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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칼럼] 슬픔이나 불행은 왜 일어나는가?
박옥수 | 승인 2019.08.05 09:41

사람들은 누구든지 평화롭게 살고 행복하게 살길 원한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 슬픔이나 불행이 왜 일어나는 것인가? 우리 삶을 보면, 고통이나 비극, 그 모든 것들이 인간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 같다. 불행한 일을 저지른 것도 인간이고, 전쟁을 일으킨 것도 인간이고, 희생당하는 것도 인간이다. 사람은 착하게 살고 진실하게 살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을 끌고 가는 어떤 힘이 마음 안에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힘에 끌려다니면서 자기도 모르게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불행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너무 많다.

우리를 끌고 가는 어떤 힘

나는 교도소에서 10년 동안 재소자들을 가르쳤다. 그들이 범죄하고, 체포되고, 조사받고, 재판받고, 교도소에서 지내면서 마음에 담아둔 얘기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나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어떤 마음이 들어와서 나를 끌어갔어요.” “저는 꼭 누구에게 뒤집어 씐 것 같았어요. 그날,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다.

성경을 읽어보면, 우리 마음에 영향을 주는 악한 영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성경의 측면에서 볼 때,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은 내가 밝고 복되게 살고 싶어도 마음이 밝고 복된 쪽이 아니라 불행한 쪽으로 이끌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 나는 사람들이 어떤 힘에 끌려가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사람이 정신병에 걸리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거의 미치다시피 한 상태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 사람을 자세히 보면서 그 안에 악령이 들어가 그의 마음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관찰할 수 있었고, 성경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보통 사람들도 악한 영에 이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난 도박하지 말아야 하는데….’ ‘난 마약 안 해야 하는데….’ ‘난 게임 그만하려고 하는데….’ 하면서 각오하고 결심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다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일어나면 각오와 결심이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각오나 결심보다 더 강한 ‘어떤 힘’이 마음을 사로잡아 끌고 가서 ‘안 하려는 결심’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저 남자의 아내가 되어주면

내가 아는 어떤 부인이 있는데, 마음이 단순하고 깨끗한 분이었다. ‘어떻게 인간이 저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순수하고 착했는데, 하루는 나에게 자신이 이혼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부인의 친정은 큰 부자는 아니지만 유복한 편이었고, 자신도 남들 보기에 부러울 것 없이 살았다고 한다. 그 부인이 아가씨였을 때, 하루는 이웃 동네의 아주 가난하고 다리에 장애까지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보통 장애가 아니라 온몸을 휘둘러야 걸음을 걸을 정도로 장애가 심하고 보기 흉했다. 이 아가씨가 그 남자와 마주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 남자와 결혼해서 아내가 되어주면, 저 남자의 다리가 되어주면 저 남자가 너무 행복해할 것 같다. 남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 것 아니야?’

그 남자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마음이 점점 커져 갔다. 그 남자와 결혼해서 자기가 그를 사랑해 남자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언니가 결혼해서 사는 것을 봐도 조건은 별것 아니었다. 언니는 집안이 넉넉하고 똑똑한 남자와 결혼했지만, 매일 부부싸움을 하고 이혼을 하네 마네 하는 걸 보면 그런 조건들이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좀 가난하면 어때? 서로 마음만 맞으면 행복할 거야.’

어느 날, 처음으로 어머니한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갑작스런 딸의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상대가 아랫동네에 사는 다리를 저는 남자라는 말에 더 놀랐다.

“너, 지금 무슨 얘길 하는 거냐!”

“그 남자하고 결혼해서 내가 그 남자의 아내가 되어주고 다리가 되어주면 그 남자가 행복해할 거예요. 남편이 행복하면 내가 행복한 것 아니에요? 그래서 그냥 결혼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네가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이야기니? 너같이 예쁜 여자가 뭣 때문에 돈도 없고 볼 것 없는 가난한 병신에게 시집을 가! 미쳤어?”

그 이야기가 아버지의 귀에도 들어가고 아버지가 걱정하고 염려하는데도 아가씨는 그 남자가 좋게 느껴졌다.

어느 날, 아가씨는 그 남자 집으로 찾아가 남자의 부모님을 만났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아니, 아가씨가 무슨 할 말이 있어요?”

