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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선택하는 인재형1-진심으로 일하는 자
김소리 기자 | 승인 2019.07.17 14:57

‘일 잘하는 직원’이란 단순히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을 검색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기술을 배우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자신이 맡은 일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두루두루 살피고 지시받은 업무가 아니어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마인드를 일 잘하는 사람들은 갖추고 있다.

사진=김홍수 포토디렉터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하려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살아온 과정은 어떠했으며, 어떤 경험을 했고, 삶의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취업에 맞닥뜨렸을 때 큰 차이가 난다.

고교 시절에는 오로지 대입이 목표였기 때문에 나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낯선 상황과 환경에서 나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는데, 그때 느낀 점들이 취업을 할 때나 직장생활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지하, 자메이카, 자세’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내가 겪은 일들과 그것을 통해 배운 점을 표현했다. 과장되거나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나의 진심이었다.

나는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어머니와 지하 셋방을 전전하며 학창시절을 힘들게 보냈다.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공부했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막상 학교생활을 해보니 여러 면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실망을 느끼던 차에 해외봉사활동에 대해 듣고 ‘1년 동안 색다른 세계에 뛰어들어보자!’라고 나름 도전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자메이카에서 봉사하며 얻고 싶었던 것은 영어실력과 리더십이었다. ‘무엇이든 노력하면 얻는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 둘을 쉽게 얻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자메이카 사람들은 영어를 쓰긴 하지만 일상에서는 영어와 유사한 현지어를 사용했다. 실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영어를 포기하고 리더십을 갖추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내 목표는 봉사단의 크고 작은 활동과 행사를 총괄하며 사람들을 통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른 사람이 리더로 정해졌고, 내게는 활동을 보조하는 다른 일들이 맡겨졌다. 내 목표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자 더 이상 자메이카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졌다.

그런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봉사단 지부장님이 나를 부르셨다. “영훈아, 너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질문을 하나 할게. 정글에서는 어떤 사람이 살아남을까?” “정글에는 위험한 것들이 많을 테니 아무래도 철저하게 준비한 사람이 살아남겠지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답변을 이야기하며 얼버무렸는데, 지부장님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정글은 우리가 모르는 낯선 곳이잖아. 그런 곳에서 잘 지내려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그들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해. 혼자 고민해서 준비한 것들이 거기서는 통하지 않을 때가 많거든. 너도 여기서 앞서가려고만 하지 말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듣고 도움도 받으면서 폭넓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는 것 같았다. ‘영어실력이나 리더십보다 중요한 게 있구나!’ 나는 노력해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적이 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되는 능력이나 자질을 갖추려는 데 급급했다. 그런데 새로운 환경일수록 앞서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듣고, 배우고, 의견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아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과 해외봉사라고 생각한다. 집, 친구, 학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사색도 하고 불편한 일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내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나를 알고, 남에게 배우게 된 이야기’를 면접관들에게 진솔하게 말할 수 있었다.   

 

Q. 기계공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와 기구설계 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진로 문제에 대해 항상 멘토와 상담하고 교수님들께 조언을 구해 결정해왔습니다. 제가 실제로 어떤 분야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인생 경험이 풍부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분과 대화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2009년, 나로호 발사가 시도될 당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해보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멘토와 교수님들께서 기계공학을 전공해서 졸업한 뒤에 폭넓은 선택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전공을 살리면서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되는 직무가 뭘까?’ 고민하다가 기구설계연구원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은 저 혼자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태도는 업무에도 그대로 적용되리라 봅니다. 의논하고 묻는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글=박영훈
LG전자에서 LED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한다. 자메이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배우는 자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러한 자세가 취업과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고민하는 청년들과의 대화라면 언제든 환영하는 회사원이다.

김소리 기자  sori3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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