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IYF 영어말하기대회

뛰어난 영어 실력만으로는 영어말하기대회의 수상자가 될 수 없었다. 돋보이는 영어실력 플러스, 청중들이 가슴으로 공감한 스피치를 한 대학생들이 그 주인공이 되었다. 그들은 어떻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을까?

가치 있는 기회비용
반소현 서울대학교 3학년

지금껏 제 인생은 성공의 연속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늘 수석을 놓치지 않고 장학금을 받아왔고, 반장과 학생회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언제나 달성했는데, 제가 이룬 성취가 저의 능력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개념을 전문용어로는 ‘기회비용’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는 대가나 노력, 희생이 치러져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제 성공의 기회비용은 뭐냐고요? 공부 대신 잠을 더 자거나 친구들과 놀 수 있었던 시간이겠죠? 하지만 보다 가치 있는 기회비용은 따로 있습니다.

제 삶을 뒤돌아보면, 매순간 어머니가 저를 위해 희생하신 흔적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잠에서 깨어야 할 때 어머니는 항상 제 알람이었습니다. 졸음이 쏟아지는 순간 커피와 스낵을 준비해 주시는 바리스타이기도 했고요. 에세이를 쓰다 마지막 문장에 막혀 고민에 빠졌을 때 어머니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셨습니다. 마치 뇌가 다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발라주는 윤활제와 같았죠. 저의 진짜 기회비용은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제게 희생하신 그 모든 시간 말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지요.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자주 선택의 기로에 서고,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르는 기회비용과 책임을 제가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기회비용으로 버려진 것들 중에는 저의 바람과 희망, 꿈도 간혹 섞여 있었는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저 자신은 성공을 위한 기회비용을 한 번도 지불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요. 어머니가 저 대신 모든 기회비용을 지불하셨던 겁니다.

제 어머니도 한때는 가슴에 꿈을 품은 소녀였습니다.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길을 가기 원하던 소녀였고,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보다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라던 소녀였죠. 하지만 소녀이길 포기하셨습니다. 이름을 잃어버린 채 저를 등에 업고 이제는 ‘소현이 엄마’로 기억되는 사람이 됐습니다.

저는 절대로 제 자신을 좋은 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저를 천 년에 한 번 태어날까 말까하는 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얼마나 심각한 불효녀인지 알게 해주는 말입니다. 저는 제가 어머니의 사랑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어머니는 기회비용을 치러야 했던 것입니다.

그제야 비로소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 사랑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에 비하면 가치가 적을 겁니다. 하지만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사와 사랑을 어머니께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각자 자신을 위해 기회비용을 대신 지불해 준 사람을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분께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길 바랍니다.

반소현에게 듣는다

어머니의 희생, 사랑을 ‘기회비용’이라는 개념과 연관 지어 발표했는데, 공감을 얻었습니다.

수업시간에 ‘기회비용’에 대해 배웠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삶에서 기회비용을 엄마가 내주신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달았죠. 막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예요.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도 어머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졌으면 해서 이런 내용으로 발표했습니다.

영어말하기대회에서, 대학생이 되어 느끼는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어머니와 다정하게 한 컷.
영어말하기대회에서, 대학생이 되어 느끼는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어머니와 다정하게 한 컷.

영어로 막힘없이 대화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 같아요. 영어실력만으로 좋은 점수를 얻은 건 아닐 텐데요.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공감 가는 스피치를 하느냐’였어요. 저도 발표를 하다 보면 청중의 반응을 읽게 돼요. 내 이야기를 듣는지 안 듣는지, 공감을 하는지 안 하는지 느껴지고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건 아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대화가 오고가는데, 그런 대화가 잘 이루어질 때 높은 점수를 받겠지요.

대화 같은 스피치를 하기 위해 어떻게 연습했나요?

