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컬쳐 리뷰
애니에서 실사영화로 더 강력해진 메시지 <라이온 킹>네가 누군지 기억하라
전진영 기자 | 승인 2019.09.10 11:09

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실사영화로 돌아왔다. 원작과는 또 다른 묘미를 지닌, 실사영화만의 감동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본다.

라이온킹 The Lion King, 2019
감 독 존 파브로
출 연 도날드 글로버(심바)
제임스 얼 존스(무파사)
비욘세 (날라)
장 르 모험, 드라마, 가족
개봉일 2019년 7월 17일

아쉬운 OST 편집? 아프리카적이고 화려해진 뮤지컬

영화의 시작은 원작과 똑같이 아프리카 대평원에서 아기 사자의 탄생을 축하하러 온 동물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드넓은 초원과 호수, 킬리만자로 산, 그 위를 나는 새들과 걸어가는 동물들… 모두 실제 아프리카를 그대로 가져온 듯 자연스럽고 세세한 컴퓨터그래픽 효과가 놀랍다. 그리고 풍부해진 아카펠라와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 아프리카 추임새 등으로 웅장해진 오프닝 OST ‘Circle of Life’가 흐르며 그 아름다운 광경을 비출 때, 원작의 추억을 물씬 떠올리게 만들어 영화 처음부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덕분에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이도 많았다.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하쿠나 마타타 Hakuna Matata’. 티몬과 품바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성장한 심바의 노랫소리는 원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집중하게 한다. 가수와 배우, 감독 등 다재다능한 능력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도날드 글로버가 청년 심바 목소리를 맡았는데 그의 한량스러운 목소리가 이제 갓 청소년기를 끝내고 스무 살이 된 청년으로 아직 서툰 모습이 많은 어른을 연기한다. 또한 세계적인 디바 비욘세가 심바의 여자친구 날라의 목소리를 맡았다. 원작보다 비중이 늘어나며 스카의 집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날라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심바와 부르는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는 기대하지 못한 꿀하모니를 들을 수 있다. 각자의 마음을 독백으로 노래하는 부분도 캐릭터의 개성을 담아냈다.

너무 리얼해서 동물 다큐멘터리?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사실적인 표현

실사화에만 매진하다보니 동물들의 표정이 전작처럼 잘 드러나지 않아 감정표현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평이 많다. 디즈니가 보여주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반려견을 보고 표정이 보이지 않아 귀엽지 않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반려견의 눈빛과 애교 섞인 동작을 보고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실사화된 사자들도 원작 만화의 과장된 표정이 불가능하지만 그들의 눈빛과 동작, 그리고 사실적이어서 더 현실에 있을 법한 귀여움이 있다. 아기사자 심바는 등장부터 어른사자들과 대비되는 작은 체구와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 매력을 발산한다. 왕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 때만 해도 언제 무파사처럼 왕이 될까 싶을 정도로 작고 귀여웠는데, 티몬과 품바를 만나서 성장했을 때는 약간 아쉬움도 있었다. 그 귀엽던 심바가 어른이 되다니! 이렇게 관객은 동물들의 말뿐 아니라 사소한 행동과 눈짓을 보기 위해 더 집중하며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반면에 스카와 하이에나들은 실사화로 한층 더 무서워졌다. 듬성듬성 빠진 갈기에 상처난 귀와 얼굴, 깡마른 몸의 스카는 우두머리가 되지 못하고 뒤처진 실제 사자의 모습을 재현해냈으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심바뿐 아니라 관객에게도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이에나들도 전보다 더 사악해진 캐릭터로 등장하며, 상처받은 심바가 그들을 이길 수 있을지 걱정이 들게 할 정도다.

그에 비해 무파사 왕은 실사화를 통해 그 위엄과 용맹이 한층 배가되었다. 그 이름만 들어도 하이에나들이 벌벌 떨게 만드는 근엄함을 자랑한다. 이를 그대로 닮아서 성장한 심바가 왕이 됐을 때, 포효하는 사자 울음소리는 실사화에서만 어울리는 멋진 엔딩이다.

명장면이 빠져버렸다? 훨씬 설득력 있는 주제 전달 효과

스카가 하이에나들에게 준비하라면서 부르는 ‘Be Prepared’라는 노래는 스카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장면이지만 영화에는 축소되어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그리고 심바가 프라이드랜드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할 때, 원숭이 라피키가 등장하여 심바를 유쾌하게 이끌어내는 부분도 줄어들었다. 대신 실사화는 주인공의 내면성장에 더 집중시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무파사가 어린 심바를 데리고 다니며 프라이드랜드의 왕으로서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지켜나가야 하는 의무를 가르치는 부분이 자세하게 나온다. 그리고 라피키가 사라진 심바의 존재를 알아채기까지의 과정을 원작에 비해 길게 보여준다. 심바의 털이 물에 떠내려가 새 둥지에 갔다가 기린의 배설물이 되고, 그걸 쇠똥구리가 굴리고 개미가 옮겨서 라피키에게 전해진다. 앞서 무파사가 가르쳤던 생명의 순환을 자연의 위대함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결국 심바는 자연의 일부로서 순환하며 어린 사자는 아버지처럼 멋진 왕이 되어, 생태계를 지키고 유지해나간다는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심바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스카의 거짓말을 믿고 죄책감 때문에 프라이드랜드를 떠난다.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모든 것을 다 잊고 현실에서 도피하지만 날라가 찾아와서 다시 돌아가야할지 갈등한다. 프라이드랜드를 구해야 하지만 아버지를 죽인 사실이 들통 날까 두렵고, 숨어 살자니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그때 등장한 라피키가 아버지를 보여주겠다고 따라오라고 한다.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를 볼 수 있다니! 심바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죄책감을 벗어버리고자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간다. 그러나 아버지는 없고 구름이 만들어낸 아버지 무파사의 모습을 만난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아버지의 가르침이 떠오르며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네가 누구인지 기억하라’라는 묵직한 메시지가 그의 가슴에 박힌다. 그리고 곧장 프라이드랜드로 달려가고 스카와 하이에나 무리와 맞닥뜨린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를 몰아붙이는 스카를 이길 수 없어 벼랑 끝에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그제서야 스카가 밝히는 아버지 죽음의 진실에 심바는 다시 용기가 솟는다.

‘내가 왕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구나!’ 스카를 물리친 심바 덕분에 프라이드랜드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고 다시 새로운 아기 사자가 태어나 생명의 순환은 이어진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생명의 순환이다. 어린 심바는 아버지처럼 멋진 왕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자신이 누구의 아들이며, 지금은 약하고 작아도 아버지 같은 왕이 되리라는 것을 믿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그를 이끌어낸 것은 아버지의 말에 대한 믿음이었다.

이 시대 나약한 자신을 자책하고 슬퍼하는 청년들에게 이 영화는 용기를 일으킬 촉매가 될 것이다. 생명의 순환 속에서 ‘나’는 어디에 있고 누구인지 발견할 용기를.

전진영 기자  gugong815@nate.com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진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