“오래 전부터 생각했는데, 아드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아니, 그 무슨 말이에요? 아가씨는 귀한 집의 귀한 딸인데 우리처럼 천한 집에…. 게다가 우리 아들은 몸도 성치 않아서 직장생활도 제대로 못해요. 그런 얘기 하지도 마세요.”

남자의 어머니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기쁜 마음을 얼굴에 숨기지 못했다. 곁에서 듣던 남자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 뒤로 아가씨는 가끔 과일을 사들고 그 남자 집을 찾아갔다. 아가씨가 갈 때마다 남자의 가족들이 모여서 웃으며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에는 그 집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이 아가씨가 가면 평안과 기쁨과 행복이 그곳을 가득 채웠다.

아가씨는 결혼을 추진했다. 어머니는 못 살겠다며 앓아눕고, 아버지는 딸을 설득하기도 하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아가씨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신랑집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식을 치렀다.

아가씨가 결혼한 후 시댁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없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특히 새로 들어온 며느리가 얘기를 하면 가족 모두 들으며 즐겁게 웃었다. ‘이런 게 천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인은 행복했다. 꿈 같은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당신 오늘 시장 가서 누굴 만났어?

그 행복이 10년을 가고 50년을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에 행복은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고 불행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그 부인이 내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행복하고 꿈 같은 세월이 흐르던 어느 날, 그 집안에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다. 아침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불렀다.

“아가, 지금까지 시장을 내가 다녔는데, 오늘부터는 네가 가서 시장을 봐라.”

부인이 그동안 집 안에서만 지내다가 오랜만에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갔다. 돈이 별로 없으니까 웃으면서 사정하여 물건 값을 깎았다. 채소도 사고, 계란도 사고, 시아버지 드릴 음식도 샀다. 저녁때가 가까워져 한 가득 담긴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다가오자 대문 밖에서 서성이는 남편이 보였다. “여보, 누구 기다려요? 나 기다려요?” 남편의 얼굴이 굉장히 상기돼 있었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방으로 들어와!”

방으로 들어가면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신 오늘 시장에 가서 누굴 만났어?”

“누굴 만나긴요?”

“그럼 아무도 안 만났단 말이야?”

“채소 장수요.”

“또 누구 만났어?”

“계란 장수요.”

“또!”

아내가 대문을 나가 사라지자마자 남편에게 이상한 생각이 하나 들어왔다.

‘내 아내는 너무 순진해. 너무 착해. 생각이 모자라서 나 같은 남자한테 시집을 온 거야. 밖에 나가서 멋진 남자, 다리 멀쩡한 남자를 보면 그 남자를 좋아할 거야.’

생각이 그렇게 흘러가자, 자기 마음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다. 자기 아내가 멋진 남자를 만나 웃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그 예쁜 얼굴로 남자와 이야기하고, 식당에서 둘이 즐겁게 음식을 먹고, 멋진 남자의 손을 잡고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하면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마음이 견딜 수 없었다.

“너, 누구 만났냐고 묻잖아!”

“만난 사람 없어요, 화내지 말아요. 무서워요.”

아무리 말해도 남편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이게!”

그 당시엔 집집마다 연탄을 때서 방문 바로 앞에 연탄아궁이가 있고, 그 옆에는 늘 새끼손가락만 한 굵기의 쇠막대 두 개로 만든 연탄집게가 놓여 있었다. 남편은 그 연탄집게를 바짝 치켜들고 아내를 때리기 시작했다. 부인은 연탄집게로 팔이 끊어질 듯이 맞고 시퍼렇게 멍이 드는데도 이상하게 아프지 않았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은 단단한 연탄집게로 아내를 정신없이 때리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그제야 정신이 든 모양이었다. 남편은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 ‘내가 사랑하는 아내를, 천사 같은 아내를 때리다니!’ 남편은 미친 듯이 중얼거렸다. “여보, 미안해. 내가 미쳤어. 내가 잘못했어.” 부인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공허한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했던 날들이 모두 꿈같이 깨어지는 것 같았다.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남편은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을 스스로 내쫓을 수가 없었다. 아내가 밖에만 나가면 꼭 다른 남자를 만날 것 같았다. 키 크고 잘생긴 남자와 같이 웃으면서 걸어가고 있는 아내, 그리고 아내가 평소 잘 하는 상냥한 미소 띤 얼굴로 식당에서 멋진 남자와 음식을 먹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아내가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와 함께 손을 잡고 호텔에 들어가는 모습이 떠오를 때면, 그게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남편은 더 이상 견디질 못했다. 그때마다 녹슨 연탄집게를 치켜들었다. 누가, 무엇 때문에 남편의 마음에 그런 생각을 넣어준 것인가? 무엇이 유익하다고 남편의 마음에 도저히 이길 수 없고 감당하기 어려운 생각을 넣어줘서 남편을 미치게 하는가!