항상 거울을 보면서 연습했어요.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최대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고요. 발표 초반부에 기회비용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덤덤하게 이야기했지만 어머니에 대해 말할 때는 차이를 줬어요. 가령 ‘제 어머니도 한 때는 꿈을 가진 소녀였습니다’ 같은 문장은 과거의 엄마 모습을 떠올리며 이야기했는데, 그때 거울에 비친 제 표정과 제스처를 유심히 봤죠. 제가 진심으로 말할 때 어떤 모습인지 기억하고 스피치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연습했어요.

심사평 중에 마음에 새겨둔 것이 있다면요.

첫 번째는 ‘너무 감정적으로 말하지 마라’였어요. 청중은 발표자의 감정을 받아주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가 있었고요. 두 번째는 ‘질문을 던져라’였는데, 청중들이 발표를 들으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본선 심사평을 참고해 결선에서 “여러분의 삶에서는 누가 기회비용이 됐는지” 묻는 말을 덧붙였어요. 그런데 제 스피치의 꽃과 같은 대목이 됐죠.

대회 수상자들은 이렇게 달랐다

실제로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친숙하게 말을 걸듯 발표하면 큰 상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친숙하게 말을 걸 듯’ 이라는 말의 의미는 완벽한 발음이나 어조로 발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어조, 강세, 음량, 제스처 등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려면 구어체 영어와 문어체 영어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슈아 J. 수아레스)

아버지와 노트북
신요한 중앙대학교 4학년

술집에서 밴드 연주에 심취하던 한 단발머리 청년이 있었습니다. 비록 음악가로서 성공하진 못했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 분이 바로 제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제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노트북을 사주셨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제 생애 첫 노트북이어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드디어 아버지께 노트북을 받아 떨리는 마음으로 가방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묵직하고 촌스럽게 손때 묻은 중고 노트북이 들어 있었습니다.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지만, 저는 방 안에 들어와 속상함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최신 노트북 사이에서 거대하고 소음이 심한 제 노트북은 두고두고 놀림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늘 같은 방식이셨습니다.

폰이 낡아서 바꾸려 하면 ‘1년만 더 쓰자’고 하십니다. 하지만 1년의 기다림 끝에 제 손에 쥐어진 건 출시된 지 2년된 폰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아들아, 이게 좋은 거야”라고 말씀하십니다. 도대체 이런 궁색 맞은 삶이 어디가 좋은 건지 아버지의 유별난 교육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내 삶은 만날 이 모양이야.’ 아버지란 울타리를 벗어나 제 마음껏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24살 봄, 군대에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아버지 곁을 떠났습니다. 군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 꽤 즐거웠습니다. 물론 훈련이 힘들고 단체생활이 불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체력단련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병사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매일 아침 때면 “땀 나니까 짜증나!”, 밥이 맛이 없으면 “무슨 이런 걸 먹으라고 줘?” “이거 개밥 아니야?” 훈련할 때는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같은 불평을 했습니다.

그들과 다른 제 군생활을 보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무엇이 날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제 머릿속에 떠오른 건 신기하게도 사춘기 시절 저를 곤란하게 했던 낡은 노트북이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는 내가 이런 시간들을 보낼 줄 알고 계셨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2년이 지나 전역하던 날에 제 손에는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교육사령관이 주신 표창장이 가득 안겨 있었습니다. 전역을 축하해주러 부대에 가족이 왔는데, 아버지가 제일 반가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버지께 다짜고짜 여쭤봤습니다.

“아버지, 전부터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왜 제게 낡은 중고 노트북 사주셨어요? 제가 얼마나 싫어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네게 행복을 가르쳐주고 싶었단다. 쉽게 좋은 걸 얻게 하고 싶지 않았다. 삶에서 자주 자기 마음과 다른 상황을 만날 만큼 인생이 쉽지 않기 때문에 무언가 얻는 걸 어렵게 하는 게 가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어떤 상황이든지 잘 적응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거 같다. 당시 아빠도 돈이 부족했고 말이다. 하하.” “예전에는 아빠의 교육방식에 대해 불만이 많았었는데 덕분에 제 주변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어요. 그래서 군대에서 정말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표창장 중에 가장 크고 멋진 것을 골라 아버지 방에 놓아드렸습니다. 아버지가 제게 주셨던 노트북은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가치 있는 것이었습니다.

