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한 초등학교에서 바다풍경 벽화그리기 수업이 한창입니다. 현지 미술 선생님과 함께 1일 미술 수업을 준비한 해외봉사자 민동규 씨. 그가 네팔에 없는 바다를 벽화 그림으로 선택한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길러주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꼭 닮은 미소를 가진 민동규 씨가 네팔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을 사진과 함께 담았습니다.

잊지 못할 1박 2일, 스노우랜드스쿨

네팔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스노우랜드스쿨’이다.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 눈덮인 높은 산 위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이 학교는 기숙학교로, 현재 부모가 없거나, 불우한 환경으로 학교에 맡겨졌거나 혹은 부모님이 계신곳이 너무 멀어 갈수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네팔의 명절, ‘더서이’ 기간에 스노우랜드스쿨 학생들을 위한 1박 2일 캠프를 준비했다. 노래배우기, 아카데미, 미니올림픽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중 나는 서예 아카데미를 맡았다. 붓글씨 쓰는 법을 간단히 알려주고, 아이들 이름을 한글 붓글씨로 써서 선물했다. 한 자 한 자 쓰는 내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한글 이름이 적힌 한지 한 장을 받고 보여주었던 그 예쁜 미소가 아직도 생생하다.

캠프가 끝날 무렵, 아쉬웠는지 한 아이가 내 손을 꼭 잡고는 놔주질 않았다. 한참 사랑을 받을 나이인데,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가진 모든 사랑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했고, 아이들은 내게 그보다 더 큰 사랑을 주었다.

힐링 뮤지컬 투어가 준 교훈

막내로 태어나 자란 탓일까, 난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데에 서툴렀다. 12월 초 우리는 ‘힐링 뮤지컬 콘서트’ 전국 투어를 계획했는데, 내가 팀장을 맡았다. 처음엔 잘하고 싶은 욕심에 팀원들을 다그치기 바빴 고, 결국 다툼이 생겼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법을 배웠고, 팀원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투어 중 보냈던 크리스마스날이 그립다.

현지음식 적응완료

난 네팔에 도착한 첫날부터 현지음식을 잘 먹었다. 밥에 콩수프를 얹은 ‘달밧’이 네팔에서의 첫 끼였다. 물론, 달밧도 맛있지만 네팔 현지 음식 중 가장 맛있는 것은 단연 네팔식 만두인 ‘모모’이다. 보통 토마토를 간 것에 참깨를 섞어 만든 소스에 모모를 찍어먹는다.

더듬더듬... 네팔어로 강연하기

네팔어는 알파벳 모양이 꼭 힌디어 같다. 심지어 성조도 있기에 헛갈리는 단어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걸 어떻게 배워?’ 처음엔 막막했지만, 네팔 사람들을 한두 번 만 나보니 말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즈음 지부장님은 우리에게 ‘네팔어로 한 시간 동안 강연하기’ 미션을 주셨다. 한국어 대본을 짜고, 번역해서 현지인들에게 여러 번 첨삭을 받아 외웠다. 더듬더듬 서툰 네팔어로 우리는 너키폿이라는 지역에 있는 학교를 다니며 강연을 했다. 처음엔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긴장해서 버벅거렸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툰 내 강연도 경청해주었고, 그 덕분에 난 용기를 얻어 강연투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네팔에선 늘 도전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우여곡절도 참 많았지만 막상 하고나면 즐겁고, 배우는 것이 있었다. 네팔어 강연 도전 이후, 나의 네팔어 실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현지인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다.

글=민동규(굿뉴스코 네팔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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