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박물관, 국과수 등 분야별 전문가 협업 통해 인골로 3차원 얼굴 복원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 26일 개막
고인골 259구 연구·분석…고대 사람들의 생물·인류학적 특성 밝혀내

영남대 박물관이 오는 26일부터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복식을 갖춘 고대 압독국 여인의 모습. 사진=영남대
영남대 박물관이 오는 26일부터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복식을 갖춘 고대 압독국 여인의 모습. 사진=영남대

영남대학교 박물관(관장 정인성)이 1,500년 전 고대 압독국(현 경북 경산 지역) 여인의 얼굴을 복원해 공개했다.

영남대 박물관이 오는 9월 26일부터 특별전 ‘고인골, 고대 압독 사람들을 되살리다’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영남대 박물관이 1982년, 1988년, 1989년 임당유적 고총고분의 발굴조사를 통해 임당동 및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고대 경산 사람들의 인골 259구를 연구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는 것으로, 영남대 박물관은 지난 2013년 12월 고인골 연구결과를 ‘영남대학교박물관 소장 경산 임당유적 출토 인골연구 자료집’으로 발간한 바 있다.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대 압독국 여성의 얼굴을 3차원으로 복원해 전시 개막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발굴된 두개골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됐기 때문에 정교한 얼굴 복원이 가능했다. 얼굴이 복원된 주인공은 1982년 발굴된 임당5B-2호(5세기 말 축조) 고분의 주피장자로, 21세~35세 여자로 확인됐다.

인골을 통한 얼굴 복원 작업에는 법의학, 미술 등 각 분야 전문가 협업으로 진행됐다. 영남대 박물관 주도로 서울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이석 교수팀이 인골의 CT 촬영을 통해 3차원 머리뼈 모델을 완성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이원준 박사가 근육 및 피부를 복원했다. 이후 미술가 윤아영 작가가 그래픽 채색 및 사실화 작업을 통해 완성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얼굴 복원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굴된 인골의 연령과 성별, 키를 비롯해 각종 병리현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DNA 분석 등을 통해 순장자의 가족관계도 확인했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영남대 박물관 정인성 관장은 “그동안 발굴된 인골을 영남대 박물관이 30여 년 간 원형 그대로 보존한 것이 이번 연구 성과의 토대가 됐다. 그동안 인골은 유물로서의 가치를 크게 평가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신 과학기술과 만나면서 인골을 통한 다양한 연구 분석이 가능해졌다. 그 시대 사람들의 생물학적, 인류학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인골, 귀족과 순장 계층의 인골, 성인과 어린아이의 인골 등 더욱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복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당시 무덤에 가득 부장하였던 상어뼈(돔배기)와 각종 생선뼈, 패류, 꿩을 비롯한 조류와 각종 포유류 분석을 통해 고대의 제사음식과 유통 경로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26일 오후 4시 개막 이후, 11월 29일까지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특별전 기간 중에는 전시 외에도 학생과 일반인 등 누구나 참석 가능한 세미나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계획돼 있다. 10월 4일 오후 2시에는 인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세미나 ‘고대 인골 연구와 압독국 사람들’이 영남대 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10월과 11월에는 4차례에 걸쳐 인골 전문가 초청강연회 ‘고인골 이야기, 전문가에게 듣는다’가 예정돼 있고, 전시기간 동안 체험교육 ‘인골아 놀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영남대 박물관은 지난 3월 경산시와 ‘압독국 문화유산 연구·활용 프로젝트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고분군 출토 고인골 연구 및 압독국 사람 얼굴 복원과 고분군 출토 동·식물 유존체 연구 및 고대 식생활사 복원을 주요 연구 과제로 진행 중이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대학박물관협회 주관 ‘대학박물관 진흥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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