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투머로우

상단여백
HOME People 피플
[인터뷰] 오늘도 나를 뛰게 하는 버킷리스트여수 '예쁜바다' 카페 운영자 서해미
송지은 기자 | 승인 2019.06.05 14:52

‘꼭 하고 싶은 일을 적고, 실천해보는 것!’ 우리가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렇게 해보기란 쉽지 않다. 서해미 씨는 단순하게 시작했고 앞으로 나아갔다. 꿈에 대한 설레임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여수 예쁜바다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서해미
대학시절부터 커피를 사랑해 커피 카페를 창업할 꿈을 꾸며 준비해왔다.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한 뒤 교류의 중요성을 느껴 카페를 진솔한 대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커피와 사랑에 빠져 20대를 보낸 서해미 씨는 커피와 관련된 행사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쫓아다녔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여유로움 때문에 커피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항상 쫓기듯이 일하고 공부하며 살았는데, 커피를 마실 때만큼은 편안했고 위로를 느낄 수 있었어요.

‘내가 느끼는 편안함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차 한잔의 여유을 나누고 싶어졌죠.” 서해미 씨는 대학 3학년 때 취업 동아리에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서른일곱 살이 되면 카페를 창업하자!’는 목표와 ‘아프리카로 해외봉사를 다녀오자’는 꿈을 갖게 됐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여수 MBC 보도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시간을 쪼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창업 자금도 차곡차곡 모았다. 아르바이트를 했던 카페의 매니저님께 창업 상담을 요청하자 카페운영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직접 경험해 보도록 배려해 주었다고 한다.

고객을 대하는 법, 카메룬에서 배우다

그런데 카페 창업을 앞두고 느끼는 큰 산 같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서해미 씨는 수줍음 많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어서 고객 응대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카페에서 일할 때 ‘서 양!’ ‘어이~’라고 부르는 손님들 때문에 뒤돌아서 울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뜻밖의 기회를 잡아 떠난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1년간의 봉사활동이 그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낯선 땅, 낯선 외모,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카메룬 사람들에게 다가가 ‘봉주르~’라고 인사하는 것도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지만, 그는 어느덧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 “성격이 저와 너무 다른 현지인 친구가 있었어요. 하루는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는데도 심하게 언성을 높이며 싸웠죠. 그런데 싸우고 난 다음 날 친구가 ‘안녕? 잘 잤니?’라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거예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제 싸웠는데 왜 내게 인사하냐?’고 물었더니 ‘싸웠더라도 우리는 친구야’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순간 카메룬 사람들에게 마음이 열렸어요. 저는 누구랑 싸우거나 그 사람이 나랑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선을 긋고 멀어지려 했는데, 그게 모난 마음이었다는 걸깨닫게 됐어요.”

이후 서해미 씨는 카메룬에서만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게 수월해졌다고 한다.

‘예쁜바다’ 카페 드디어 오픈!

2010년 카메룬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해 온 덕에 계획보다 빠른 2015년 10월, 서해미 씨가 스물여섯 살이 되던 해에 첫 카페의 문을 열었다. 그의 이름을 딴 ‘해미커피’로 시작해 지금은 바다 해海에 아름다울 미美의 의미인 ‘예쁜바다’로 카페 명을 고치고 확장 이전했다.

예쁜바다 카페에 들어서면 코발트블루빛 벽면에서 바다 느낌이 물씬 풍긴다. 카페 곳곳에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한데 구명 튜브, 조각배 공예품, 조가비 열쇠고리 등 작은 공간에서도 서해미 씨의 섬세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구상부터 오픈까지 석 달에 걸쳐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상의하고 직접 페인트칠까지 하며 완성했다고 한다. 카페에 온 손님들 중에 예쁜바다에 오면 진짜 바닷가에 온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손님들을 만난 날이면 기분이 좋아서 하루종일 싱글벙글 웃는다고 한다.

그는 메뉴를 선정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예쁜바다 카페만의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전국의 유명한 카페거리는 다 돌아다닐 정도다. 대구, 부산, 광주, 목포, 서울, 전주 등 바쁜 중에도 틈을 내어 커피 여행을 떠나는 차분한 열정파 서해미 씨. 얼마 전에도 순천, 광양, 여수 지역 내 카페를 탐방하고 돌아왔다.

예쁜바다에이드해 질 무렵 여수 하늘을 표현했다.
유자청 마들렌유자청이 들어가 달콤새콤한 마들렌.
여수 물고기 쿠키 3 종 (서대 , 상괭이, 복어)진한 우유와 버터맛이 느껴진다.

재료를 구매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의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제 소중한 가족이 먹고 마신다고 생각하고 재료를 사요.” 공기에 노출되면 산패가 시작되는 원두의 특성을 고려해 1주일 동안 판매할 분량만 주문하고, 음료와 디저트에 들어갈 과일도 시장에 직접 가서 눈으로 꼼꼼히 확인하며 당도 높은 과일만 구매한다. “누구에게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음료와 디저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공하는 메뉴가 자신 있어야 손님들을 대할 때 당당할 수 있거든요. 카페를 찾아오는 분들이 제가 정성껏 만든 커피와 차, 쿠키를 먹으며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쉬다가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모든 걸 세심하게 준비하는 거고요.” 똑 부러지는 그의 카페 운영은 오랜 기간 시도하고 고심한 결과였다.

끝나지 않은 도전

서해미 씨는 최근 재능기부 활동에도 열심이다. 그와 대화를 나눌수록, 전에는 그가 사람들에게 인사도 못할 만큼 수줍음 많았다던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작년에는 여수 연도초등학교에서 진행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만들기 수업에 보조교사로 참여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간식도 준비해 갔는데 맛있다고 좋아했고, 저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안도 경로원에서 미술 수업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 중인 모습.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한국지역진흥재단에서 주최한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경진대회’에서는 으뜸상을 수상했다. 여수지역 청년들과 함께 ‘청년 SEA에너지 마을팀’으로 참가했는데, 여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 기획서가 뜻밖의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것이다. 올해부터는 협동조합에 가입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과 경력 단절 여성들을 교육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해미 씨는 인생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차근차근 이뤄나가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 즐겁고 설렌다는 그의 내년 목표는 ‘제과제빵 자격증 취득’이다.

“제가 처음 카페 문을 열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맛으로 고객을 대하는 한결같은 카페로 기억되길 바랍니다”라는 서해미 씨. 그는 카페를 찾아오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는 사장님으로 소문나 있다.

‘카페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대한민국에는 맛과 눈을 만족시키는 카페들이 넘쳐난다. 예쁜바다 카페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손님의 오감뿐 아니라 마음까지 흐뭇하게 하고, 꿈 에너지를 한껏 느끼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올 여름, 여수 ‘예쁜바다’ 여행을 나만의 여행목록에 적으면 어떨까?

송지은 기자  songj8612@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지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