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 청소년부 장관포럼',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세계 청소년부 장관포럼Minister of Youth World Forum은, 선·후진국 모두의 공통과제가 된 청소년문제를 관장하는 청소년 및 교육 부처 수장들이 모여 대안을 모색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입니다. 2011년 국제청소년연합IYF 주관으로 부산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20여 개국 장·차관들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마음을 닫는 사람과 여는 사람의 차이’라는 주제 아래 20개국 20명의 장·차관 및 고위공무원들이 모여 현대인의 정신적 병폐의 근원인 ‘고립과 단절’의 사회적 이유와 이로 인한 청소년문제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지식 위주의 교육이 아닌, 체육 및 문화예술 교육 등 감성으로 소통·교류하는 교육, 가정의 의미와 가치를 회복하는 교육 등을 제시했습니다. ‘민간단체 주도로 결성된,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범세계적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한 세계 청소년부 장관포럼을 취재했습니다.

인성교육은 끊어진 마음의 회복

안양옥(서울교대 교수,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학교 하면 흔히들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학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청소년들은 학교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은 인터넷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오랫동안 정보의 통로였던 책이 쇠퇴하고,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는 시대입니다. 옥스퍼드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고용의 미래 보고서>에서 교사를 ‘20년 이내에 사라질 직업’으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지적, 인격적으로 성장과정에 있는 미성년자未成年者를, 사회인으로 제몫을 다할 성년으로 길러내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사회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성’ 즉 마음의 관계라고 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이런 마음의 관계는 점점 더 단절되고 있습니다. 부모-자녀가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없을 만큼 세상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이혼의 증가로 편부모·조손 가정이 늘었고, 경쟁의 심화로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점점 희박해져 가는 마음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상문고 이사장 시절에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주 1회 우면산 등반을 실시했습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산을 오르며 교실에서 미처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부모님이 준비해주신 간식도 먹으며 마음의 사귐을 갖게 했지요.

교총 회장이던 2012년에는 161개 교육·시민·사회 단체와 뜻을 모아 ‘인성교육 실천 범국민연합’을 출범시켰습니다. 서울교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금도 일선 교사나 교육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인사는 내가 먼저, 인성의 시작은 인사부터’라고 강조합니다.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표현이자, 관계의 시작이 바로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인성교육은 어떤 이론이나 지식의 주입이 아닌, 끊어진 마음관계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오늘날,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에 행복을 선사하는 관계의 힘

이헌목(국제청소년연합IYF 사무총장, 명예 교육학 박사)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과거에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며 살았습니다. 주로 농사를 짓다 보니 주위의 도움을 받느라 아쉬운 소리를 하고 마음을 굽혀야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삶이 부유해지면서 사람들의 욕구가 전보다 커졌습니다. 남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할 일도 없어졌습니다. 핵가족화로 부모의 사랑이 소수의 자녀에게 집중되면서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절제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고 마음이 고립되어 우울증, 공황장애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마인드교육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깊은 사고를 통해 지혜와 자제력을 키우고, 강한 마음을 단련함으로써 부담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고 상대를 이해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부富나 성공, 명예가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사람은 진정 행복합니다. 마음을 여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출발점입니다.

신뢰와 자신감은 소통에서 나온다

고프리다 수마일리(잠비아 종교·국가안전부 장관)

잠비아의 토속어인 벰바Bemba어에는 ‘이미티 이쿨라 엠팡가Imiti ikula empanga’라는 말이 있습니다. ‘작은 나무들이 자라 숲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은 자라서 나라의 일에 앞장서고 각자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일꾼들입니다. 나라의 번영은 청소년, 즉 우리 아들딸들을 얼마나 훌륭하게 키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하나가 된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물질이나 명예 등 수단보다 더 숭고한, 세계 평화나 인류의 존엄성 등 목적을 지향하는 삶을 살게 도와야 합니다. 부정적 사고와 태도로부터 그들의 정신을 보호하려면, 마음과 마음이 흐르는 소통이 꼭 필요합니다. 소통은 신뢰와 자신감을 낳습니다. 세계 청소년부 장관 포럼은 인성교육의 방안을 논의하고 세계 각국 대학생들과 소통함으로써 청소년 문제의 대안을 모색하는 장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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