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첫 번째 10대 사망, "의료보험 없어 치료시기 놓쳐"
민간 보험사·병원이 주관하는 美 의료보험… 전체의 60%는 ‘최저 보장’

(뉴욕=김한별 글로벌리포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한 고교생이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긴급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며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30일 영국 더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에서 숨진 학생은 윌리엄 황(당시 17세)군이다. 렉스 패리스 캘리포니아 주 랭커스터 시장은 “병원에서는 이 소년이 의료 보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치료해 주지 않았으며, 그들은 그에게 공공병원인 앤털로프밸리병원 응급실에 가라고 했다.”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로했다. 패리스 시장은 또한 “황군이 병원으로 가는 도중 패혈증 쇼크로 인한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황군이 긴급치료를 거부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BBC는 “미국이 위험하다. 시스템 미비와 비싼 의료체계 때문이다.”라며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의료 체계가 코로나 확산사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민간 보험사·병원이 주관하는 美 의료보험… 전체의 60%는 ‘최저 보장’

미국은 민간의료보험사와 민간병원이 의료보험을 주관하고 있다. 3억 2700여만 명 미국 인구 중 10% 정도가 건강 보험에 가입이 되어있지 않으며 불법 이민자가 약 1,100만 명 정도이다. 미국인 60% 이상이 가입한 민간보험 또한 대부분이 기본 보험 형태이다. 기본 보험이 가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의심 증상이 있어도 비싼 의료비용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어떤 이들은 한국에서처럼 검사 및 입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억 단위 영수증’이 날아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나온 확진자들 대부분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라는 분석과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3월 31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전역의 확진자 수는 17만4천467명이다. 미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코로나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미국인 2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의료체계는 경제 여건이나 이민자 신분에 따라 사람들이 병원의 도움을 받는 데에 심각한 불균형을 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는 바이러스를 통해 의료 보험과 그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 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앞으로의 의료 문제에 있어서 의료 체계의 현명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미국)=김한별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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