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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버리면 어떨까?내 마음을 말하다 ①
김소리 기자 | 승인 2020.01.15 17:23

나는 군 복무를 마치고 2020년에 3학년으로 복학하길 기다리는 휴학생이다. 대학 3학년 기간을 ‘사망년’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만큼 진로 스트레스로 머리털 빠져가며 공부에 전념해야하는 시기라는 의미이다.

나는 전공이 화학공학이지만 뭐 하나 제대로 준비해놓은 것이 없어서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아무리 취업률 100퍼센트라는 ‘전화기학과(전기·전자공학과, 화학공학과, 기계공학과를 아울러 이르는 말)’에 다니지만 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현실은 늘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인내심이 없어서 경쟁에서 뒤처지고 말거야’라는 생각이 무언가를 해보려 할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서 마음은 어느새 위축되고 조급해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무겁고 착잡한 마음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말해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소리와 핀잔을 들을 수도 있지만 힘을 얻는 뜻밖의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동안 내 인생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 남을 의식하고 남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을 막고 무겁게 살아온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마음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대화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다. 복학, 취직, 결혼 문제 같은 관심사와 고민거리를 나누고 같이 운동도 하면서 어울렸는데,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희망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말하고 싶었던 건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내가 처한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능력 없는 사람이라는 게 내 마음을 짓누르곤 했는데, 그런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니 부끄럽기보다는 ‘그래도 상관없어. 부족한 게 뭐가 문제야?’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나와 함께해주고 내 편이 돼주는 가족들이 고마워졌다. 물론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지만 입을 열어 표현하는 것과 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것을, 말을 하면서 알게 됐다.

‘소중한 사람, 고마운 일들이 많이 있는데 망각한 채 함부로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1월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속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면서 복학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내고, 다가오는 ‘사망년을 설렘으로 맞이하고 싶다.

글=구은성
새해에는 글로,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구은성 씨는 전역 후 설렘으로 복학을 기다리는 대학생이다.

김소리 기자  sori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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