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특집 ④ 알바생의 솔직담백 문답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좋은 알바의 조건 1위는 ‘사장님과 동료 등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은 곳’이었다. 알바하며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알바생일까? 알바 경력 2년 이상인 20대 3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알바 사장님이나 동료들 중에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 있나요?

현수: 따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지난 학기에 버거킹에서 알바 할 때 만났던 동료들이 그리워요. 모두가 바쁘고 힘들게 일을 하면서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분위기가 좋았거든요.

은아: 대학 입학 후, 첫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제가 서빙 일에 무척 서툴렀는데, 함께 일했던 언니와 사장님이 참 따뜻하게 챙겨줬어요. 하루는 큰 실수를 저질렀는데, 잔뜩 위축된 저를 본 사장님이 퇴근길에 피자와 과일을 건네주시며 룸메이트와 나눠 먹으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요. ‘실수해도 괜찮다’라는 격려까지 해주시면서요. 아르바이트를그만 뒀지만, 지금까지도 그 가게를 종종 찾아갑니다.

지현: 몇 년 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선배들의 텃세가 심해서 처음엔 동료들과 섞이질 못했어요. 하지만 다행히 이후로 또래 신입 알바생들이 들어왔고, ‘신입’이라는 이름 하에 똘똘 뭉쳤어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요?

현수: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 아르바이트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하루 만에 그만둔 적이 있어요. 손님도 무시하고, 동료들끼리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였거든요. 인터폰으로 욕하는 소리를 계속 들으며 일을 할 수 없었어요.

은아: 아웃렛 의류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오랜 시간 혼자서 하는 일이었어요. 하루 종일 손님도 몇 없고, 점장님도 매장에 잘 오지 않았어요. 말을 주고받을 동료도 없었죠. 친구들은 혼자서 일을 하면 편하다고 하던데, 전 아니었어요. 몇 개월 지나니 우울하고, 무기력해졌죠.

지현: 제가 학원 스태프로 일했을 때였어요. 동료 아르바이트생 둘이 썸을 타더니 사귀더군요. 한창 사귈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는데, 헤어지고 나선 2명 다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제가 2배로 일을 해야 했어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본인은 어떤 알바생이었나요? 또 알바를 하면서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현수: 전 늘 제 할일 하느라 바쁜 사람이었어요. 쉬는 시간에도 동료들과 어울리기보단, 영어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느라 바빴죠. 돌아보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제가 먼저 사람들에게 마음에서 거리를 두는 바람에 인맥을 쌓을 기회를 놓친 것 같아요.

은아: 동료나 사장님에게 해야 하는 말이 있을 때, 직접 만나서 하기 부담스러워서 늘 문자로 남겼어요. 피자집 사장님에게 그만두겠다는 의사도 카톡으로 전했죠. 고마운 분인데 직접 만나서 말씀드리지 못한 게 죄송스러워요. 카톡으로 통보하는 것처럼 느껴서 불쾌하셨을 법도 한데, 되려 사장님이 ‘기죽지 말라’고 응원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지현: 일을 할 때, 저도 모르게 손익을 많이 따졌어요. 동료들과 일하는 양을 비교하고, 다른 매장 환경과 비교하고, 다른 사장님과 비교했죠. 불만스러운 점만 생각하니, 일이 즐겁지도 않았습니다. 아주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일을 대했다면 좀 달랐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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