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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밥 한번 먹자”

친구들끼리 흔히 쓰는 인사말이다. 한국에선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건 또 하나의 만남, 인연을 뜻하기도 한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도 나에게 ‘밥’의 의미는 특별했다.

1년간 탄자니아에서 지내며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필라우Pilau’였다. 이 음식은 손님이 오거나, 생일, 축제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다. 양파와 고기 그리고 갖가지 향신료가 어우러진 것으로, 한국 음식 중에선 볶음밥에 가깝다.

내가 필라우를 좋아하게 된 건 내 친구 캐시 때문이다. 하루는 캐시네 구멍가게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다시 돌아오려는데 캐시가 나에게 밥을 먹고 가라며 ‘필라우’를 건넸다. 한 사람이 먹으면 알맞을 양을 둘이서 나눠먹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눠주는 캐시의 마음이 고마웠다. 손해 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다.

맛있는 것도 별로 없고, 먹을 것도 부족하지만 마음만큼은 넉넉하고 따뜻한 탄자니아 사람들. 나는 그들과 따뜻한 밥을 함께 나누며 1년을 지냈고, 그렇게 사는 날들이 즐겁고 행복해서 1년을 더 지내려 한다.

글=박소망
지난해, 탄자니아로 해외봉사를 떠났다. 한국에선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는데, 열린 마음으로 다가오는 탄자니아 사람들과는 금세 가까워져 친구가 되었다. 올해도 탄자니아에 남아 한 해 더 봉사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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