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카스타 바제, 세계 여자 복싱 챔피언

13살 때 보디빌더였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체육관에 갔다가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합이 두렵기도 했지만 첫 경기를 ‘넉아웃’으로 이기며 복싱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복싱을 하면 할수록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공부와 권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오자 가족들은 공부를 하라고 했습니다. 권투는 여성을 위한 스포츠가 아니라며,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했죠.

‘아니야, 성공할 수 있어!’ 하고 오기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중미 지역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장학금을 받아서 대학 등록금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선발전에 나가지 못해 장학금을 박탈당해 프로로 전향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 혼자서 노력해 보았지만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복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새로운 체육관을 찾아다녔고, 그곳에서 ‘마르코 델가도’ 코치를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부모님에게 겨우 차비를 받아서 체육관에 갔습니다. 차비가 없는 날에는 몇 시간 동안 뛰어서 가기도 했습니다.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쳤습니다. 하루는 복싱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했는데, 저에게 한마디도 안 하셨던 코치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카스타, 너는 네가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걸 믿니?” 깜짝 놀랐습니다. 코치님은 제가 훈련하는 것을 오랫동안 봐왔다며, 자신과 팀이 되면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훈련을 받을 때 코치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에 대해 꿈을 가진 코치님 덕분에 저도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3시부터 조깅을 했고, 줄넘기를 끊임없이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제겐 다른 길이 없었고, 코치님이 저를 위하는 것을 알았기에 믿고 따를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16년에 처음으로 세계챔피언 도전권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매니저가 제가 시합을 하고 한 달 뒤에 챔피언 도전전을 갖기로 계약해, 충분한 연습 없이 경기에 나섰습니다. 상대는 저보다 신체 조건이 훨씬 좋은 멕시코 선수였습니다.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패기로 경기에 임했지만 9라운드가 되자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코치님에게 ‘더 이상 못하겠으니 글러브를 벗겨 달라’고 했습니다. 코치님은 할 수 있다며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운 좋게 이겨서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승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017년에 처음 패배했고, 2018년에 다시 졌습니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지 모르지만 코치님과 매니저가 함께했기에 2019년에 다시 세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저는 3개의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는데,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혼자였다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새벽부터 깨워 훈련을 시켜준 코치님과 좋은 시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뛴 매니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제가 잘한 것이 있다면, 저희 팀을 믿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 또한 저를 믿어주었습니다.

함께였기에, 그리고 믿었기에, 우리 팀이 먼 곳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카스타 바제 Yokasta Galeth Valle Alvarez
현 IBF(국제 복싱 연맹) 라이트 플라이급 세계 여자 복싱 챔피언이다. 니카라과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코스타리카에서 선수로 활동 중이다. 현재까지 총 22번의 시합 중 20번 이기고, 2번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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