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의 고2 아들 문대통령에게 편지…형, 유엔 조사 촉구 활동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아들 A군(고2)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이씨의 형 이래진씨가 8일 오후 청와대에 전달했다.

편지에서 A군은 아버지를 월북자로 규정한 데 대한 원망과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비판,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대한 호소의 글을 빼곡히 담았다. 

편지에서 이군은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어린 동생과 저, 엄마는 매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을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었다.

아울러 이군은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아빠가 나라의 잘못으로 오랫동안 차디찬 바다에서 고통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다"며 "구가는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연평도 피격 공무원의 아들 이모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자필 편지 전문.
연평도 피격 공무원의 아들 이모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자필 편지 전문.

언론을 통해 이군의 편지가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메시지를 낸바 있다. 문 대통령이 메시지를 낸 6일 청와대는 이군의 편지가 도착하는대로 대통령이 답장을 할 예정이며, 언론에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피격 공무원의 형은 이번 피격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받기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난 5일에 만났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해야한다는 뜻을 밝히고, 공동조사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시신 회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래진씨는 다음날인 6일 유엔의 진상조사 촉구 서한을 유엔북한인권사무소에 전달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앞에서 "북한이 비무장 민간인인 동생을 10여발의 총탄으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유엔에 알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많은 생명이 북한의 만행으로 희생됐지만 이번처럼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국민들은 처참한 상화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문제가 단순히 피격 사건이 아닌 북한의 만행이 널리 알려져 반복되지 않는 재발방지를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며 "북한의 만행을 멈추게 하고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인권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한 이 씨는 전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웜비어 사례가 있으니 그 가족들과 연대해 정확한 내용을 청취하고 협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 있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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