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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찻잔'어른들을 위한 동화'
김성훈 기자 | 승인 2019.10.21 14:47

코칸트 칸국이라는 나라에 아주 난폭한 왕이 있었다. 그 왕은 신하들이 조그마한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불호령과 함께 엄벌을 내렸다. 그렇게 괴팍한 왕에게도 유독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아름다운 무늬가 그려져 있고 신비로운 빛을 내는 찻잔이었다.

하루는 큰 잔치가 열렸고 왕은 어김없이 그 찻잔을 꺼내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손이 미끄러워 그만 찻잔을 놓치고 말았다.

‘쨍그랑!’

찻잔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왕은 자신이 실수를 한 터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어 더 화가 나기만 했다.

“여봐라! 뭘 보고 서 있는 게냐? 당장 도자기공들을 불러오너라! 당장!”

나라 곳곳에서 도자기 그릇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궁궐로 불려왔다.

“이 깨진 잔을 원래대로 만들어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목을 베어버리겠다!”

그림=방지혜

눈앞이 캄캄해진 도자기공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해 했다. 고민하던 그들은 찻잔 조각들을 챙겨 스승인 우스만을 찾아갔다. 우스만은 100세가 넘은 노인으로, 평생 도자기 굽는 일을 해온 장인이었다. 우스만은 한동안 찻잔을 살펴보다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임금님께 일 년의 시간을 달라고 말씀 드려라.”

그날부터 우스만은 자신의 작업실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드디어 일 년이 지난 날, 우스만이 손자와 함께 보자기를 들고 궁궐에 나타났다. 손자가 보자기를 풀자 신비로운 빛을 내는 찻잔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어떻게 저렇게 감쪽같이 붙였을까?”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왕도 우스만의 실력을 칭찬하며 기뻐했다. 모두들 우스만이 어떻게 찻잔을 붙였는지 궁금해 했지만 우스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끌벅적했던 왕궁의 일을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손자가 우스만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할아버지, 저는 다 알고 있어요.”

“무엇을 말이냐?”

“저 찻잔은 붙인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든 거잖아요?”

“그걸 어찌 알았느냐?”

“오늘 나오기 전에 할아버지 작업실에서 깨진 찻잔이 보자기에 그대로 싸여있는 것을 봤거든요. 아무튼 똑같이 만들어내시다니, 역시 대단하세요.”

손자가 신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우스만이 답했다.

“때로는 깨진 조각을 붙이는 것보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 나을 때가 있단다.”

기획=편집부

김성훈 기자  kimkija@ito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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