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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당한 왕따 트라우마, '개강이 두렵습니다'고민상담소
고은비 기자 | 승인 2020.04.21 14:34

올해 대학생이 된 새내기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제게는 세 명의 단짝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라지고, 직설적인 제 성격 탓에 사소한 오해가 생기면서 학교와 학원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그 후,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두렵고 자신이 없었어요. 친구들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요. 다행히 3학년 때는 저를 도와주는 한 명의 친구가 있었어요. 하지만 늘 ‘이 친구는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이 친구마저 떠나면 어떡하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개강이 무척 두렵습니다. 친구들을 어떻게 사귀어야 할지. 4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현재 코로나로 개강이 점점 미뤄지고 있는 것이 한편 반갑기도 해요. 하지만 언젠가 학교를 가야하는 날이 오겠죠. 저는 언제까지 이런 고민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20살 신입생, S양

<솔루션 1>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연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선, 질문자님께서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환경, 대학교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두렵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지역, 비슷한 환경에서 모인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대학진학이라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일상을 공유하며 지냅니다. 그렇다보니 같은 친구들과 늘 무리지어 다니게 되며, 친구들의 사소한 허물이 더 크게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대학은 다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열린 공간이지요. 고등학교처럼 정해진 무리에 속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연스레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오히려 사연자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교사로 그리고 인성교육가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것이 있어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구나’라는 점이예요. 신기한 것은 사람을 계속 만나다보면 처음 만났을 땐 느끼지 못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물론, 한결 같이 밝고 매력적인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사람은 괴팍하고 까다로워 보여도 그 마음속 깊이, 그윽한 맛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 배, 사과, 포도가 각기 다른 맛을 가지고 있듯이요. 사연자님도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사연자님도, 친구들도 미성숙했기에 그 맛을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왕따를 겪는 것은 슬프고, 힘겨운 일이예요. 하지만 그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누구보다 관계의 소중함을 알게 되며, 연약하고 부족한 사람도 안을 수 있는 넓은 품을 가지게 됩니다.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길 바랍니다. 사연자님은 누구를 만나도 사람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테니까요.

도움말=변미라
도움말을 준 변미라님은 35년간 중고등학교 과학 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의 마음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는 청소년 인성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는 중이다.

<솔루션 2> 이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깜짝 놀랐어요. 사연 주신 분의 이야기가 어쩜 저랑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지. 저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교에서 왕따를 당한 적 있어요. 반 친구랑 크게 싸운 후,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2년간 공식 왕따였답니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러진 못했어요.

저도 사연자님처럼,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대학교에 가면, 사람들에게 잘 보여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라는 마음이 컸어요. 2년간 그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러다 대학에 진학했고 저는 당초에 세웠던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1~2년간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어요. 제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저희 과내에서는 소위 ‘인싸’로 지냈답니다. 하지만 뭔가 허전했어요. 잘 지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만한 사람은 없었거든요. 어느 날, 저와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동민아, 나는 2년간 너를 알고 지냈지만 너란 사람을 잘 모르겠어. 사실 한 번도 너의 속마음을 들어본 적이 없어” 큰 충격을 받았어요. 생각해보니, 저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제 진짜 마음’은 항상 숨기며 살았더라고요. 그때부턴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친구들에게 솔직한 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고맙게도, 그때부터 친구들과 더 가까워졌고 지금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내고 있답니다.

먼저, 사연자님도 대학에서 얼마든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한다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다만, 서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약점도 품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그런 친구를 사귀길 바랍니다. 확실히,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을 때 대학생활도 더 즐겁고 슬픔이나 어려움도 이겨내기 쉽더라고요.

도움말=김동민
도움말을 준 김동민 님은 대학 입학 후, 고등학교시절 당했던 왕따를 극복했다. 해외 봉사 활동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졸업 직전까지도 동아리 회장으로까지 활동했다.

고은비 기자  press4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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