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져 내리는 비.
‘아…. 우산 안 가져왔다.’
밀려오는 짜증을 뒤로한 채
급한 대로 비닐봉투 한 장을 주워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학교 앞을 지나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뒤돌아보니
걱정스러워하는 아이들과 미소 짓는 아이가 보였다.
미소를 띤 아이가 당당히 우산을 펴자
걱정하던 아이들이 비를 뚫고 달려들었다.
찰떡처럼 서로 달라붙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우산 속 아이들.
웃음소리, 비명소리가 번갈아가며 터져 나왔다.
걱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미소가 퍼지는
비 오는 날의 오후.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뒤 잠시 바라보다가
곁에 둔 짜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기분이 좋다.
글과 사진 | 안경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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