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3600여명의 환자를 진료, 미안하고 아쉬움을 뒤로한채 내년을 기약

매년 7월말이 되면 ‘상아해안’이란 이름을 가진 코트디부아르(Cote d'Ivoire)에서는 가슴에 태극 문양을 단 굿뉴스의료봉사회(GMNV)를 손꼽아 기다린다.

2012년 GNMV 코트디부아르 팀은 행정수도인 아비장(Abidjan)시 쿠마씨에 위치한 청소년회관에서 28일부터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다.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팀장인 황효정원장(운화한의원)이 진료하는 모습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팀장인 황효정원장(운화한의원)이 진료하는 모습

황효정 원장(운화 한의원)을 팀장으로 내과 의사 1명, 한의사 2명, 치과 의사 2명, 간호사 및 치위생사 4명, 일반 봉사자 10명으로 구성된 GNMV와 의료봉사 동아리인 '우하이' 학생 13명 등 총 32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한국에서 26일 밤에 출발해서 두바이를 경유했는데 비행기의 결함으로 10시간 가까이 지체됐고, 가나 아크라를 거쳐 35시간이 넘는 여정으로 힘들게 코트디부아르에 입국했다. 

의료 활동이 진행될 현장에서는 민간 자원봉사자들의 준비 활동과, 쿠마씨 구청에서 장소 제공과 많은 광고들이 있어서 첫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경찰과 현지 자원봉사자들의 협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인파들로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친척의 연락을 받고 수십km 떨어진 곳에서 오거나 밤새 기다린 사람들도 많아 하루가 다가도록 자기 순번을 받지 못해 결국 진료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은 대기표를 받아가며 내일을 기약하기도 했다.

3일째에는 의료봉사팀이 도착하기도 전에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결국 통제하던 철문이 열리면서 수십명이 깔리고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의 통제로도 잡히지 않던 상황은 점심때 무장 군인이 출동하고서야 다시금 잠잠해졌지만, 또다시 새치기하는 사람, 항의하는 사람, 무조건 간절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사람들로 인해 접수대 부근은 아수라장이 됐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소아환자들은 거주환경이나 위생상태가 좋지않아 장염, 폐렴, 말라리아 등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갓 돌이 지난 아기가 장염에 걸려 탈수상태로 왔는데 며칠만 방치되었다면 위험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국 의료진들을 만나 영양주사를 맞고 한결 나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간호사인 이지은씨는 "이런 아이들도 많고, 또 너무 어리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혈관을 찾는데도 30분 이상 걸려 힘들었지만 그 만큼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이승호원장(옥수수치과)이 진료하는 모습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이승호원장(옥수수치과)이 진료하는 모습

치과에서도 300명이 넘는 많은 현지인들이 치료를 받았는데 치아 구조가 한국인 보다 튼튼하고 치밀해서 발치할 때 몇 배의 힘이 든다고 이승호 원장(옥수수 치과)은 전했다.
하루는 20년 넘게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고 있는 ‘쎄밀’은 아파도 병원을 갈 형편이 안됐고 특히, 치이가 좋지않아 많은 고생을 했는데 구청직원의 배려와 한국에서 온 치과 의사의 치료를 받고 너무나 기뻐하며 치료가 끝난 후에도 한 시간 넘게 가지 않고 “메시보꾸(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코트디부아르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진출해 중국의 문화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여서 한방과에서 침이나 뜸 치료등을 낯설게 느끼지 않는다. 황효정, 고희경 원장이 손수 지어온 한약을 한명 한명에게 자세한 설명과 함께 건네주고 정성스레 침을 놓는 모습에 현지인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현지인 의사 4명과 3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해 한국에서 온 의사들에게 여러 부분에 걸쳐 의학 지식을 배움으로써, 단순한 의료 봉사의 의미를 넘어 한국의 의술을 전수해 주는 알찬 시간도 가졌다.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기념촬영
▲ 2012년 GNMV 코트디부아팀 기념촬영

의료 봉사팀은 4일 동안 3,600여 명의 환자들을 진료했고, 600개의 시력 교정용 안경을 나눠줬고, 가지고 온 대부분의 약품들을 거의 처방해 주었다.
많은 약품들을 가지고 왔어도 부족했던 약품들... 한 장소에서 4일 동안 진료를 했는데도 진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봉사단원은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으로 또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코트디부아르 송장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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