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열린 제2회 투머로우 말하기 대회

“초인적으로 보이는 선수들조차도 어깨의 무거운 짐 때문에 정신적으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곤 합니다.”

투머로우 9월호에서 NBA 코치 필 핸디가 한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꿈, 즉 목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꿈은 늘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지만 그 움직이는 속도만큼이나 나를 힘들게 합니다. 휴식 없이 달리다 쓰러지기도 하고, 애매한 재능을 가지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세게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저는 수없이 봤습니다. 저 또한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춘 중 한 명입니다.

꿈은 나를 살게도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 데려가기도 합니다. 늘 판단하게 하고 후회하게도 합니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하지만, 그 선택이 늘 우리 편이 되어주진 않습니다. 저 또한 지금은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선택하지도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어릴 때 저는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인 줄 알았습니다. 제 꿈은 동물학자였는데 현실을 알면서 심리학자나 기자로 꿈을 바꿨고, 20대에는 남들처럼 공무원, 공기업시험에 도전해왔습니다. 직업을 갖기 위해 ‘청춘의 사랑과 행복’ 같은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들은 입사 지원서에 몇 줄의 글로 보여질 뿐, 행복했다고 말할 만한 추억은 고작 한 줌이었습니다. 꿈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밀려오는 피로감과 공허함을 이겨낼 능력이 제겐 없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 난 후에도 저는 습관적으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안정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다시 청춘을 허비하기 시작했고 맹목적으로 움직였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진흙탕 속에서 발을 구르듯 의미 없는 발길질만 해댔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좋은 직업을 갖고 나면 모든 것들이 따라온다고. 일단은 공부부터 하라고. 모든 사람들이 공부로 성공할 수 없듯이, 어떤 사람들은 공부하는 학생들과 다른 꿈을 꿉니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과 다른 길을 선택해 더 크게 성공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꿈은 본인이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한 후에는 이룰 때까지 한 발 한 발 나아가세요. 다양한 직업과 진로가 넘치는 요즘 세상에, 성공하기 위해 한계를 극복하라고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최대한 어릴 때 틀을 깨보세요. 그러다가 안 되면 다시 멈춰보세요.

앞서 말했던 무거운 짐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던 NBA 선수는 역대 최고의 드리블러로 꼽히는 카이리 어빙입니다. 잡지 기사에 보니, 그는 결국 짐을 내려놓고 잠시 멈춰 동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어떤 것에 도전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슬럼프를 극복해냅니다. 코치인 필 핸디는 슬럼프를 겪는 선수들에게 한 걸음 물러서서 재부팅하자고 설득합니다.

꿈은 달성 속도보다 방향성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잘 안되면 일단 멈춰서 주변을 돌아보세요. 현실을 마주하고 마주친 일들을 처리해나가다 보면 나에게 필요한 꿈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꿈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너무 맹목적으로 쫓지도, 가난한 꿈을 갖지도 마세요. 꿈이 가난하면, 현실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다면 하루라도 젊을 때 잠시 멈춰보세요. 자신이 고장났다고 느껴지면 잠시 멈춰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잠시 쉬어가세요.

글 김동언(명지대학교)

수상소감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말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늘 쉽진 않습니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말’로 내 생각을 솔직하게 전하는 방법, 그 부담을 이겨내는 자세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발표 능력을 증진시키고 표현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할 기회를 만들어준 대회 주최 측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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