신요한에게 듣는다

수상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중학생 때부터 영어말하기대회에 참가했는데 한 번도 결선에 나가본 적이 없어요. 4학년이어서 올해가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죠. 이전 대회 때는 혼자 원고를 작성했다면 올해는 주위 사람들과 의논을 많이 했어요. 아버지의 특별한 교육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여러 사람과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준비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지켜보면서도 다정하게 조언해 주시는 아버지와.
묵묵히 지켜보면서도 다정하게 조언해 주시는 아버지와.

아버지 이야기로 수상했는데,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는지요?

아버지는 좋아도, 안 좋아도 내색을 잘 안 하세요. 상을 탔다고 말씀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좋은 상을 주셨구나’ 하셨죠. 아버지는 상보다 제가 도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셨고, 그런 아버지 마음을 느꼈기 때문에 무덤덤하게 표현하셔도 섭섭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어떤 면에 중점을 두어 연습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주로 듣는 편이에요.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동안 몰랐는데, 스피치 연습을 하면서 제가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원고 내용과 발음도 중요하지만 청중과 소통하기 위해선 잘 표현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억양을 살리고 내뱉는 발성으로 말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또 내용 중에 재미있는 부분은 과장해서 표현하기도 했어요. 단조롭고 덤덤하게 말하는 제 스타일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부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훨씬 좋았어요. 듣는 사람의 입장을 배려해서 말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제 태도와 생각이 바뀌었어요. 영어말하기대회에 여러 번 참가했는데, 사실 전에는 제 한계 안에서 준비했던 거 같아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을 못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난 무조건 대상 탄다!’ 외치기도 하고 제 원고가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스토리라고 믿었죠. 한마디로 제 틀을 깬 거예요. ‘나는 이런 스타일인데…’ 하는 마음에서 ‘이번엔 돼! 반드시 돼!’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니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발표도 자유롭고 대담하게 할 수 있었어요.

스피치 대회와 영어능력의 상관관계

대회에 한 번 참가한다고 해서 영어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회에 참가하면 다양한 ‘말하기 영역을 집중적으로 배울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또한 ‘동기부여’야말로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중요합니다.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핵심 단계라는 것도 기억하길 바랍니다. (조슈아 J. 수아레스)

바나나
양성관 전남대학교 4학년

저는 바나나가 평생 먹어본 음식 중에 최고라고 믿습니다. 바나나는 달콤한 맛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건강에도 매우 좋습니다. 소화와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피부의 수분을 조절해주며,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다이어트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바나나는 원숭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원숭이들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느 방 안에 원숭이 4마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꼭대기에 바나나가 매달려 있는 긴 장대가 있습니다. 배고픈 원숭이 1마리가 바나나를 먹기 위해 장대에 오르는 순간, 원숭이는 찬물 세례를 받습니다. 원숭이는 깜짝 놀라 땅바닥에 쓰러지죠. 나머지 원숭이들도 바나나를 먹으려고 시도해 보지만 장대에 오를 때마다 차가운 물이 쏟아져 계속 땅에 떨어집니다. 여러 번 시도한 끝에 마침내 원숭이들은 바나나를 먹기를 포기합니다.

