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에서 기쁨도 자라고 행복도 자란다. 반대로 어두움이나 악도 자란다. 그런 것들이 몰고 올 재앙을 미리 보고 제거할 때 우리 삶에 행복이 자라나 꽃을 피운다.

아프리카 어느 숲속에 작은 마을이 있다. 그 누구도 숲속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가난한 사람이 도시에 살고 싶어도 땅값이나 집값이 비싸서 쉽지 않다. 도시는 변두리도 땅값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주인 없는 숲속에 작은 움막을 짓고 산다.

처음에는 몇 집 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어느덧 백여 채 가까이 되는, 꽤 규모가 있는 숲속 마을을 이루었다. 사람들이 함께 우물을 만들고,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내 같이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운동장도 만들었다. 이젠 제법 다듬어진 마을에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점점 활기가 넘쳤다.
그 마을에는 추장이 있다. 특별한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고, 그냥 마을의 어른 이다. 숲속에 사나운 짐승이 많고, 짐승들이 종종 마을 어귀까지 오기에 추장은 항상 손에 창을 들고 다녔다.

하루는 추장이 손에 창을 들고 마을을 지나가다가 아이들이 앉아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가가서 보니 아이들이 표범 새끼와 놀고 있었다. 추장이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얘들아! 너희들이 데리고 노는 것은 표범 새끼야!”

“네, 추장님. 우리도 알아요.”

“표범은 크면 위험해. 죽여야 돼!”

“아니에요. 추장님, 이 표범은 우리 아빠가 숲에서 잡아왔는데 양처럼 순해요.

아빠가 고기만 먹이지 않으면 괜찮대요.”

표범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옆에서 그냥 잘 놀고 있었다.

“얘들아, 표범이 자라서 큰 표범이 되면 위험해. 사람도 다치게 해. 안 돼!”

“추장님, 우리가 아빠 말대로 지금까지 표범 새끼에게 밥만 먹이고 고기를 주지 않았어요. 보세요, 그래서 정말 순해요. 꼭 양 같아요.”

추장은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마땅히 가지고 놀 것이 없어서 그냥 흙바닥 에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새끼 표범은 더없이 좋은 친구였다. 아이들이 추장에게 표범을 죽이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애원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표범은 점점 자라고, 자라면 무서운 맹수가 된다.

추장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비록 새끼라도 표범이 맹수라는 사실이 염려스러웠지만, 가지고 놀 게 없는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친구인 것 같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그래, 알았다. 그 대신 꼭 밥만 먹여야 돼. 고기는 절대로 먹이지 마. 표범이 고기를 조금이라도 맛보면 큰일 나!”

“예, 추장님! 지금까지 밥만 먹였어요. 앞으로도 꼭 밥만 먹일게요.”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우리 표범 살았다! 추장님이 무서워하는 것을 보니 표범은 정말 대단한가 봐. 우리는 절대로 표범에게 고기를 먹이면 안 돼!”

“그래, 밥만 먹여야 돼. 고기는 절대로 안 돼.”

표범은 어떤 때엔 양보다 더 온순했다. 아이들은 새끼 표범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에 표범이 점점 자랐지만 여전히 온순했다.

“추장님은 괜히 표범을 죽여야 한다고 하셨어. 이렇게 착하고 순한데 말이야.”

아이들과 표범이 함께 자라지만 표범이 훨씬 빠르게 자랐다. 어느새 누가 보아도 큰 표범이 되었다. 아이들이 숲에 갈 때면 표범을 데리고 다녔 다. 숲에서 다른 짐승들이 표범을 보고 황급히 도망가는 것을 보면 정말 재미가 있었다. 표범과 아이들은 가족과 다름없 었다. 함께 먹고 함께 놀고, 하루도 떨어져서는 지낼 수없는 가족이요, 친구였다.

주체할 수 없는 맹수의 본능

다시 세월이 흘렀다. 그날도 아이들이 숲에 놀러 가려고 표범과 함께 길을 나섰다. 언덕길을 걸어서 숲으로 가던 중에 한 아이가 동그란 돌을 밟았다. 그런데 아이의 발에 밟힌 돌이 굴러가면서 아이가 뒤로 넘어졌고, 몸의 균형을 잃고 언덕 아래로 떨어졌다. 아이는 “엄마!”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높은 언덕에서 굴러 떨어 졌다. 다른 아이들이 떨어진 아이를 구하려고 언덕길을 둘러서 아래로 빠르게 달려갔다. 옆에 있던 표범은 그 광경을 보고 둘러가지 않고 높은 언덕을 바로 뛰어 내려갔다.

