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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빈민가, 할렘의 '프레이어 스테이션Prayer Station'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의 할렘 프로젝트
송지은 기자 | 승인 2019.06.03 15:37

뉴욕의 화려한 맨해튼에 가려진 어두운 동네 할렘. ‘그곳 사람들도 밝게 살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는 봉사하러 갔습니다. 할렘의 사람들은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에게 무심했고 때론 문전박대도 했지만, 우리들은 할렘 찾아가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떤 노부부가 대문을 열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했고, 말미에 기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들에게 기도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것입니다. 봉사단은 고민을 말하고 싶어도 말할 상대가 없는 외로운 할렘 사람들을 위해 ‘프레이어 스테이션prayer station’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할렘의 외로운 사람들에게 봉사할 일이 없을까?

할렘은 한 세기 이상 빈민가의 상징이자 접근해선 안 되는 위험지역의 대명사로 불려온 곳입니다. 낮에도 총기 사건이 발생하고 마약과 폭력, 각종 범죄의 소굴로 인식되어 밤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죠. 가장 화려한 뉴욕, 그리고 그 안에 자리 잡은 가장 어두운 할렘. 우리는 ‘비극적인 뉴스가 끊이지 않고 상처로 얼룩진 할렘을 찾아 사람들 마음에 기쁨을 주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팀을 짜서 낮 시간 동안 할렘을 방문했습니다.

무모한 시도를 하는 우리를 보고 우려의 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어린 대학생들이 할렘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한다고 어두운 할렘이 과연 달라질까?’

하지만 ‘내 젊음을 팔아 그들의 마음을 사고 싶다!’는 정신으로 뭉친 봉사단이기에 발걸음을 내디뎌 직접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할렘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어줄까?’

길거리에서 말을 걸어 보고 그들이 사는 집 대문도 두드려보기로 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시간 낭비를 하고 있군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죠. 그래도 우리는 사람들에게 계속 다가갔습니다. 하루는 아파트 문을 두드렸는데 노부부가 나와 반기며 이야기를 나누다 가라고 했습니다. 너무 기뻤죠.

그래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노부부는 우리에게 삶의 외로움을 표현했고, 자신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말벗이 돼준 것을 고마워했습니다. 헤어지면서 노부부는 우리에게 기도해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분들은 크리스천이었거든요.

‘기도?’ 순간 단원들 마음에 불이 켜지는 것 같았습니다. “네, 기도해드릴게요!” 우리는 노부부의 손을 잡고 그분들의 행복을 바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할렘 사람들과 기도로 소통하면 되겠구나!

그렇게 우리의 ‘프레이어 스테이션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문제와 고민거리는 털어놓고, 행복했던 이야기는 공유하면서 함께 기도하자’는 취지로 할렘에 만든 특별 공간 ‘프레이어 스테이션’. 절망은 나누면 반이 되고 희망은 나누면 배가 되니까요.

‘어떤 사람들이 올까?’

떨리는 마음으로 프레이어 스테이션을 지키고 있는데, 한 사람 두 사람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제 아내가 암에 걸렸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우리 아버지는 마약중독자입니다. 아버지가 마약을 끊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제 삶에 변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상대의 아픔이 느껴지고 서로의 마음이 오고 가니 진심 어린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활기 없는 어두운 동네 할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특별한 프로젝트가 되었고, 그곳에서 할렘의 사람들을 만나며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와주어서 고마워’ ‘너희는 우리에게 빛이야’라는 감동적인 말을 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스스럼없이 쏟아 놓고 작은 희망의 메시지에도 마음을 여는 사람들이 있기에 할렘은 맨해튼의 미드타운보다 더 밝고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봉사단원들도 프레이어 스테이션에 다녀오면서 더 행복해졌습니다.

오승준(굿뉴스코 미국 단원) 할렘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직접 만나 대화해보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좋은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미국에 와서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잘해줄 자신도 없고 할 이야기도 많지 않아요. 그런데 봉사단과 함께 활동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도 하네요.

김수연(굿뉴스코 미국 단원) 찾아온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었습니다. 같이 기도하는 순간 무척 뿌듯했죠. 한 분이 자기 어머니가 아프고 또 집세를 못 내서 힘들다고 했는데,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갈 때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또 만나자고 하시면서요.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강미진(굿뉴스코 미국 단원) 포스트잇에 자신의 고민을 적어 붙이고 기도해달라고 하며 가는 사람들. 그까짓 것으로 무슨 고민이 해결되느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속마음을 표현할 상대가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열어놓은 프레이어 스테이션은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용기를 얻어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최인애(굿뉴스코 미국 단원) 심장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아주머니, 아내가 자신을 떠나서 괴롭다는 아저씨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어요. 저도 한국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용기를 얻곤 했죠. 우리를 찾아온 분들을 성심성의껏 대하고 싶었고, 그들이 감사해 하며 돌아갈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형진(굿뉴스코 미국 단원) 겉으로 볼 때는 별 문제 없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심각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들이 마약을 해서 20년 동안 그 문제로 고통스러웠다는 분도 계셨고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프레이어 스테이션에 왔는데, 봉사단원 중에도 문제아였던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니 굉장히 관심 있게 들었습니다.

글 | 최인애(굿뉴스코 미국 단원)

송지은 기자  songj86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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