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쪽에 지구에서 가장 넓은 사하라사막이 있다. 사하라는 아랍어로 불모지를 뜻하는 ‘사흐라’에서 왔다. 그 사막에 ‘비셀’이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 한가운데에 ‘엑터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새로운 삶은 방향을 잡는 데에서 시작한다’라고 적혀 있다. 그 마을 사람들이 사막에 언제 정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힘겹게 살아왔다.

1926년에 이 마을을 방문한 영국 왕립학술원의 켄 리먼Ken Lehman은 마을 사람들에게 ‘3일 길만 가면 살기 좋은 곳이 있는데 왜 이렇게 척박한 땅에 사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열흘 뒤엔 다시 비셀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답했다. 이유는 가려는 곳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켄 리몬은 엑터라는 마을 청년에게 북극성을 이용해서 방향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막에서는 지표가 없기에, 낮에는 자고 밤에 북극성을 보면서 이동하는 것이 방향을 가장 정확하게 잡는 방법이다. 이처럼 새로운 삶은 방향을 분명하게 잡는 것에서 시작한다.

빅터 세리브아코프라는 아이큐 173인 남자가 있었다. <바보 빅터>는 그의 삶을 토대로 쓰여진 책이다. 그런데 그는 왜 한때 바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고 왜 한때는 천재로 살게 된 것일까?

학창 시절, 빅터는 컴퓨터를 켜라는 선생님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컴퓨터를 분해한다. 그 일로 짓궂은 친구들이 빅터를 놀리기 시작했다. 선생님마저 빅터에게 무안을 주자, 그는 숨 막히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직장을 구한다. 직장에서도 큰 실수를 하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질책을 못 이겨 그는 다른 직장으로 옮긴다. 그렇게 17년을 살던 그가 어느 날 아이큐가 173인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는 ‘사람들의 말에 속고, 선생님이 자신의 아이큐를 73이라고 잘못 기재한 것을 그대로 믿고 바보처럼 산 것이 정말 어리석고 미련한 것이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생각의 방향을 바꾼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한다. 빅터는 실수나 잘못 뒤에 쏟아지는 질타나 비웃음을 이겨내는 강인한 마음이 자신에게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약한 자신의 마음과 싸워나갔다. 그 결과 그는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었고, 멘사협회 회장이 되었다. 자신의 ‘역경지수’를 높여가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필자는 탄자니아에 가서 대학생들에게 강연한 적이 있다. 탄자니아는 한국과 비슷한 인구와 많은 지하지원을 가지고 있지만, 오랜 시간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다. 한국도 1950년대엔 세계 최빈국이었는데 지금 선진국으로 발전한 이유는 단 한 가지라고 말했더니 학생들이 다들 솔깃해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바로 생각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니 놀라워했다. 학생들에게 한 가지 예를 들려주었다.

한국은 전쟁 후 폭격으로 시설들이 다 불타고 아무 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었다. 있는 것은 상처받은 사람들뿐이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발돋움을 시작할 때, 오일머니로 건설 경기가 한창이었던 중동은 한국에게 너무나 중요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중동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일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낮에는 에어컨을 켜놓고 자고, 밤에 불을 켜놓고 일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 생각의 전환으로 오일머니를 벌어서 부자 나라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필자는 대안학교의 교장으로 상담 업무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학교를 찾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고 연예인이나 가수, 축구선수 등을 꿈꾸는데, 무엇보다 학력이 일반 학생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런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나는 공부를 못해, 공부에 취미가 없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나는 공부를 못해, 공부가 싫어’라는 생각에서 ‘나는 공부를 안 했어, 열심히 해보고 결론을 내리자’로 바꾸기만 하면 성공이다. ‘못한다’와 ‘안 했어’는 차이가 굉장히 크게 나는 말이다. 실제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의자에 앉아 있는 습관을 키우지 못했고 집중력도 작다. 공부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듯해 보여도 어려운것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다. 생각을 바꾸면, 자기 자신과 싸우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선수 생활을 하며 경기장에서 9,000개 이상의 슛을 실패했고, 약 300회의 경기에서 패했으며, 26번 승부를 결정짓는 슛을 실패했다. 이것이 내 성공의 이유다.” 이 말은 2006년에 제작된 나이키 광고의 카피로 사용 되기도 했다. 그는 120년 미국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되고 있다.

조던은 소속 팀 시카고 불스를 6번이나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고, 득점왕 10번, 정규 시즌 MVP 5번, 결승 MVP 6번을 차지했으며, 2009년에 농구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가 이렇게 농구의 황제가 된 것은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떨어진 일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개인기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학교 농구 선수로 뽑히지 못한 것은 선수 간의 대화 부족, 즉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뒤에 그는 길거리 농구를 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나갔다고 한다.

성공으로 가는 데에는 결코 지름길이 없다고 한다.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쉽게 ‘나는 공부를 못해’라고 결정해버리는 것은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결론인가? 도대체 공부를 얼마나 해보았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가? 생각의 방향을 바꾸면, 분명히 다른 결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공부를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었다’고.

필자가 아는 지인은 중학교를 다니는 내내 꼴찌를 하다가 공고工高에 진학하였다. 그는 그동안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한 자신을 돌아보며 뉘우쳤고, 방학을 이용해서 국.영.수 기초 학습을 하였다. 고등학생이 되어 정신을 차린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꼴찌가 하루아침에 1등으로 변할 수 있는가? 중학교 과정까지 따라잡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에 입학했고, 많은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해주기도 했다.

우리 인생에서 이처럼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쉽고 편하게 살려고 하지 말고, 어렵고 힘들게 사는 길을 선택하라. 그러면 내가 인생을 쉽고 편하게 살려고 할 때보다 유익하고 더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 학생들과 동유럽 투어를 갔을 때 가능하면 놀고 쉬는 편한 일정이 아니라, 쉴 시간이나 잠잘 시간이나 먹는 시간마저 여유가 없도록 스케줄을 힘들게 잡아서 투어를 진행했다. 빡빡한 일정이 학생들에게 당시엔 너무나 힘들었지만, 투어 후에 학생들은 웬만한 어려움은 능히 견뎌낼 수 있는 학생들로 성장했다.

옛날에 사는 것이 어렵고 가난할 때에는 먹고살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이라도, 내 인생을 바꿀 힘은 깊은 사고력인 것을 알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보자. 그것이 어려우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자. 그러면 지혜로워질 것이다.

글쓴이 오세재

그는 인간의 마음 세계에 대해 관심이 많아 대학원에서 HR(휴먼 리소스) 컨설팅학을 전공했다. 12년째 대안학교 교장으로 있으며, 현재 울산매일, 뉴스경남 신문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마인드 전문 강사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과 필리핀 교육부 공로상을 수상했고, 서경방송과 대만 CBSC 방송에 마인드 토크 강사로 출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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