표범이 굴러 떨어진 아이 곁에 가서 보니, 무릎에 상처가 나 피를 흘리면서 아이가 울고 있었다. 표범은 흐르는 피를 닦아 주려고 혀로 무릎의 피를 핥았다. 처음에는 혀로 부드럽게 피를 닦아 주었는데, 어느 순간 피를 빨기 시작했다. 밥만 먹고 자랐던 표범이 피맛을 본 뒤 눈빛이 달라졌다. 어느덧 표범은 미친 듯이 피를 빨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피맛을 본 순간, 그동안 없는 것처럼 조용히 숨어 있었던 맹수의 본능이 강하게 솟구쳐 올랐다.

맛을 본 표범에게 아이는 더 이상 다정한 친구가 아니었다. 말로 표현할 수없는 강한 맹수의 본능이 솟구쳐 올라오는데, 표범도 주체할 수 없었다. 표범은 앞다리를 높이 들고 사납게 포효했다. 그리고 울고 있는 아이의 가슴을 두 발로 내리찍은 뒤 찢어버렸다. 아이는 지금까지 아주 가까운 친구였고, 표범도 그 아이를 해치길 원치 않았지만, 안에서 잠자고 있다가 깨어난 본능을 스스로 제어할 수는 없었다.

다른 아이들은 언덕 아래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모른 채 떨어진 친구를 걱정 하며 달려왔다. 표범은 가까이 온 아이들을 보고 날아가듯 뛰어올라 덮친 뒤 다찢어버렸다. 아이들의 울부짖는 소리도 아주 잠깐이었다. 그리고 표범은 숲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숲속에서 비명소리를 들은 어른들이 창과 칼을 들고 달려왔을 때에 아이들은 이미 다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찢겨진 아이들을 되살려 옛날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누구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표범이 옛날처럼 아이들과 정답게 노는 모습도 물론 볼 수 없게 되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과 비통함, 그것이 울음소리로 변해서 정글에서 구슬프게 메아리쳐 갔다.

표범 새끼처럼 도사리고 있는 어두움들을 제거해야

표범 같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에도 미움이나 분노, 아니면 악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욕망이나 방탕 이나 거짓, 이런 좋지 못한 것들을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표범이 자라서 무서운 맹수로 변하듯이, 우리가 소홀하게 여겨 남겨둔 그런 것들이 우리 마음에서 자란다. 표범이 어릴 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지만, 자라면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서운 맹수가 된다. 술이나 도박, 음란한 마음, 분노, 이런 것들이 사람이 자라면서 함께 커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표범이 맹수의 본능을 억제할 수 없듯이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해 도박꾼이 되고, 마약 중독자가 되고, 술주정뱅이가 된다. 자신의 인생이 망가 지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주는 불행을 겪어야 한다.

가볍게 생각해서 별 생각 없이 손을 댄 마약이나 술이나 도박….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단순하게 보인다. 그러나 새끼 표범이 자라듯이 그것들이 우리 삶에서 커지면 인생을 불행 속으로 끌고 간다. 잘못된 것들이 있으면 고쳐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누구라도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자폐 증세나 알코올, 도벽 , 마약 이런 것들을 어릴 때 바르게 잡으면 인생이 행복해진 다. 하지만 처음에 잘 다스리지 못해 평생을 어둠 속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경찰서가 생기고, 교도소가 생겼다.

우리 주위에서 나무도 자라고, 짐승도 자란다. 그리고 우리 마음에서 기쁨도 자라고 행복도 자란다. 반대로 어두움이나 악도 자란다. 그런 것들이 몰고 올 재앙을 미리 보고 마음에서 제거할 때 우리 삶에 행복이 자라나 꽃을 피운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성경에 그려진 마음의 세계를 통해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을 발견했고, 이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를 비롯해 총 5권의 마인드북을 집필했고. <마인 드교육 교사를 위한 전문가 과정> 전문서적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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