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화폐 바트의 환율이 달러당 30바트를 기록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달러 대비 7.67% 가치가 상승하며 아시아 국가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태국인들은 바트화 강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지만, 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울상이다.

이에 태국 관광스포츠부는 겨울 성수기를 맞아 연일 치솟는 바트 환율로 인해 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줄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태국이 ‘저가 여행지’로써의 매력을 잃고 관광객들에게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주변국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광스포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월 대비 4.4% 증가한 3,586만 6606명이었으나, 이는 연초 태국 정부가 예상했던 4천만 명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였다.

태국 현지 언론들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로 인한 잠깐의 반사이익일 뿐, 바트화 강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내년 관광산업은 더욱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정부도 국가 차원에서 각종 관광 프로모션 상품을 내놓으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트 강세로 직격타를 맞는 수출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태국 경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에 타격을 주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이달 초 방콕 시내에서 열린 한 경제 행사에서 “경상수지 흑자, 자본 유입, 높은 외환 보유고 등으로 인한 바트화 강세를 낮추기 위해서 달러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콕(태국)=강민애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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