베니스의 상인을 살린 명재판

오래 전에 셰익스피어가 쓴 소설 ‘베니스의 상인’을 읽었다. 소설에는 안토니오라는 베니스의 훌륭한 신사와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돈밖에 모르는 고리대금업자 유대인 샤일록이 등장한다. 어느 날, 안토니오가 급전이 필요한 친구의 보증을 서주기 위해 샤일록을 찾아갔다.

“안토니오 나으리께서 우리 집에 오신 게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얼마나 필요하지요?”

“얼마를 빌려주게.”

“예, 언제 갚으시겠습니까?”

샤일록은 몇 월 며칠까지 안토니오가 돈을 갚는다는 문서를 작성한 뒤, 아래쪽에 뭔가를 더 써내려갔다.

“뭘 하는 것인가?”

“그냥 심심하니까 장난삼아 한번 써넣어보려고요. 만일에 돈을 제때 갚지 않으면 안토니오 나으리의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근육 한 파운드를 자르기로 합시다.”

“그러세. 제때 갚으면 문제가 안 될 테니.”

하지만 불행하게도 안토니오의 배가 파선되는 바람에 정한 날짜에 돈을 갚을 수 없게 됐다. 샤일록은 그 문서를 가지고 법정에 가서 문서대로 판결해 달라고 청구했다. 문서대로라면 안토니오가 돈을 못 갚았으니까 그의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근육 한 파운드를 잘라내야 한다. 그러면 안토니오는 죽고 마는 것이다. 그 소식이 순식간에 베니스에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대신 돈을 줄 테니 청구를 취소하라고 했지만 샤일록은 거절했다. “그냥 문서대로만 해주십시오.”

결국 재판이 열렸다. 법정에 많은 사람들이 앉은 가운데 판사가 문서에 있는 서명이 안토니오의 것임을 확인한 뒤, “그러면, 이 문서대로 집행하기를 허락한다!”라고 판결했다. 한쪽에 앉아 숫돌에 칼을 갈고 있던 샤일록이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다니엘의 명재판이다! 그래야 하지!”

판사가 말했다.

“이제 안토니오는 셔츠의 단추를 풀고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근육 한 파운드를 베어내도록 가슴을 드러낼 준비를 하라.”

샤일록이 안토니오에게 다가가 가슴을 향해 칼을 드는 순간, “잠깐!” 하고 판사가 말했다. 샤일록은 놀라 판사를 쳐다보았다.

“샤일록, 그대는 저울을 가지고 왔는가?”

“예, 여기 준비해 왔습니다.”

샤일록이 외투 밑에서 저울을 꺼냈다. 판사가 다시 말했다.

“자, 안토니오의 근육은 샤일록의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서를 보니까 피를 흘려도 좋다는 언급은 없으니,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근육 한 파운드를 자르되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선 안 된다. 만일 안토니오가 피를 흘려 죽게 되면 샤일록은 거기에 대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샤일록은 실망하는 눈빛이 역력하고 청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과연 명재판이다. 다니엘의 명재판이다.” 조금 전에 샤일록이 한 말을 이번엔 청중이 외쳤다. 다시 판사가 입을 열었다.

“베니스의 법에는, 누구든지 베니스의 시민을 해하려한 사람은 중한 벌을 받게 되어있다. 샤일록 그대는 베니스의 시민인 안토니오를 죽이려고 했다. 그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을 때 사람들은 ‘판사가 정말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글을 쓴 셰익스피어가 지혜로운 것이지, 소설 속 판사가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샤일록의 계략은 셰익스피어가 세운 것이었다

인간을 끌고 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는데, 그것을 악령惡靈이라고 한다. 악령은 사람들이 이성으로나 감정으로 이길 수없는 큰 힘을 가지고 사람들을 끌고 간다.