이제, 방에 있던 원숭이들 중 1마리가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되었습니다. 새로 들어간 원숭이가 바나나를 보고 장대를 오르려 하자 다른 원숭이들이 소리치며 다가갑니다. “안 돼! 올라가지 마! 장대에 오르면 찬물이 쏟아져서 너는 땅에 떨어질 거야!” 원숭이들이 영어를 할 줄 몰라서 “끼끼끼기”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원숭이는 장대에 손도 대보지 않고 포기하고, 그 후에 새로운 원숭이로 교체될 때마다 원숭이들은 여전히 소리를 질렀습니다. 결국 처음의 4마리 원숭이가 모두 교체되었지만 남은 원숭이들은 계속 소리를 질렀고, 물 뿌리는 기계를 제거한 뒤 에도 장대에 오르는 원숭이는 없었습니다.

게리 하멜과 C. K. 프라할라드 교수에 의해 소개된 ‘화난 원숭이 실험’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비슷할 때가 많습니다. 제 꿈은 안무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꿈을 향해 달려갈 때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좁은 길로 가려고 해? 그런 일은 젊었을 때만 좋은 일이야!”라고 말했죠. 끝내 제 꿈은 좌절됐고, 저는 식품공학과에 진학해 꿈과 전혀 상관없는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더 이상 제게 쏟아지는 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모습은 실험 속 원숭이들과 같았고 저는 더 이상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마친 후 늦은 밤이 되어 꿈을 위해 공부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장대 위로 계속 올라갔습니다.

마침내 바나나의 맛을 보았습니다. 너무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을 따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제가 살고 있는 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승했습니다. 안무가가 되기 위한 길은 아직 좁고 어둡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나나의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라. 실패하거든 다시 도전하라. 넘어져 본 적 없는 사람은 한 번도 열망해 보지 않은 사람이다. 당신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꿈을 좇아 사는 것이다.”

저는 모두가 이 바나나 맛을 보길 바랍니다. 정말 맛이 있거든요.

양성관에게 듣는다

‘원숭이 챌린지’ 실험을 도입부에 언급해 자신의 꿈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제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이 무척 많은데요. 그런 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취미가 유튜브에서 미국이나 스페인의 스탠딩 코미디 쇼를 보는 거예요. 그냥 이야기하면 별로 재미없는 내용도 위트 있는 예화와 코믹한 화술로 풀어내면 감동이 커지고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래서 ‘원숭이 챌린지’ 실험을 예로 들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안무가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양성관 씨는 최근 춤 경연대회에 참가해 수상했다.
안무가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양성관 씨는 최근 춤 경연대회에 참가해 수상했다.

꿈을 향해 도전하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입니다. 수업시간에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질문도 하지 않고 열정 없이 시간을 보내요. 저 역시 그랬는데요. ‘왜 그럴까?’ 생각하다 보니 학점과 취업을 위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해 살아가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저는 제 꿈을 찾기로 했죠. 안무가가 되기 위해 4학년 때 진로를 바꿨고,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행복하다는 건 확실합니다.

연습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주제를 잘 전달하기 위한 비법이 있는지요.

‘말에 온도가 있다’는 사실을 스피치 연습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말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스피치의 방향이나 전달력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인데요. 저는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무조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어가 한국어와 다르지만 제가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전달이 잘될 거라고 믿었고요. 또 청중들이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원숭이 소리를 흉내내기도 하고 농담도 넣었는데, 실제로 심사위원으로부터 표현력이 아주 좋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회 참가를 희망한다면 이렇게 준비하라

예전 대회 수상자들의 발표 영상을 보면 어떻게 발표해야 하는지 감이 잡힐 겁니다. 그런 다음 여러분만의 목소리와 스토리를 찾아보세요. ‘새롭고 참신한 시도’를 하기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누구나 알 법한 틀에 박힌 주제는 피하고, 듣는 사람에게 진정 도움이 될 만한 독창적인 이야기를 생각해내길 바랍니다. ‘꼭 이 주제로 발표하고 싶다’는 확신이 드는 주제가 나올 때까지 ‘친구나 가족들과 토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심사위원 조슈아 J. 수아레스Joshua J. Suarez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2011년부터 IYF 영어말하기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딜 가든,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영어로 말하려는 시도를 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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