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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행복의 출발점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
박옥수 | 승인 2019.12.31 21:27

마음이 높거나 자기를 믿으면 실패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마음의 세계를 알고,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아주 오래 전, 중국에서 어떤 노인이 나귀를 타고 멀리 여행을 갔습니다. 큰 성에 들어갔는데 어느 집 문에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적힌 팻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노인은 그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여기가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요?”
“그렇습니다만,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저는 여기서 100리쯤 떨어진 시골에 삽니다. 이 성에 볼일이 있어 왔는데, 문 앞에 적힌 팻말을 보고 주인장과 장기를 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인이 웃으며 물었습니다.

“저희 집 문에 붙은 팻말은 보셨지요?”
“예, 그렇게 잘 두신다니 한번 둬 보고 싶습니다.”

시골 노인과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집 주인 이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습니다. 장기를 막 두려는데,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냥 장기를 두면 재미가 없을 테니, 내기를 하면 어떨까요?”
“내기요?”
“예,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돈 15냥을 주는 겁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그렇게 둘은 장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에게 노인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장, 장을 받으시지요.”

노인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땅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그럼 약속대로 15냥을 주십시오.”
“그런데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제가 돈이 없습니다.”
“아니, 돈도 없는데 내기를 하자고 하셨는지요?”

주인이 난처한 표정을 짓자, 노인이 제안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돈 대신 제가 타고 온 나귀를 드리면 어떨까요? 팔면 적어도 50냥은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아닙니다. 멀리 시골에서 오셨는데 나귀가 없으면 어떻게 돌아가려고요?”
“제게 돈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약속은 지켜야지요.”

노인이 주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허허, 참! 정 그러시다면 나귀를 받겠습니다만, 미안하군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노인은 주인에게 나귀를 넘겨주고 터덜터덜 길을 떠났습니다. 뜻 밖에 나귀를 얻은 주인은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낡은 안장을 새 안장으로 갈고, 고삐도 새로 사고, 나귀를 깨끗이 씻겨 타고 다니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노인이 다시 주인을 찾아왔습니다.

“아니, 오늘은 또 어쩐 일이십니까?”
“장기를 한 판 더 두고 싶어 왔습니다. 지난번에는 약속한 돈을 못 드려 미안했는데, 오늘은 돈도 15냥 준비해 왔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오늘도 내가 지면 15냥을 드리겠습니다. 대신 내가 이기면 내 나귀를 돌려주시면 어떨까요?”

주인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지난번에는 나귀가 한 마리 생겼고, 오늘은 돈이 15냥 생긴다 생각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장기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실력이 일주일 만에 달라져 있었습니다.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어, 이 노인이 장기를 참 잘 두네?’ 주인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한참 두는데 노인이 외쳤습니다.

“주인장, 장을 받으시오.”

도무지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이 진 것입니다.

“노인장, 제가 졌습니다.”
“그럼 약속대로 나귀를 몰고 가도 될까요?”
“그러시지요.”

주인이 나귀를 끌고 나왔는데, 안장도 고삐도 새 것으로 바뀌었고 나귀도 깨끗이 씻겨 있었습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노인이 나귀를 타고 가려는데, 주인이 “잠깐!” 하고 노인을 불러 세웠습니다.

“노인장, 제가 여쭤볼 게 있습니다.”
“뭡니까?”
“지난번만 해도 어르신의 장기 실력이 형편없었는데, 어떻게 일주일 만에 이렇게 실력이 늘었습니까?”
“아, 그걸 말씀 안 드렸군요. 나는 시골에서 볼일이 있어 이 성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나귀를 타고 관청에 들어가려고 하니 ‘말이나 나귀는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고 적혀 있더군요. 그래서 볼일을 마칠 때까지 일주일 동안 나귀를 맡길 곳이 필요해 일부러 장기에서 진 것입니다. 이제 볼일을 마쳤으니 나귀가 있어야 하겠기에, 오늘은 장기를 이긴 것이지요.”

자신이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주인은 이 일로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노인이야말로 마음먹은 대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진짜 장기 고수였던 것입니다. 너무도 부끄러워진 주인은 당장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팻말을 뜯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겸손한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속으로는 ‘나는 잘났어. 똑똑해. 이것 하나만큼은 남보다 뛰어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삽니다. 실패를 겪거나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자기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둔다는 집 주인도,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에 자기 실력이 최고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골 노인에게 장기를 지고, 처음에 자기가 장기를 이긴 것도 노인이 일부러 져 주었기 때문임을 알고 ‘나는 세상에서 장기를 가장 잘 둔다’는 생각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달은 것입니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를 하면서 자신이 형편없는 사람이 라는 사실을 알면 겸손하고 성실해집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기 생각만 내세우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듭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재소자를 만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교도소에 온 재소자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기를 믿고 살면서 자기를 다스릴 자제력이 부족해 죄에 빠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자기가 우물 안에서 보는 세계가 전부인 줄 압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장 대단한 줄 여깁니다. 그렇게 살다가 우물 밖으로 나와서 황소를 보면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믿는 마음이 있습니다. 자기를 믿는 마음에서 나오는 생각들은 1차적인 생각들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마음의 세계에서 살면서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자기도 잘못하거나 실패한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정말 생각을 잘못했구나! 내가 잘하는 사람, 잘난 사람이 아닌데 속고 살았구나!’ 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것을 2차적인 생각이라고 합니다.

2차적인 생각의 차원에서 보면, 1차적인 생각들은 잘못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마음에서 올라오는 1차 적인 생각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과연 이 생각이 옳을까?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자’ 하고 더 깊이 사고해 보아야 합니다. 생각하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은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 비롯된,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1차적 생각을 따라 삽니다. 이는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가령 내가 어떤 사람을 믿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믿으면 그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자기를 믿는 사람은 자기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옳다고 믿어버립니다. 실제로는 인간의 생각은 얼마든지 잘못되고 틀릴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마음이 높고 자기를 믿으면 실패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마음의 세계를 알고,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래서 더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독자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마음을 파는 백화점>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 <마음밭에 서서> <내가 왜 그랬을까> 등 5권을 집필했으며, 마음의 세계를 다룬 만화 <신기한 마음여행>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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