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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지만 함께였던 시간
김성훈 기자 | 승인 2019.12.02 08:43

최종학 대학생 독자

나는 학창시절부터 친한 친구들은 많았지만 취미가 맞지 않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운동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혼자가 편했다.

그러다가 2018년에 스페인으로 해외봉사를 갔는데 그곳에서도 혼자 해외봉사를 했다. 떠나기 전에는 ‘스페인처럼 좋은 곳에 왜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지?’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스페인에 도착하고 처음엔 방을 혼자 쓰고 지부장님과 상담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 혼자 온 것이 마냥 좋았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스페인 친구들이 언어나 생활면에서도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장점은 단점으로 변했다. 방에서 혼자 있는 게 너무 외롭고 하루 일과를 공유할 상대가 없다는 것과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혼자이다 보니 실수하는 모습이나 서툴고 부족한 모습이 누구에게나 잘 보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고 힘들었다. 다른 나라의 해외봉사단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볼 때마다 부럽고 ‘왜 스페인에는 나 혼자 왔을까?’ 생각했다. 스페인에 온 것을 후회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스페인에서 열린 코리아 캠프 중 한국전통의상 체험 부스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들과 함께.

그러던 중 내 생일이 되었다. 지부장님과 가족들, 스페인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는 중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다섯 번도 넘게 하는 사람, 가진 건 없지만 진심으로 표현해 주는 사람…. 케이크에 꽂힌 촛불의 빛이 집 안을 채우듯 그분들의 사랑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내 옆엔 항상 나를 챙겨주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현지인들도 많았다.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있고, 같이 공연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난 항상 혼자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곁에 있는 사람들과 매 순간을 소중하게 보냈다. 스페인어와 문화도 배우고 지부장님을 통해 강한 마음에 대해서도 배웠다.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과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을 보내고 왔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지도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지금도 혼자일 때가 많지만 스페인에 있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혼자지만 함께라는 걸 잊지 않으며 지내고 있다.

난 주말엔 집으로 간다
김상희 캠퍼스 리포터

고등학생 때 로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집을 떠나는 것! 친구들과 항상 혼자 살면 얼마나 재밌고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입학한 후 왕복 6시간 걸리는 거리를 통학했다. 2학년 땐 편입을 준비하느라 계속 집에 있으면서 점점 더 집을 떠나 혼자 사는 삶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 세상 행복할 것 같았고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편입에 성공해 오매불망 그리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것도 1인실로! 처음으로 집을 떠나 살 생각에 첫 일주일은 방을 정리하고 꾸미느라 정신이 없었다. 미니 가습기, 공기청정기와 이불, 베개, 빨래 건조대, 전기포트, 에어 프라이어 등 살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마냥 재밌고 신났다.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 생각하니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방이 어느 정도 정돈이 되고 정리가 되어갈 때쯤 점점 현실이 다가왔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에 홀로 떠있는 기분이었다. 이젠 집으로 달려올 수 있는 친구도 없고, 방문을 열고 뭐 하나 들여다볼 엄마도 없고, 날 귀찮게 하는 오빠도 없다. “우리 딸~” 하면서 반겨주는 아빠도 역시 없다. 집에 살 때는 마냥 귀찮고 성가시게 느껴지던 것들이 너무 그리웠다. 전화를 할 수 있지만 같은 공간에 살면서 얼굴을 마주 보며 나누는 대화랑은 비교할 수 없었다.

대단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함께 있고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에 힘이 생기는지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다. 집 밖에서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었던 건 함께 사는 가족 덕분이었다.

그토록 꿈꿔왔던 기숙사 생활은 나로 하여금 집을 오매불망하게 만들었다. 나는 주말마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0으로 떨어져 있는 에너지를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 100까지 끌어올린다. 몸은 더 피곤할지 모르지만 마음은 든든하게 채워주는 힘, 그 힘을 얻기 위해 난 오늘도 집으로 간다.

김성훈 기자  kimkija@ito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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