 나는 대학 졸업장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닦아놓은 안전한 길을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어떤 글을 읽고 나서부터 내가 남들보다 늦게 졸업하더라도 내 삶에 있어 보람찬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내 말에 크게 반대하실 줄 알았던 부모님께서는 ‘지금은 체계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에는 나이가 어리니 대학에 들어간 후 정기적으로 국내 봉사활동을 하다가 해외 봉사까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내 예상과 달리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내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였고, 나 자신의 중심이 아닌 세상의 중심에 서서 내가 살아갈 길과 나의 참된 가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진주외고 1학년 박민채입니다. 코로나19로 어수선했던 2020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불안한 상황에서 투머로우는 제 생각의 폭을 확장시켰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지낼거야, 이 정도면 노력하는 편이지’라는 생각으로 1년을 무의미하게 보냈는데, 투머로우 안에는 하루하루 절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만약 저처럼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허비하고, 후회로 가득 찬 날들을 보내고 계신다면, 투머로우로 삶을 목표를 다져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박민채(진주외고)

심사위원평

투머로우는 청소년을 위한 긍정 마인드 매거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잡지를 읽고 많은 학생들이 느꼈을 거예요. 따뜻한 마음, 배려하는 마음, 긍정의 마음이 가슴속에 조용히 자리 잡았음을요. 여러분이 쓴 독후감을 읽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배려와 긍정, 그리고 타인을 위한 봉사가 싹틈을 알 수 있어서 감동했습니다. 입상자 모두 축하드립니다.

진주교육지원청 공현철 장학사

팬데믹 환경 속에서 많은 작품이 응모됨에 놀라움이 컸다. 생활환경적 두려움을 독서로 돌파突破한 고등학교 청소년들의 탁월한 선택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응모된 작품들이 우수했다. 주제 선정이나 느낌과 생각의 진정성, 글의 완성도가 높았다. 특히 그중에서 몇몇 작품들은 정말로 출중하였다. 심사를 하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 편의 글을 읽고 또는 한 권의 책을 대하고 어쩜 이렇게 소화를 잘 해 냈는지 그리고 자기의 처지와도 접목을 잘 시켜서 주제에 알맞게 문장을 구성해 내었는지, 그 능력과 표현력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많아서 모두에게 상을 주고 싶었지만, 한정된 상의 개수로 그러지 못함을 밝히는 바이다.

수필가,시인 이정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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