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후 4달째 유지되던 비상조치(Emergency Regulation)가 해제됐다.

4월 21일, 행정수도인 콜롬보를 포함한 스리랑카 전국 8곳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전국에 있는 카톨릭 성당과 부활절 행사를 가지고 있는 호텔에 사건이 일어나 종교적인 목적을 가진 테러로 추정되었다. 수니파 극단주의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 우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콜롬보 시내에 200명의 무장군인을 배치했다. 한편 4월 22일~23일을 비상 공휴일로 지정하고 24일까지 전국 공립학교 휴교령을 내렸다.

이 사건 이후에 거리 곳곳에 군인들이 배치되고 곳곳에서 폭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과 추가적인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자 많은 관광객들이 스리랑카 관광을 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현지 관광산업은 2018년 기준 GDP의 4.9%(44억달러)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사건이 국가 경제에 위기가 되었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비자 수수료 면제를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 힘썼다. 2천 400만달러(약 280억원)의 수수료를 포기하고 8월 1일부터 6개월간 46개국 관광객에 대해 도착비자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된다.

국가 비상조치는 해제됐지만 군 병력은 치안유지를 위해 남게 됐다. 사진은 콜롬보 시내의 무장 군인 (사진=최원태)
국가 비상조치는 해제됐지만 군 병력은 치안유지를 위해 남게 됐다. 사진은 콜롬보 시내의 무장 군인 (사진=최원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4월 22일부터 비상조치 발령을 매월 새롭게 선포해왔지만 이번 8월에는 연장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는 지난 22일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또한 시리세나 대통령은 8월 23일, 군은 여전히 치안유지에 동원한다고 발표해 군 병력은 철수하지는 않게 되었다.

시민들은 이 같은 정부의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콜롬보에 사는 다누카 로웨(남, 27세)씨는 “폭탄테러 4개월 후 종교적인 갈등이 완화되었다. 몇몇의 범인들이 체포되었기 때문에 무장 군인들의 수도 줄어들었다. 스리랑카 사람들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비상조치 발령이 해제된 것으로 많은 관광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스리랑카는 배낭여행객들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한 잡지에 ‘2019년 꼭 가야할 관광지’ 1위로 선정될 만큼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지다. 트링코말리 해변, 갈 해변, 우다 왈라웨 국립공원 등의 아름다운 자연으로도 유명하고 세계 8대 불가사의 ‘시기리아 바위왕국’과 같은 유적지, 또 깊은 불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이런 다양한 색의 아름다운 보물을 가지고 있는 스리랑카에 다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콜롬보(스리랑카)=최원태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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