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뉴스&이슈 정치&사회
北,부유물 의지한 韓민간인 발견 6시간 뒤 해상에서 사살 후 불태워소연평도 공무원 피격 [1] 그날 무슨 일 있었나?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9.25 23:50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의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씨(47)가 북한군에 사살당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꽃게잡이 성어철을 맞아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려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었던 공무원 이모씨는 21일(월) 오전 11시30분쯤 소연평도 남쪽 2.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같은 배에 타고 있던 동료들이 이씨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당국에 실종 신고 했다. 이에 해군, 해양경찰, 해양수산부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선박과 항공기를 동원해 이씨 수색에 나섰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은 이날 저녁까지 계속됐고 다음 날까지도 이씨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등에 설치된 군 감시 장비 어디에서도 이씨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군 당국은, 이씨 실종 다음 날인 22일(화) 오후3시30분쯤 북한 수산사업소 단속정이 황해도 등산곶 앞바다에서 실종자 이씨를 발견했다는 정황을 입수했다.

군 당국이 당초 이씨를 수색했던 NLL남쪽이 아닌 북쪽 3~4km해상,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군에 따르면, 실종자 이씨는 발견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한 명 정도가 의지할 수 있는 부유물(둥근형)에 기진맥진한 상태로 바다 위에 떠있는 상태였다.

이씨를 발견한 북한군은 방독면과 보호의를 입고, 이씨가 해상에 떠있는 상태에서 표류 경위를 묻는 ‘해상 심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문 후에도 이씨와 단속정은 거리를 유지한 채 있었다. 이씨는 계속해서 바다 위에 계속 떠있는 상태였다.

이날 오후 6시36분쯤 북측이 실종자 이씨를 발견했다는 첩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처음으로 서면 보고됐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첫 서면 보고를 받은지 약 3시간 뒤에 북한군은 만행을 저질렀다. 22일(화) 밤 9시 40분쯤, 북한군은 이씨를 사살했다. 군 당국이 밝힌 첩보에 따르면, 이씨 총격 직전 단속정 북한군이 상부(북한군 해군 지휘부)로부터 사격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북한 단속정이 이씨와 접촉한 지 6시간 만이다.   

바다에 떠 있는 상태로 사살된 이씨의 시신은 북한군에 의해 참혹하게 불태워졌다. 군 당국은 22일(화) 밤 10시11분쯤 시신을 태우는 불빛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불빛은 40분 정도 지속됐다는게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설명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이씨를 사살한 것도 모자라 바다 위에서 불태운 행위는 '의도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와 국방부는 북한군에게 발견된 이씨가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져 훼손당했다는 첩보를 이날 밤 11시쯤 보고받았다.

이어 약 2시간 뒤인 23일(수) 새벽 1시, 청와대 관계장관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 쪽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화상연설이 전 세계로 나가고 있었다.
같은날 새벽 1시26분부터 42분까지 약 16분간의 화상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해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발표를 했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해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이미 공무원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해상에서 참혹하게 피격된 지 4시간이 흐른 뒤였다.

23일(수) 새벽 1시 26분부터 약 16분간 전 세계로 방영된 문재인 대통령의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청와대 영상 갈무리)

이 화상연설은 15일에 사전녹화 되었고,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됐다. 이씨의 피격 관련 첩보가 청와대에 이미 들어온 뒤에도 문 대통령의 연설을 지연하거나, 취소 없이 그대로 진행했던 것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UN화상연설이 나가고 다음날인 23일(수) 오전 8시 30분, 청와대 참모진들은 문 대통령에게 이씨의 피격 관련 첩보를 대면 보고했다. 보고 받은 후 문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들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청와대나 군 당국의 대국민 발표는 없었고, 국민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대신 군 당국은 23일(수) 오후 4시 15분 유엔사와의 합의를 통해 대북 전통문을 보냈다. 이미피격된 정황을 파악하고, 북한에 실종된 이씨의 행방 확인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군의 전통문에 대한 북한의 응답은 없었다.
그리고 이날 저녁 국민들은 언론보도를 통해서 처음으로 공무원 이씨가 북한군에게 총살을 당하고 시신이 바다 위에서 불태워졌다는 소식을 처음으로 접했고, 북한의 만행에 분노했다.

군은 이씨가 피살된 뒤 약 36시간 지나서 24일(목) 오전 11시에야 공식 규탄 입장문을 냈다. 청와대는 24일(목) 오후 5시 15분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안보실장으로부터 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 받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 말했다고 전했다.

24일(목) 오후 3시 청와대 서주석 NSC 사무처장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을 규탄했다. (사진 KTV갈무리)
24일(목) 오후 5시 15분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충격적 사건, 어떤 이유로도 용납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 KTV갈무리)

이보배 기자  news@dailytw.kr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보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