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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태풍 위험지대 대한민국, 해결책은 없는가?
김성훈 기자 | 승인 2019.08.09 11:25

지난 7월 16일, 필리핀 동쪽 540킬로미터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다나스’가 우리나라 방면으로 북상하며 국민들 사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다행히 20일 정오 무렵, 한반도를 살짝 비껴가며 서해상에서 소멸했지만 다나스는 부상자 1명·이재민 8명을 내고, 농경지 2,500여 헥타르를 침수시키는 등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

‘여름의 불청객’ 태풍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적도 부근의 바다가 고향이다. 적도 부근에는 태양열이 집중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의 바닷물이 증발해서 수증기로 변한다. 이 수증기는 하늘 높이 올라가면 냉각되어 물방울로 변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금 막대한 열이 발생한다. 이 열에너지와 물방울이 엉키면서 생성된, 강한 비바람을 머금은 구름이 바로 태풍이다. 태풍은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아 시계 반대방향으로 빙빙 돌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데, 그 속도는 초속 17미터가 넘는다.

태풍은 초속 15미터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범위를 기준으로 반지름이 300킬로미터 이하면 소형, 300~500킬로미터는 중형, 500킬로미터 이상이면 대형으로 분류된다. 아주 드물게 반지름 800킬로미터가 넘는 태풍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초대형 태풍이라고 한다. 2년 전 일본을 휩쓸고 간 ‘란Lan’은 최대 반지름이 1천 킬로미터를 넘는 초대형 태풍이었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태풍은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위력을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1945년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의 1만 배에 달하는 파괴력을 지닌다. 2002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루사’는 사망자 213명, 실종자 33명의 인명피해를 냈을 뿐 아니라 5조 1,479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그래서 태풍의 북상 소식이 들릴 때면 우리는 내심 ‘태풍이 빨리 소멸하거나 다른 나라로 방향을 틀었으면…’ 하고 기대를 건다.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요소는 태평양 고기압, 무역풍, 편서풍 등 세 가지다. 여름철, 태평양은 유라시아 대륙보다 온도가 낮아 고기압이 형성되는데(태평양 고기압), 적도 부근에서 생긴 태풍은 ‘태평양 고기압’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을 타고 북상한다. 적도~북위 30도까지는 ‘무역풍’ 때문에 서쪽으로, 북위 30~60도에서는 ‘편서풍’에 실려 동쪽으로 휘어진다.

매년 적잖은 피해를 안겨주지만 그렇다고 태풍이 사라져서는 곤란하다. 장마가 끝난 뒤 한반도를 지나가는 태풍은 비바람을 뿌려주며 무더위와 물부족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실제로 2014년 태풍 ‘나크리’는 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우리나라를 시속 10킬로미터로 천천히 통과한 덕에 가뭄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또 태풍은 공기속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바닷물을 깊이 휘저어 바닷속 생물들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덕분에 적조현상으로 더러워진 바닷물이 깨끗이 정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태풍의 가장 큰 역할은 바로 ‘에너지의 순환’이다. 태양열을 많이 받는 적도 부근은 에너지가 많지만, 적게 받는 극지방은 에너지가 적다. 태풍은 저위도의 과도한 열에너지를 저위도로 분산시킨다. 태풍이 없다면 저위도의 나라들은 너무 더워서, 고위도의 나라들은 너무 추워서 생명이 살 수 없다. 이는 피해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태풍의 위력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앞으로 슈퍼 태풍의 최대 위험지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전 세계 기상학자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태풍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미 국립 해양대기국의 코신Kossin 박사는 1980~2013년 북반구의 태풍 이동경로를 연구한 결과 ‘태풍이 최대 위력을 발휘한 지점이 매년 5.3킬로미 터씩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한반도가 이 지점에 해당한다는 것! 또 지구온난화로 적도-극지방 온도차가 줄어들어 태풍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태풍은 더 오래 우리나라에 머물며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도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지금보다 훨씬 강한 슈퍼태풍이 더 자주 한반도를 덮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태풍은 내부 에너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지구의 자정작용自淨作用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태풍은 우리 삶에 점점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전망이다. 우리가 삶의 편의를 위해 무심코 쓴 화석에너지가 우리를 해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태풍시즌인 8~9월을 앞두고 한번쯤 깊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성훈 기자  kimkija@ito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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