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잔혹한 수법이 동원된 초유의 디지털 성폭력 사건인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 마련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공유하는 채팅방(일명 ‘박사방’)을 운영하던 조 모 씨(25)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성 착취 대화방을 조사해 왔으며, 그 결과로 이번 조 모 씨 등 총 124명을 검거했으며 조씨를 포함해 18명을 구속했다.

‘n번방’은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이용한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성착취 사건이다. 이번에 붙잡힌 조 모씨 외에도 ‘n번방’이라는 여러 채팅방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조 씨가 운영하던 ‘박사방’이었던 것.

가해자는 미성년자와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퍼뜨리거나 돈을 받아 판매했다. 뿐만아니라 지인의 사진을 합성해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박사방’의 경우 7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16명이 미성년자다.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조 씨가 제작한 성 착취 영상과 불법촬영물을 보거나 유포한 사람은 최대 26만 명으로 추정된다.

시민들은 공범자로 지목되는 26만 명의 인원수에 개탄스러워하며, 이러한 사건이 수면에 다시 한 번 드러난 만큼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 모 씨에게는 현재 7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조 모 씨의 채탱방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고, 조 씨 처럼 또 다른 ‘n번방’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물론, ‘박사방’ 회원 26만 명에 대해서도 수사에 들어 갔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단순히 시청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해 강경대응하기로 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신고 프로젝트 리셋(ReSET, Reporting Sexual Exploitation in Telegram이 지난 20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3월 18일 오후 기준 디스코드 내 디지털 성범죄 서버는 112개에 달했고 이 서버를 이용한 가해자들은 단순 추산 시 30만 명”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들이 다른 메신저로 불법 촬영물과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어, 리셋은 “지금 상황이라면 다음 ‘박사’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국제공조수사 협조 요청, 디지털 성범죄의 전담부서 신설, 양형기준 강화와 불법 수익 환수를 위한 강력한 제도 마련, 함정수사 허용, 플랫폼에 대한 처벌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앞 다퉈 관련 법 개정안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형법 개정안’,‘성폭력처벌법 개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n번방 사건의 ‘재발 금지 3법’을 발의했다. 미래통합당은 사건 용의자들의 신상공개를 요구하고, 국민의당은 21대 국회 최우선과제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용의자 조 모 씨의 신상공개에 대한 국민청원이 215만 명을 넘기며 역대최고를 기록했다. 시민들은 이번 n번방 사건이 미성년자들에게 잔혹하고 이를 공유한 사람이 26만 명에 달한다는데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개탄스러워 했다. 

텔레그램 '박사방' 채팅방을 운영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20대 남성 조 모씨. (kbs뉴스 화면 갈무리)
텔레그램 '박사방' 채팅방을 운영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20대 남성 조 모씨. (kbs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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