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인성up Mind 칼럼
[박옥수 마인드칼럼] 나를 향한 기대를 버리고 시민을 위하는 길로후안 크루스 만사노 시장의 선택
박옥수 | 승인 2020.04.01 11:25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 때문에 삶이 뒤틀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위할 수 있다면 어떤 길이든지 주저없이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는 아픔과 고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을 버리면, 사랑과 행복으로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IYF 월드캠프를 개최했을 때,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정부 관계자 여러분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때 아레시보 시의 시장님은 캠프에서 큰 감명을 받아 “푸에르토리코의 청소년들을 위해 아레시보에서도 월드캠프를 꼭 개최하고 싶습니다.”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자리에 아레시보와 이웃한 마나티의 시장님도 참석했는데, 캠프의 폐막식은 마나티에서 하자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아레시보 시장님이 양보해서 그렇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015년 푸에르토리코 월드캠프 폐막식이 마나티에서 열렸다. 후안 시장은 IYF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듬해 가을, 푸에르토리코에서 월드캠프가 개최되었고, 폐막식을 하는 마나티 시에서 후안 크루스 만사노 Juan A. Cruz Manzano 시장님을 만났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그 분은 그 도시에서 40년째 시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에서 40년 동안 재위했던 왕은 여러 명 있어도, 선거로 선출되어 40년 동안 재임한 시장은 아마도 그분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장님은 자신이 어떻게 오랫동안 시장으로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나는 무얼 위해 살아야 하지?

시장님은 젊어서 월남전에 참전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풍토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긴 뒤 병든 몸을 안고 푸에르토리코로 돌아왔습니다. 귀국한 지 얼마 안돼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셨고, 온갖 방법으로 애를 썼으나 결국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불행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어린 아들이 암에 걸렸습니다.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려고 몸부림쳤지만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한창 젊은 나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힘차게 달려갈 그 시기에 그는 삶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기쁨이나 소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나티 시를 관광 중인 캠프 참석자들,

그는 멈춰 서서 ‘이제 나는 무얼 위해 살아야 하지?’ 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나를 위한 삶은 완전히 실패였다. 이제부터 남을 위해 한번 살아 보자. 어차피 기대할 것 없는 내 인생, 고향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시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시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그의 진정 어린 마음에 시민들이 시장으로 뽑았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28세였습니다.

회사를 마나티로 이전하십시오

그가 시장이 되었을 때 마나티는 아주 가난하고 조그만 바닷가 도시였습니다. 그는 이 도시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래, 여기에 해외 기업들을 유치하자!” 이런 뜻밖의 계획을 세웠고, 마나티의 환경이 제약회사에 적합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직접 발벗고 나섰습니다. 미국의 제약회사를 찾아다닌 것입니다. 처음에 미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이 젊은 시장에게 물었습니다.

“미국에 왜 갑니까?”

“우리 시의 발전을 위해 제약회사 사장들을 만나러 갑니다.”

“제약회사 사장들을 만나는 게 시의 발전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시의 재정이 빠듯한데 시장이 비행기 타고 놀러 다닙니까?”

“아닙니다. 일하러 갑니다.”

자신의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미국으로 갔습니다. 물론 미국에 간다고 해서 제약회사 사장이 그를 기다려주고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랫사람을 만나고, 다시 그 윗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푸에르토리코의 마나티로 회사와 공장을 옮기면 무엇이 좋은지 설명했습니다. 어느 제약회사에서 그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침내 그 회사 사장을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푸에르토리코 마나티 시에는 공장 부지로 쓸 넓은 땅이 많고 땅값도 쌉니다. 공장에서 일할 인력도 풍부하며 인건비도 쌉니다. 더욱이 자연환경이 좋아서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약들을 공기가 맑고 깨끗한 곳에서 만든다면 약을 사는 사람들이 훨씬 좋아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도시로 오면 모든 세금을 대폭 감면해 주겠습니다.”

그의 열정적인 설명에 마나티로 가서 직접 보겠다고 했고, 현지답사를 마친 사장은 회사를 그곳으로 옮기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가난한 마나티 시민들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늘 비슷한 하루하루가 이어지던 조용한 바닷가 도시 마나티에 갑자기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미국 제약회사의 건물과 공장이 지어지기 시작했고, 완공 후에는 일할 사람들을 모집해 마나티 시민들 대다수가 제약회사의 직원이 되었습니다.

젊은 시장님은 제약회사가 낸 세금으로 도로를 잘 닦아서 물류 이동이 편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다른 제약회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가난하고 조그마한 바닷가 도시였던 마나티 시(1968년).
후안 크루스 시장이 제약회사를 유치하면서 건물과 공장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마나티로 옮긴 제약회사의 성공 사례를 설명해주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나타났고, 이후에 더 많은 제약회사들을 마나티 시로 유치시킬 수 있었습니다.

제약회사들이 들어온 뒤 어부였던 시민들이 번듯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받는 임금이 푸에르토리코에서는 큰 돈이어서 자연히 소비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제약회사를 따라 미국 물건들도 들어와서 도시의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었습니다. 또한,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세금을 감면해 주어 도시 재정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시장님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족하게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시민들의 삶이 나날이 좋아졌습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이 무너지면 사람이 달라진다

제가 마나티를 방문했을 그때,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시를 위해 일들을 계획하는 후안 시장님을 며칠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시장님은 저에게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라고 했습니다. 마나티 시민들은 그분을 40년 동안 시장님으로 선출했습니다. 4년마다 선거를 한다면 10번 재선이 된 것입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시장님을 존경하고 따르지만, 젊고 유능한 사람에게 시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줄 때가 되었다며 시장님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마나티 시민들이 보기에 시장님은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우선 이전의 시장들이 일했을 때와 지금 시장이 일할 때가 너무 달랐습니다. 후안 시장님은 일반인과 다른 가치관, 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시장은 보통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걸 어떻게 생각해냈지?”