악령은 다리병신인 그 불쌍한 남편에게 악한 마음을 넣어서 끌고 갔다. 예쁘고 착한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을 위해 일생을 바쳐서 남편의 다리가 되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샤일록을 통해 안토니오를 죽일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악령은 남편의 마음에 생각을 집어넣어 아내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원래 남편의 마음이 아니었다.

‘내 아내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내 아내는 정말 잘난 사람들 다 놔두고 나를 사랑했어. 모든 걸 버리고 날 위해 희생했어. 어느 남자가 유혹해도 내 아내는 따라갈 여자가 아니야!’

남편은 아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멋진 남자와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걸 상상하다 보면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인간은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결심하고 각오하지만 악령은 인간의 각오나 결심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악령이 어떤 생각을 넣어주면 그 생각을 이기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잘못했어’ ‘내가 하지 말아야지’라고 한다.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물론 인간에게 의지와 각오가 있지만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덴에서 아담이 악령에게 유혹을 받았을 때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것처럼, 인간이 아무리 착해도 악령이 끌고 가면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도 끌려갈 수밖에 없다.

세상에 멋지고 잘나고 똑똑한 신랑감이 많겠지만 아내는 병들고 못난 다리병신을 사랑해서,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 남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쳤고 정성을 다 들여서 남편의 다리가 되어주었다. 남편도 그런 아내의 마음을 잘 알기에 아내에게 못되게 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악한 영의 유혹을 이기기에는 너무나 약했다.

이제 그 집의 식사시간에 즐거운 대화가 끊어지고 웃음소리도 사라졌다. 부인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 시간을 보냈다. 남편은 아내의 눈치만 보고 있고, 시부모님은 알면서도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 후로도 부인이 한번씩 밖에 나갔다 올 때마다 남편은 연탄집게를 잡고 미친 듯이 때렸다. 부인은 집을 나가기로 결정하고, 시아버지 시어머니에게 말했다.

“저요, 맞는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요. 저는 제가 남편의 아내가 되어주면 남편이 행복해질 줄 알았어요. 남편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편은 내가 없을 때보다 더 괴로워하네요. 그러니 더 이상 같이 있을수가 없어요.”

남편이 아내 손을 붙잡고 울며 애원했다.

“여보, 잘못했어! 당신 없으면 못 살아. 차라리 나를 죽이고 가. 다시는 안 그럴게, 여보!”

“여보, 한 번이 아니라 열 번도 기회를 줄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와서 당신이 불행해졌잖아요. 두려워하잖아요. 더 참아줄 수 있지만, 당신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요.”

부인은 그렇게 집을 나와 이혼을 했다.

악령, 모든 비극의 장본인

이러한 비극은 인생 모두가 겪는 것이다. 마치 ‘베니스의 상인’ 재판을 그린 사람은 안토니오나 샤일록이 아니고 글을 쓴 셰익스피어였듯이, 비극을 일으키는 장본인은 악령이다. 그 남편이 연탄집게로 아내를 때리는 그 모양, 그것이 바로 악령의 마음이고 악령의 모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악령이 그렇게 하는지 모르고 자기가 한 걸로 생각해 괴로워한다. 우리가 그 존재를 악한 영이라고 하는 것은, 불쌍한 다리병신 남자가 예쁜 아내를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것을 시기하여 그 행복을 깨뜨리고 불행으로 이끄는 악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불행은 악령이 사람 마음에 어떤 생각을 넣어주면서 시작된다. 교도소에 있는 범죄자들을 만나 이야기해 보면 “그때 저는 제 마음이 아니었어요. 꼭 무엇에 씐 것 같아요.”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히 악령이 이끌어간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내 마음이라면 같아야지 다를 수 없다. 내가 아내를 사랑한다면 동시에 아내를 미워할 수가 없고, 내가 아내를 믿는다면 동시에 아내를 의심할 수 없다. 아내를 믿는 건 분명히 내 마음인데, 동시에 아내를 의심하고 미워한다면 그것은 악령이 내 안에 넣어준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악령인지 몰라서 끌려다니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그래서 인생의 모든 비극이 만들어지고 슬픔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 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권위자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 곧 성경에서 찾은 마음의 세계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마인드북 시리즈로 <나를 끌고가는 너는 누구냐> <마음을 파는 백화점> <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 <마음밭에 서서> <내가 왜 그랬을까> 등 다섯 권을 집필했으며, 마음의 세계를 다룬 만화 <신기한 마음여행>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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