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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박천웅 | 승인 2019.08.19 14:19

“납기는 생명이고 품질은 인격이다”

어느 회사에 갔다가 이런 문구가 걸린 것을 본 적이 있다. 짤막한 문구였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의 여운은 참으로 컸다. 납기納期, 즉 업무의 기한을 준수하는 일은 조직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이다. 반면 품질을 비유한 ‘인격’ 역시 중요한 요소이지만, 생사에 비하면 그 무게감이 살짝 떨어진다.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여름방학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 영어공부, 다이어트,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등 구체적인 목표치와 완료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계획은 그야말로 듣기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예컨대 영어공부를 할 계획이라면 무작정 ‘열심히 한다’보다는, ‘이번 방학 때는 8월말 토익 점수를 850점대로 끌어올린다’와 같이 목표치와 종료시점이 분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계획을 세울 때는 시작보다 완료시점을 정확히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획을 세운다고 하면서도 정작 완료시점의 중요성은 놓칠 때가 많다. 학교 공부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가 학교 공부를 하는 일차적 목적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함이다. 정작 시험을 대비하는 공부는 하지 않고 시험이 끝나고 나서 공부를 하겠다는 것은 버스가 떠난 후 손을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 학교 공부의 완료시점(납기)을 지키지 못해 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그 피해는 개인으로 한정되지만, 여러분이 사업을 하거나 직장인이 되어서도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그 피해는 개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일파만파로 커진다. 가령 고객과 거래를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고객에게 피해가 갈 뿐 아니라 신뢰를 잃고 생명줄이랄 수 있는 소중한 거래처를 잃어버리게 된다.

기업체 입장에서도 납기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4월 3일, 우리나라는 세계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들어갔다. 원래 4월 5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통신사가 4일부터 5G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날짜를 앞당긴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신제품을 공개할 때도 ‘세계 최초’ ‘혁신의 아이콘’ 등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려고 치열한 첩보전과 눈치작전을 벌인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라는 ‘납기’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말이다. 야구는 심판이 9회말 쓰리 아웃을 선언한 뒤에야 비로소 끝난 것이다. 직장 일도 마찬가지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들은 본인 입장에서 주어진 일 처리를 마친 것으로 ‘납기를 지켰다’ ‘일을 끝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사가 ‘끝났다’고 최종승인을 내리기 전까지 그 일은 끝난 게 아니다.

직장에서 ‘무슨 일을 언제까지 하라’는 지시는 단순히 개인 입장에서 일을 끝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일을 진행하기에 앞서 매순간 변하는 시장 트렌드나 고객 욕구를 조사하고 중간보고와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 높은 결과를 만들라는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일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만회할 여유시간까지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매년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차세대리더 육성 멘토링’에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끝나는 11월 무렵이 되면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고 손을 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는 강조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되짚어보고, 내용정리 발표회를 마친 뒤 그 모든 내용을 정리한 결과보고서를 만든 뒤에야 비로소 멘토링이 완료된 것’이라고 말이다. 다행히 멘티 대학생들도 필자의 이런 의도를 이해하고 끝까지 프로그램에 충실히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필자가 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 구체적인 마감기한이 명시되지 않은 목표는 별 의미가 없다. 기한을 못 지키면 ‘나’는 물론, 고객이나 동료 등 나를 믿고 일을 맡겨준 이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게 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기업들은 경쟁업체와의 시간싸움에서 한 발이라도 앞서기 위해 오늘도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인다.

직장인으로서 일을 맡긴 상사를 만족시킬 만큼의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대개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을 거친다. 수정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본인의 계획보다 조금 빨리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시간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 그것이 여러분이 각자의 분야에서 진정한 프로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는 마감날짜를 지키는 겁니다. 프로의 세계에선 ‘죄송하지만’ ‘며칠만 더’는 통하지 않아요.” 국민 교양만화로 불리는 <먼나라 이웃나라>를 그린 이원복 전 덕성여대 교수의 말이다.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박천웅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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