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고 먼 길을 가려거든 말편자부터 고치라’는 말이 있다. 편자란 말발굽을 보호하고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바닥에 고정시키는 C자 모양의 쇠붙이다. 말의 신발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사극이나 영화 등에도 말을 타고 가던 사람이 생각지도 못하게 편자가 떨어져 낭패를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별 것 아닌 것 같은 사소한 습관이나 잘못된 자세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바람에 인생이란 경주에서 힘차게 달려가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접한다. 이번호에서는 이런 방해요소 3가지를 살펴보겠다.

방해요소#1: 트렌드

2018~2019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대변해주는 키워드 중 하나가 소확행이었다. 점심은 편의점에서 해결하지만 커피나 디저트는 고급 카페를 찾거나, 한 달에 한두 번씩 특급호텔에 투숙하여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등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세태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2020년에는 소확행을 넘어 ‘플렉스’가 대세가 되고 있다. 플렉스flex는 ‘구부리다’라는 본래의 뜻에서 ‘몸 좋은 사람들이 등을 구부려 근육을 자랑하다’는 뜻으로 그 의미가 넓어졌다. 최근에는 래퍼들을 중심으로 1020세대에서 ‘돈을 쓰며 과시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실제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플렉스한다’는 명목하에 알바나 직장생활로 번 돈을 모아 명품을 ‘지르고’, 이를 SNS 등에서 자랑하는 소비행태가 크게 늘고 있다. 어느 백화점은 연간 1억 원 이상 명품을 산 VIP들 중 20대의 비율이 2016년 28.5%에서 2018년 38.7%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물론 애써 모은 돈을 원하는 데 쓴 것을 잘못되었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소비의 목적이 자기만족이 아닌, 과시에 있다면 어떨까? 혹 잘못된 트렌드에 현혹되어, 자신의 꿈이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쓸 소중한 자금을 순간의 만족에 쓴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방해요소#2: 편향된 정보

트렌드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도 우리의 발목을 잡곤 한다. 택시를 타 보면 간혹 수다스런 택시기사가있다.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한 대화는 자식자랑으로 넘어가더니, 어느새 라디오에서 나온 뉴스를 주제로 심도 깊은 토론으로 흘러간다. 아주 생생한 이야기를 곁들여 강한 정치색을 내비치는 기사도 있다. 한번은 기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기사님은 어떻게 이런 상세한 정보를 접하셨나요? 직접 경험해 보셨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하다. “아니요. 경험한 건 아니고 주변에서 그렇다고 하던데요.” 어디서 그런 정보를 들었는지 궁금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TV나 신문·라디오·인터넷 등을 타고 무차별적으로 생성되고 퍼지는 정보에 휘둘린 나머지, 정작 자신만의 생각이나 견해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지인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이를 자주 느낀다. 의도를 갖고 전달한 정보를 비판없이 받아들이면 팩트가 아닌, 편향된 주장에 휘말려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많은 정보 속에서도 우리는 팩트를 분별하고,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나만의 견해를 정립할 수 있어야 한다.

방해요소#3: 스마트폰

가장 흔한 공부법이 독서다. 그런데 모처럼 마음잡고 자리에 책을 펴고 앉은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는 존재가 있다. 스마트폰이다. 새 메시지나 SNS 게시물의 도착을 알리며 쉬지 않고 울려대는 통에 나도 모르게 책 대신 스마트폰을 집어든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주간경향>에 실린 과학칼럼에 따르면, 2019년 초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의 과학자들은 ‘인터넷이 뇌에 끼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필요한 정보는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는 생각에 뇌는 읽은 내용을 애써 기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이는 기억력 저하로 이어진다.

정보 하나를 이해하기도 전에 다른 정보가 이어지는 인터넷의 ‘연속성’은 사용자를 더 산만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지인들의 새 소식부터 전 세계의 이슈들까지 신경쓰다 보면, 정작 ‘내 일’을 할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래서 필자는 집중력과 능률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스마트폰의 알림을 꺼두거나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두는 등 물리적 거리를 둔다. 스마트폰의 방해가 없어지자 온전히 집중해서 책을 읽고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요즘은 스마트폰 자체에 일정시간 알림을 꺼놓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고,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된 시간만 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앱도 있다. 조금만 스마트폰을 멀리한다면 낭비하던 시간을 아끼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지금까지 우리 삶에서 역량의 결집을 방해하는 요소인 잘못된 트렌드, 편향된 정보, 스마트폰 등을 살펴보았다. 이밖에도 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흐리게 하는 다양한 방해물이 존재할 것이다. 새 봄을 맞아 방을 정리할 때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은 폐기하듯, 이런 요소들을 제거한다면 삶의 가치와 능률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글=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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