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단원들의 부모님 전상서 [4편] 콜롬비아

공항에서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대로예요

지난 1월 25일, 인천공항에서 콜롬비아로 출국하던 날 부모님이 제게 해주신 말씀이 기억나요. “너는 항상 행복한 사람이야.” 그런데 진짜 이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처음에는 콜롬비아 물이 너무 비려서 마시기 힘들었고 시차 때문에 한동안 고생도 했지만, 포기하면 지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견뎠어요.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도록 뒷받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여기서 부모님을 생각해요. 건축 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엄마가 대단한 일을 하시는 건 아니지만 자랑스러워요. 특별한 게 아니라 작은 것에 감사할 때가 많은데, 돌아가면 콜롬비아에서 느낀 것들로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글=강은영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찾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배우고자 해외봉사에 참여했다. 지원해 주시는 부모님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 발자국 앞으로 가는 서영이가 될게요

저는 이야기를 잘 안하고 살아서 사람들이 묻거나 말을 걸어오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얼버무리고 화제를 돌리곤 했는데, 나에게 묻는 게 관심을 표현하는 거라는 걸 느끼게 돼요. 집에서도 그랬었잖아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지 않았고, 또 부모님이 저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웬만하면 말하지 않았죠. 이런 제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를 받으시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있어요. 콜롬비아에서 지내면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고 변화하는 딸이 되어 돌아갈게요.

글=박서영 평소 말을 잘 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부모님께 표현하며, 콜롬비아 봉사활동을 변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희망을 짧은 편지에 담았다.

 

엄마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

엄마, 지난 21년 동안 엄마는 지겹도록 말하고 나는 들었던 ‘편식’ 있잖아. 나는 콩과 야채를 죽도록 먹기 싫어했지. 콩밥을 먹느니 차라리 굶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왜 그렇게 콩을 싫어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엄마는 내게 항상 말했지.

“정현아, 편식 하지마라. 네가 어린애냐. 어른 돼서도 그러면 안 된다.” 오죽하면 엄마 소원이 내가 음식 골고루 먹는 거였을까. 그런데 엄마, 나 콜롬비아에 와서 콩을 아주 잘 먹게 됐어. 콩을 씹어서 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게 된 거야. 콜롬비아는 주식이 쌀과 콩이어서 웬만한 음식에는 모두 콩이 들어있어. 처음에는 콩만 보여서 너무 싫었고, 향신료 냄새 때문에 숨쉬기도 힘들었지. 하지만 언제까지 안 먹고 버틸 수만은 없잖아.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어. 코를 막고 먹고, 숨 안 쉬고 삼키고. 뱉고 싶었지만 그렇게 한 번 두 번 참고 먹다 보니 콩 맛이 느껴지더라고. 콩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신기해서 엄마한테 꼭 말해주고 싶었어.

한국에 있을 때 내가 엄마를 많이 도와준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여기서 일상의 모든 일을 우리가 직접 해 보니 엄마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알게 됐어. 엄마가 한 번씩 도와달라고 할 때 귀찮아하고 거절했는데, 정말 미안해. 부모님이 우리 세 남매 키워주신 게 너무 감사한 거라는 걸 콜롬비아에 와서 느끼게 됐어. 너무 늦게 철드는 것 같지? 표현을 잘 못하겠지만, 과감하게 나를 둥지 밖으로 몰아내주신 엄마, 아빠 고마워요^^

글=이정현 자존감이 낮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을 느끼던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장점을 찾고 싶어서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콜롬비아에서 편식을 고치된 사연을 어머니에게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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