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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과 독일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터' 김소연독일 NRW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김소연 대표
박법우 기자 | 승인 2019.08.11 11:44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 NRW)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로 9년, 한-독 통번역가로 30년 가까이 일하며 한국과 독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소연씨.
작년 10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와 결혼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결혼 후, '슈뢰더-김소연(Soyeon Schröder-Kim)'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를 지난 6월, 하노버에 위치한 슈뢰더 전 총리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집무실에서 (사진=조민정 글로벌리포터)

NRW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로 일하고 있다. 경제개발공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독일에는 16개의 연방주가 있는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그 중 인구가 1천 8백만이나 되는 가장 큰 연방주다. 오스트리아나 벨기에, 스위스 같은 나라보다 훨씬 크다. 경제적으로도 GDP가 네덜란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독일은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주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데, NRW주에 속한 경제개발공사는 한마디로 해외의 기업들이 NRW주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공기관이다. 한국대표부 대표로 한국 기업이 NRW주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있다.

한국 기업의 독일 진출을 돕는 입장에서 한국과 독일 기업문화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한 나라의 정치나 사회 제도는 기업 문화에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한국은 중앙집권적인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기업 문화도 톱다운(Top-Down)적 성향이 크다. 효율성과 같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 반면 독일은 버텀업(Bottom-Up) 방식이다. 현장의 얘기들이 상부로 반영되는 것이 체계화되어 있다는 거다. 독일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은 이런 체계를 잘 알고 이용해야 함께 일할 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독일에서는 개별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를 만들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건의해 실행시키는 경우가 많다.
또, 한국은 지리적으로 사실상 섬과 같아서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있어 인식적인 면에서부터 장벽이 있는데, 독일은 9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해외 진출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 독일에서는 중소기업들도 자신들이 만든 상품의 판로를 해외에서 찾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 것이 독일 기업의 탄탄한 경쟁력을 만들었다고 본다.

한-독 통번역사로도 오랜 기간 일하고 있고, 후학도 양성하고 있다. 통역사로서의 역할도 경제개발공사일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통역사는 매력적인 직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통역이 이루어지는 맥락들을 보면 중요한 인물들의 중요한 가치와 정보가 교환되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를 통역해야 할 만큼 새롭고 중요한 정보가 오고가는 중심에 통역사가 있는 거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 측면에서 이보다 더 흥미로운 직업은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리고 통역은 한마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꼭 필요한 능력이다. 쌍방에 대한 이해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자질이고, 통역도 그래서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상호간의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경제개발공사 대표로서도 이런 점은 중요하다.
기업을 단순히 연결시켜주는 게 아니라 각 기업과 양국의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한다. 통역사로써의 경험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다.

독일 NRW주 경제부장관 방한에 당시. 왼쪽에서부터 안드레아스 핑크바르트 NRW주 경제부장관, 페트라 바스너 NRW주 경제개발공사 대표, 김소연 대표, LG화학 김명환 사장 (사진=김소연 제공)

교포 2세와 같이 바이링구얼(Bilingual, 이중언어 사용자)이 아니라 독일어를 외국어로 습득해 통번역사가 됐다, 어려움은 없었나?

독일어 공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독일어를 공부해 고생을 많이 했다.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습득한 바이링구얼이 부러울 때가 있다. 어떤 발음은 절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모국어인 한국어로 사고하고 표현해 온 것이 의미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모국어 능력이 의사소통과 모든 언어 학습에 있어서 기본이다.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어떤 외국어도 잘하기 어렵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단순히 한 단어의 뜻을 아는 것보다 그 단어가 사용되는 서로 다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단어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능력이 없다면 그냥 앵무새에 불과한 거다. 실제로 언어의 단순 번역은 최근 상당 수준 자동화되어 있지만, 단어의 맥락과 내포된 다층적 의미까지 자동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모국어를 구사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외국어를 잘해도 좋은 통역사가 될 수는 없다. 반대로 모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언어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건데, 언어 분석력이 뛰어나면 다른 구조를 가진 외국어로 잘 바꿔 표현할 수 있다. 통역에서 중요한 건 언어 구사력이 아니라 언어 분석력이다.

직업적인 특성도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그런 부분을 하고 있는 일에 적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가치 있는 정보나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한 사람에게만 머물고 끝난다면 무척 아쉬운 일이다. 가치는 교류를 통해 증폭된다. 개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교류를 통해 사회적 차원의 가치로 확장되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시너지가 일어나고 관계들이 만들어지는데 건강한 삶을 위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은 나에게도 사회에도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하고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양상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 맞춰가지 못하면 개인적으로는 우울증에 빠지거나 자살도 하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전쟁과 같은 문제들을 만든다.
통역사로서의 경험과 독일 공기관의 대표로서 쌓은 경험이 교류를 통해 사회 어딘가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발걸음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뷰=조민정 글로벌리포터(프랑크푸르트/ 독일)
정리=박법우 기자

박법우 기자  lefthanded@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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