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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행복하고 싶은 대학생들의 작은 발걸음
최지나 기자 | 승인 2020.10.30 10:13

이번 리더스 컨퍼런스에서는 여섯 나라의 청소년 문제를 의제로 다루었다. 에티오피아의 청소년 폭동, 태국 청소년들의 우울증과 자살, 남아프리카의 높은 청년 실업률, 필리핀 청소년들의 성性의식과 10대 임신, 키리바시 학생들의 학교 중퇴와 자살, 피지의 10대 미혼모 문제가 그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의제 별로 팀을 나눈 뒤 토의했다. 그 가운데 필리핀의 청소년 문제를 발표한 두 팀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필리핀의 10대 임신 현황 및 그 이유

필리핀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 가운데 지난 20년 동안 10대 임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10~14세 소녀들의 출산율이 63% 증가했으며, 15~19세 청소년 가운데 14%가 출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 출산율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으며,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에 10~19세 여성 약 20만 명이 출산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10대 출산의 원인들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낙태금지법이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로 피임과 낙태를 법적으로 허락하지 않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출산보건법’을 제정하여 피임 도구와 약을 판매하려 했으나 아직도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성교육 부재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지 않아 성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가진 학생들이 거의 없다. 청소년 임신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이후, 지역 사회에서 임신 방지 캠페인과 가족계획 강연회를 열고 있지만 주로 여자들만 참여하고 남자들의 호응은 매우 낮다.

10대 임신이 가져오는 문제점

10대 여성의 몸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 요소가 있다. 미성숙한 난자는 조산의 위험성이 높으며, 출산시 아이에게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10대 임산부들은 대부분 학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며, 자녀 양육비를 매춘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살고 있다. 또한, 10대 임신은 경제성장의 저해 요인으로도 꼽힌다. 필리핀 인구개발위원회는 10대 임신이 연간 330억 페소(약 8천억 원)의 손실을 야기해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Solution 1 함께 배우고 성장해 건강한 성인으로_셀프그로우 프로젝트

첫 번째 팀의 프로젝트 명은 ‘셀프그로우Self-Grow’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건강한 성장이 10대 임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혼자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기에,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셀프그로우 프로젝트는 성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지만 논리적 사고가 가능한 11~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첫 번째 교육은 <또래 교사 프로그램>으로 4~5명이 한 팀을 이루고, 팀마다 또래 교사를 두어 친밀한 관계와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해서 어른들에게 물어보기 부끄럽고 꺼내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한다. 이때 또래 교사는 성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교사에게 교육받아서 팀원들에게 우리 몸의 중요성, 자기 결정권, 생리의 원리, 가족계획 등 꼭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을 전달하고 팀원들이 스1스로 성 지식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배운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실천해서 올바른 성 지식과 건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두 번째 교육은 <감정 인지 프로그램>으로, 자신이 현재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게 한다. 화가 날 때 무엇 때문인지 감정의 원인을 찾아보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우게 한다. 또한 자기 마음을 어떻게 들여다보는지,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등 마음의 세계를 가르쳐주는 마인드교육도 실시한다. 자신의 어두운 감정을 확인한 학생들은 또래 친구들과 그 고민을 나누고 대처법과 해결방안을 찾도록 한다. 문제를 혼자 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고민이라도 친구나 선생님과 나누며 해결할 수 있게 한다. 감정인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건강한 마음을 지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세 번째 교육은 <임신 체험 프로그램>이다. 종종 TV 프로그램에서 남자들이 임신 체험을 함으로써 임산부를 깊게 이해하고 출산의 고통도 일부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체험을 10대들이 해봄으로써 무분별한 성관계로 임신하게 되면 고통과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간접 경험하게 한다. 출산은 고통을 동반하고 10대들은 신체가 미성숙 상태여서 그 후유증도 크기에, 임산부 체험을 통해 10대 임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생명의 무게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은 <소책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앞서 이야기한 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면서 각자 느낀 점과 배운 것을 정리한 다음 작은 책으로 만들어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육 내용이 학생들의 눈높이로 수많은 청소년에게 확산될 수 있으며, 교육에 참석한 학생들은 배운 바를 더 깊이 새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Solution 2 너도 애벌레를 벗어나 날 수 있어_나비효과 프로젝트

두 번째 팀의 프로젝트 명은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다. 첫 번째 팀이 10대 청소년 남녀를 대상으로 했다면, 이 팀은 10대 여성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주된 내용은, 자신의 정체성과 소중함을 깨닫고 구체적인 계획으로 진로를 설정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는 것이다. 또한, 이미 미혼모가 된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일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 주저앉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비효과 프로젝트는 여학생 60명을 대상으로 3단계로 구성된 캠프를 진행한다. 1단계는 <성 가치관 개선 프로그램>이다. 성교육 전문 강사가 신체 변화가 2급격히 일어나는 2차 성징과 남녀 신체 구조의 차이, 임신 과정, 생리주기와 배란일 계산법 등 기본적인 성 지식을 가르친다. 또한 학생들이 평소 궁금했지만 그냥 넘어갔던 성과 관련된 지식들을 묻고 답을 듣는다. 조금 낯 뜨거운 내용일지라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감으로써 몰라서 불안했던 것들을 해소할 수 있다.

2단계는 <나비노트 프로그램>이다. 나비노트는 모두 세 가지로 구성된다. 스스로 묻고 솔직하게 답해 봄으로써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자문자답 노트’, 그냥 지나쳤던 하루를 되돌아보고 감사했던 일들을 찾아 적음으로써 자신이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감사 메모장’,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뒤 하고 싶은 일과 꿈을 적어보는 ‘꿈 나비 만들기’, 이렇게 세 가지다. 나비노트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소중함을 발견하고, 자신이 꿈을 꿀 수 있는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3단계는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인생 설계 프로그램>으로, 나비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기까지 과정이 필요하듯, 청소년이 반듯한 성인이 되기까지 필요한 과정들을 설계해 보는 것이다. 자신이 꿈을 이룬 성인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계획을 짜며 미래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가는 시간이다. 이처럼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감으로써 현재의 불안감을 이겨내는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어서 마지막 프로그램인 <직업 체험 부스>를 진행한다. 모든 활동을 마친 후 최종적으로 선택한 진로를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으로, 직업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그 직업을 간단하게 체험하는 이 시간은 청소년들에게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학업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끈이 될 수 있다.

Worth of Leaders Conference

리더스 컨퍼런스 취재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코로나19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대학생들은 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을까?’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꾸었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택했고, 대학 신입생들은 학교 문턱도 밟지 못하고 1학기를 보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현실 앞에서 대학생들이야말로 본인을 위해 앞날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리더스 컨퍼런스는 이런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주었다. 세계의 대학생들이 온라인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한 자리에 모여, 자기 앞날에 대한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뜻이 같은 대학생들이 진지하게 토의하며 의견을 모았다. 그들이 내디딘 발걸음이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해도 큰 걸음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나의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 아래 활동하는 리더스 컨퍼런스. 여기에 함께 행복하게 사는 미래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있다.

최지나 기자  4153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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