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 결과중심, 이윤추구. 그 의미로 볼 때 매우 차가워 보이는 단어들이 아닐 수 없다. ‘함께’보다 ‘먼저’를 외치며, 남들을 이기고 앞서려고 한다. 정이 가득했던 사회는 이제 옛말 같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냉정해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한편으로 늘 정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가장 중시하는 조직이다. 그렇지만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돈에 목숨을 거는 냉혈한은 아니다. 필자도 그렇고 주위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목표를 갖고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고객 역시 따뜻함을 갈망하기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모여 힘을 합쳐 일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따뜻한 마음의 지표라 할 수 있는 공감과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보자.
공감의 힘, 함께 하는 조직 생활에 꼭 필요한 덕목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가 바람직한 것처럼, 직장도 다른 이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즉, 공감능력은 조직 생활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필자는 사람을 채용할 때 지원자가 자신의 기분에만 집착하는지, 편협한 사고를 갖고 있는지를 보려고 노력한다. 더 나아가 그가 조직 내 선후배와 동료, 고객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언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하려 한다.
실제로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더 나은 정보를 얻게 되며,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올린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공감능력이 어떤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취업이라는 경쟁 상황에서 혼자 공부하다 보면 고립된 감정에 빠지기 쉽다.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형제자매, 가까운 친구들까지 그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어 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심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동화되어 보자. 그리고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나아가 갈등이 생겼을 때 절충안을 찾을 수 있게끔 해준다.
사랑의 힘, 문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포용하려는 마음
사랑은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꼭 연인이나 가족이 아니어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보여주는 마음이 사랑일 수 있다. 직장이나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이 말이 꽤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회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 가치를 올리고자 자기계발에 힘쓸 줄 알고 가족과 동료, 고객을 아낄 수 있으며 일을 사랑하고 회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한다.
사랑은 계량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이다. 기침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눈빛부터 다르다. 누가 봐도 한 번에 눈치챌 수 있을 만큼 표시가 난다.
그 표시는 ‘설렘’이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만나면 더욱 설렌다. 함께 무언가를 할때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무엇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평소라면 웃지 않을 일에도 금세 기쁨이 넘친다.
세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모두 긍정적으로 보이고, 기쁘게 희생하여 포용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 조금 무리한 조건이나 많은 일도 기꺼이 감당한다. 사랑의 에너지가 내는 활력이 삶에도 에너지가 넘치게 한다.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눈빛이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직원은 눈에서 빛이 나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역경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직원이 있는 조직은 늘 활력이 넘치고 어려운 업무도 책임지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사랑 훈련, 공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어가는 과정
사랑은 숭고하다. 운명적이며 자연스럽게 솟아난다. 사랑에는 인위적인 요소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도 훈련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방법으로 ‘사랑 노트’가 있다. 노트 페이지마다 특정 인물의 이름을 쓰고 그 아래에는 칭찬할 점과 감사한 점, 전하고 싶은 말과 행동 같은 항목을 쓴다. 요즘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메모할 수 있으니 어디서나 사랑의 마음을 훈련할 수 있다. 물론 자기 자신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해야 비로소 남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트를 완성했다면 사랑의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함께 팔짱을 끼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둘만의 시간 갖기, 어머니와 함께 영화 보기, 일요일 하루는 가족을 위해 식사 준비하기 등 작고 사소한 것이어도 좋다. 진심이 담겨 있다면 이런 훈련은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런 훈련 과정은 사랑할 줄 아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면접 자리에서 자신이 어떻게 공감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훈련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전달할 수 있다. 흔적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지원 회사를 어떻게 사랑하고자 하는지를 표현한다면 여러분의 진실성을 보여주고 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힘든 사회를 살고 있다. 그렇지만 공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나아간다면 어려운 역경을 딛고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글쓴이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