시장님은 그 질문에 대해 단순하게 말합니다.

“제약회사 유치는 제 인생에서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저는 그냥 돈을 벌려고 월남전에 자원해 갔는데 돈도 못 벌고 병만 얻어서 왔습니다. 제가 돌아온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고, 그 뒤에 어린 아들도 병에 걸려 제 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를 살리려고 발버둥쳤으나 못 살렸고, 암으로 죽어가는 아들에게도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이분은 ‘나에게 기대할 게 아무것도 없다. 내가 가졌던 기대를 다 버리고 나 아닌 다른 데서 기대를 찾아보자’ 고 생각했습니다.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안에 기대를 가지고 사는데, 놀랍게도 이분은 자기 밖에 있는 것에서 기대를 찾기 시작했고,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세계 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이 무너지면 사람이 달라집니다. 누구든지 시장이 되면, 그 도시의 시민들도 잘돼야 하고 시장 본인도 잘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후안 시장님은 다른 데엔 다 투자해도 자기 자신에게는 투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위해 살면 결국 또 실패할 것이라서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이분은 ‘내가 시민들을 위해 무얼 해야 할까?’만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위하려는 생각들을 시민을 위하려는 생각으로 돌려 놓으니까, 이분은 다른 사람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일들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진해갔습니다.

이 못난 놈, 이 못난 인생!

실패를 처음부터 원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패는 우리 삶에 새로운 길을 볼 눈을 줍니다. 제 생애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 하루 있었는데, 열아홉 살 때였습니다. 저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기술하사관에 지원했습니다. 지원만 하면 대부분 합격하니까, 떨어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체검사에서 앞니가 조금 부러졌다고 제가 불합격했습니다. 당시 우리 집에는 돈 생길 곳이 없었습니다. 닭 몇 마리가 있었는데, 그 닭들이 낳은 달걀을 닷새 동안 모으면 스무 개쯤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짚으로 달걀 두 꾸러미를 만들어 장날 가져가 팔았고, 그것이 우리의 주 수입원으로 비누와 성냥 사는 데 썼습니다. 조금 큰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쌀을 팔았습니다. 우리 식구 일 년 겨우 먹을 만큼 농사를 짓고 있었기에, 쌀을 팔면 양식이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점심에는 밥에 채소와 물을 많이 넣고 죽을 멀겋게 끓여서 먹었습니다.

제가 돈을 벌어 집안도 돕고 제 앞가림도 해야 하는데, 마지막 길로 알고 지원한 기술하사관에 떨어진 뒤 극심한 절망이 찾아왔습니다. 전에는 제가 똑똑하고 잘났다고 속으로는 생각했습니다만, 그날 이후 그런 생각이 다 부서졌습니다. ‘난 억수로 안되는 인생이네.’ 하면서 5개월 동안 철학자가 된 것처럼 많이 생각하며 보냈습니다. ‘이 못난 놈, 이 못난 인생!’ 제가 어리석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기대를 걸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것이 제 삶을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후안 시장님은 자신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뒤 고향 마나티를 위해 살려는 마음을 가졌고, 저는 성경을 믿어 목회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살았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후로 저는 아주 많은 일들을 했고, 결정해야 할 일들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제 생각이나 판단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시장님이 자신을 향하는 방문을 잠그고 시민들을 위하려는 방문을 활짝 열었듯이, 저도 나를 믿는 문을 잠그고 성경을 펴서 성경은 뭐라고 말하는지 찾았고 그대로 했습니다. 그렇게 사는 동안 제가 행복해지고, 제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랑과 행복으로 집을 짓는 사람

사람들은 쉽게 자신을 높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낮은 자세로 배우는 것 같다가 어느 정도 알았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척하지만 마음은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처럼 자신이 높아지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절대로 자기 밖에서 기대나 소망을 찾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갑니다. 처음엔 잘 가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서 세워 놓았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봅니다.

그때라도 자신에게서 돌아서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을 찾고 참된 지혜를 얻는데, 외형은 무너져도 마음에서는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여전히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기에, 가야 할 길을 보지 못하고 불행하게 인생을 마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 때문에 삶이 뒤틀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드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위할 수만 있다면 거짓말도 하고 도둑질도 하고 어떤 길이든지 주저없이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는 아픔이 있고 고통이 있습니다.

시장님이 자신을 위해 살다가 아버지와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하여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길에서 만나는 아픔이나 고통들은 자신만을 위하는 길에서 돌아서게 해주는 좋은 기회입니다. 세상에서 나 하나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높이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자신의 유익과 무관한 일인데도 그 일에 가치를 느껴, 다른 사람들 눈에 미련할 정도로 자신을 희생합니다.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에서 등을 돌린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자신을 위하려는 생각을 마음 중심에 두어서는 안됩니다. 참된 지혜나 사람에 대한 사랑 등이 마음 중심에 자리해야 합니다. 거기에서 우리 마음이 따뜻해지고, 거기에서 기쁨이 생겨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을 버릴 때 그 사람은 사랑과 행복으로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 찾아온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마음을 파는 백화점>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 <마음밭에 서서> <내가 왜 그랬을까> 등 5권을 집필했으며, 최근엔 <마인드교육 교사를 위한 전문가 과정>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옥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